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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일년살기/비자, 출입국

베트남 입국거절 사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지역번호)

by 쉼 표 2022. 11. 24.

지금이야 베트남 입국이 전면 개방됐기 때문에 입국 자체를 고민하지 않지만,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 확산 때문에 굉장히 복잡했다. 아직도 기억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 있는데, 바로 대구, 경북지역 출신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입국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동남아 국가들의 선언이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까 싶은데, 실제로 있었던 해프닝이다.

 

지난 2020년 2월 19일을 기점으로 대구, 경북지역에 있는 신천지를 믿는 종교인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이 빠르게 일어났다. 그나마 이때는 대유행 초기인 1차확산 때라 규모가 지금의 4차확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백신과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그리고 결국 대구발 다낭행 항공편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격리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후 베트남 비하 인터뷰 사건, 일명 빵쪼가리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빵쪼가리 사태

지난 2020년 2월 23일, 비엣젯 항공편으로 다낭에 입국한 한국인 20명이 호텔에 격리됐다. 시기적으로 대구, 경북지역에서 공포스러울 정도의 확산이 진행된지 4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로서는 국경폐쇄 외에는 답이 없다고 느껴졌던 시기인지라 베트남 정부 역시 격리를 진행했으며, 해당 기간 동안 숙소와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다.

 

YTN 다낭귀국 대구시민 인터뷰 뉴스영상 댓글

 

근데 격리 이후 한국에 입국한 한 관광객이 YTN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bánh mì)를 빵쪼가리라고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방송사가 이를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하는 사고가 터졌다. 당연히 베트남인들은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고, 해당 영상에 댓글테러를 했다.

 

반미를 빵쪼가리라고 한 게 왜 욱할 일인가 싶은데, 이는 우리의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개밥이라고 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격리됐던 당시 한국인들은 무려 호텔에서, 베트남에서는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하는 한식을 점심과 저녁때 제공받았고, 아침에만 베트남 볶음국수인 미싸오(Mì Xào), 반미 등을 먹었던 반면, 같은 시기에 격리됐던 베트남인들은 군사시설 같은 곳에서 훨씬 저렴한 음식을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차별논란까지 불거졌다.

 

YTN 사과문

 

물론 인터뷰한 관광객이 경솔하긴 했지만, 사실 그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된다. 모처럼의 여행을 망친데다 예상치도 못했던 격리까지 치른 상태라 감정이 유쾌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YTN이 국가 간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거르지 못했다는 점은 정말 화가 났다. 당연히 관련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YTN이 위와 같은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해당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후 베트남 내에서 엄청난 혐한감정이 불기 시작했다.

 

단순히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는 소문이 카카오톡 단톡방에 돌았다. (물론 공식적으로 발표된 뉴스는 딱히 없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당하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후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입장은 180도 변했다. 짐작컨데, 나름 신경 써서 해줘도 눈높이를 맞출 수 없으니, 그냥 아예 안받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결국 2월 26일 부로 대구, 경북지역 거주자와 함께 베트남 입국일 직전 14일동안 대구, 경북에 방문한 경력이 있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대구, 경북발 베트남 입국중단

 

다만, 이는 필리핀 정부 역시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점에서, 반드시 베트남 정부만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심지어 필리핀 이민국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입국심사시 대구, 경북 지역 방문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신분증과 영문 주민등록등본 제출을 아예 공식화했을 정도였다. (참고로 영문 주민등록등본은 정부24 홈페이지에서 출력 가능하다.)

 

대구, 경북발 필리핀 입국중단

 

대구, 경북 출신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여권에 본인의 출신정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구 혹은 경북 출신인지 알 수 있냐는 것이다. 정답은 바로 주민등록번호 때문이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번째 번호를 통해 성별을 구별할 수 있다면, 두번째와 세번째 번호를 통해 출생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를 보면, 대구와 경상북도 같은 경우에는 67~81번이다. 따라서 당시만 해도, 해당 번호를 부여받은 대구, 경북 충신들은 아무리 비자와 거주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베트남 입국이 힘들었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지역번호

 

물론 출생지가 대구, 경북인 것과 실제로 현재 대구, 경북에 거주하고 있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당연히 출생지와 현재 실거주지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실거주지 확인과 관련해 검역신고서와 인터뷰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하기에, 변수를 막기 위한 일환으로 실행됐던 조치라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공식적인 항의를 했지만, 관련 정책은 일관되게 지속되었으며, 결국에는 외국인 전면 봉쇄로 이어졌다.

 

참고로 지난 2020년 10월 1일부로 지역번호를 주민등록번호에 부여하는 제도가 완전히 폐지됐다. 따라서 이날 이후에 신규로 발급받은 주민등록번호에는 지역번호가 포함되지 않고, 임의의 숫자가 부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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