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폐쇄를 결정한 6가지 이유 (+그럼 대안은?)
지난 2023년 6월 27일 오전 11시 부로 티스토리가 자체광고를 실시했다. 이를 적용하는 와중에 수없이 많은 블로그들이 광고게재 제한을 당했으며, 살아남은 블로그들의 수익은 보통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워드프레스로 이사를 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나 역시 고심 끝에 이전을 결심했다. 티스토리 폐쇄를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실 지난 4년여 동안 티스토리를 통해 꽤나 많은 구글 애드센스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 점은 정말 감사하게 느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얘기하는 티스토리의 서버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으니 돈을 지불해야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티스토리와 검색포탈인 다음이 한몸이기 때문이다. 티스토리를 이용하고자 2040들이 대거 유입된 탓에 다음은 이전에 비해 확실히 생기가 돌았다. 솔직히 티스토리가 아니면, 후진 검색기술을 가진 다음에 누가 방문하겠나?
다음 생태계의 선순환과 악순환
다음의 생태계는 최근에 굉장히 좋아졌다. 선순환이 시작됐다고나 할까? ㉮ 티스토리를 통해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할 목적으로 유입된 유저들이 양질의 콘텐츠들을 양산했다. 이 때문에 ㉯ 다음의 검색결과의 질이 좋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검색결과가 좋아지니, ㉰ 다음으로도 한번 검색을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마 나 말고도 분명히 체감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다음 측에서는 검색광고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겼을 것이다. 즉, 요새는 젊은 사람들이 다음도 많이 사용한다고 하니, 여기에도 광고를 게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업가들이 늘어갈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익형 블로그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이 시점에서 티스토리와 다음의 운명은 뻔하다. 역순환으로 생각하면 된다.
ⓐ 아무리 티스토리를 해도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대안을 찾아 떠날 것이다. 대다수의 2040들이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부자가 될 것으로 꿈꾸며 티스토리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즉, 애초에 티스토리 때문에 뛰어든 게 아니라는 것이다. ⓑ 당연히 티스토리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수 자체가 줄어들 것이고, ⓒ 다음의 검색결과는 다시금 안좋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가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들과 블로거들에게 이렇게나 대놓고 수익을 강탈해 가던가? 애초에 다음의 경영진 자체가 사업에 대해 근시안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영진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블로그 서비스였던 이글루스가 지난 2023년 6월 16일에 소리소문 없이 종료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티스토리 폐쇄를 결정한 6가지 이유
① 강력한 대안이 생겼다.
사실 그동안 티스토리를 이용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워드프레스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해서 지레 겁먹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년전 전만 해도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생성하는 것에 관한 자료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3년 1월, 티스토리가 약관개정을 통해 광고게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 당시부터 움직였던 발 빠른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그런지 현재는 관련 자료들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에는 소수가 아닌 절대다수가 움직일 예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자료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들어 보니, 전혀 어렵지 않았다. 설치를 최종 완료하기 까지 총 2시간이 걸렸다. 그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 낯설었을 뿐이었다. 막말로 티스토리 역시 스킨을 편집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입장벽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② 더 이상 무료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스토리가 주는 강력한 메리트는 무료로 도메인 생성과 서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티스토리가 자체광고를 적용한 현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정을 좀 더 들여다보면, 조삼모사와 다름없다. 아니 사실 그것보다 더하다. 정해진 비용을 내는 게 아니라 총수익의 절반을 떼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블로그 상단에도 광고 게재가 가능하다고 공지한 시점에서 이미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 이래도 무료라고?
③ 구조적으로 절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티스토리를 접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정성 들여 만든 콘텐츠에 빨대를 뽑고 절반에 달하는 수익을 떼가는 꼴을 도저히 그냥 바라만 볼 수 없다. 물론 유저들이 반발하면, 당분간은 티스토리 측에서 자사의 광고를 하단에 더 많이 배치할 수도 있다. 다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상단에 적용시킬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지어 티스토리 측에서 전격적으로 구글 애드센스 광고적용을 안하다고 선언할지라도 이제는 더 이상 회사를 믿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나는 블로그를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플랫폼에서 나의 자산을 키울 수 없다.
물론 장담하지만, 회사 측에서도 절대 철회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카카오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빠르게 손절하는 스타일이다. 어쩌면 티스토리 역시 수익성이 되는지 안되는지 간 보고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다음이 카카오의 사내독립기업인 CIC(company In Company)가 되면서 어느 정도 구체화됐으며, 현재 티스토리는 시험대에 올라온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티스토리 경영진 입장에서는 당장에 어떻게든 수익성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되기 때문에 내년이 없다는 생각으로 무리하고 있을 것이다.
④ 다음 저품질은 운명이다. 피할 수 없다.
티스토리의 또 다른 장점은 다음 최적화가 빠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 운영 초기에 생각보다 훨씬 손쉽게 검색유입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게 굉장히 한시적이라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저품질을 받아 다음검색이 중단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저품질을 푸는 경우도 있지만, 유입이 갑작스럽게 떨어질 때마다 기존에 구글 검색결과 상위에 위치하고 있던 포스팅들이 영향받는 것도 불안요소다. 그래서 다수의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애초에 다음 검색 자체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⑤ 네이버 유입은 언제든 막힐 수 있다.
지금은 사실 티스토리 유저 입장에서는 황금기나 다름없다. 이유는 네이버 검색결과에 티스토리가 정상적으로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는 티스토리가 네이버 검색결과에서 완전히 배제됐던 적이 있다. 이는 네이버 측에서 자사의 블로그를 살리기 위해 양질의 포스팅을 만들어 오던 티스토리 자체를 경쟁에서 배제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아예 네이버 검색 점유율마저 떨어지자 기존의 정책 자체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앞으로도 티스토리 게시물이 네이버의 검색결과에 계속 포함되지 않을까 싶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티스토리의 콘텐츠 질은 점차적으로 떨어질게 뻔하다. 계속 얘기하지만, 어떤 똑똑한 사람이 이런 말도 안되는 환경에서 노동착취를 당하냐는 말이다. 절대다수의 티스토리에 유입된 2040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다. 애초에 친목이 목적이었다면,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했을 것이다. 이들이 떠나면, 당연히 티스토리 콘텐츠의 질 자체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 측에서는 티스토리를 자사의 검색결과에서 다시 한번 막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티스토리 블로그들의 조회수는 폭락할 것이고, 수익이 현 상태에서 다시 한번 반토막 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뻔히 보이는 미래를 위해 일하는 빡대가리가 되느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안전하게 나만의 자산을 쌓아가는 게 맞다.
⑥ 서비스 지원이 개판이다.
티스토리의 추가적인 장점은 어쨌든 서비스가 운영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물어볼 수 있는 고객센터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카카오톡을 통해 빠르게 문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굉장히 속 시원한 편이었다. (물론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는지 여부는 별개지만 말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메일로만 접수가 가능하며, 해결도 굉장히 느리다.
현재 PC를 이용하고 있다면, 이 블로그에서 '멜번'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길 바란다. 게시물이 없는데, 1이라는 숫자가 활성화된다. 이 문제를 일주일 전에 접수했지만, 현재까지도 전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연되고 있다는 이메일이 한차례 회신된 이후로는 전혀 소식이 없다. (운영도 개판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찾아보면 몰라서 그렇지, 이런 자잘한 기술적인 문제가 도처에 쌓여있다.
그래서 나는 워드프레스 블로그로 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새롭게 단장하고, 기존의 포스팅들을 이사시켜야 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티스토리를 병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워드프레스 블로그는 7월 중으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