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게임1 줄거리, 솔직리뷰 (+절대 가난하면 안되는 이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1'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될 시기가 왔을 때, 이들을 지켜낼 힘이 없다면 이보다 비참할 수 없을 것 같다. 죽을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되는 게임에 두번이나 참가해야만 했던 성기훈(이정재)의 심정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오징어게임1'의 줄거리와 솔직리뷰를 살펴보자.

 

가난이 정말 빡치는 것은 별도의 비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도관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서 녹물이 나온다고 치자. 아침에 물을 틀면 처음에는 너무 심한 녹물이 나오다가 한동안 계속 틀어줘야 사라진다. 따라서 그때까지 기다려야 아침식사를 준비한다거나 샤워를 할 수 있다. 즉, 쓸데없이 물을 버려야 되니 수도세를 더 내야 되고, 이를 기다려야 되는 시간 비용도 치러야 된다. 심지어 정말 가난하면 그 녹물마저도 대야에 받아서 가라앉혀다가 써야 되는 경우도 있다.

 

단열이 제대로 안되는 집에서 살다 보면, 냉방비와 난방비를 남들보다 더 내야 된다. 그나마 여름에는 선풍기가 있어 다행이지만, 겨울에는 보일러를 끊임없이 틀어야 되기 때문에 난방비가 갑절은 더 든다. 단열재가 없는 집은 곰팡이도 엄청나게 쓴다. 이를 없애는 제거제와 물먹는 하마를 사거나 벽지를 새로 하는 것 자체가 원래는 내야 되지 않아도 될 비용이다. 가장 최악은 곰팡이 때문에 비염이 걸려 병원에 가야 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가난은 사람을 병들고 악에 바치게 만든다. 여전히 너무도 잘생긴 이정재 배우의 외모 때문에 쉽진 않았지만,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젊었을 적 아빠가 떠올렸을 것이다. 문득 '나는 (용돈이 부족해서) 그것을 살 수가 없다'라고 얘기해 주는 대신 '나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살 수가 있을까?'라고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준 아빠가 너무도 감사하다.

 

오징어게임 유니버스

'오징어게임2'는 이미 지난 2022년 6월에 제작이 확정됐으며, 다가올 2024년에 방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실한 점은 성기훈과 프론트맨, 양복남, 영희의 친구 철수 등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존의 세계관에 충실한 채 이를 확대시키려는 것 같다. 2023년 7월에 촬영이 시작했으며, 출연자들의 캐스팅과 오디션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알려졌다. (참고로 단역선발도 경쟁률이 엄청나다고 한다.) 시즌2 역시 황동혁 감독이 계속 메가폰을 잡는다.

 

오징어게임 시즌2

 

넷플릭스 오징어게임1 줄거리, 솔직리뷰

손녀딸의 생일을 맞아 성기훈의 엄마는 식사라도 한끼 맛있게 먹이라며, 아들에게 돈을 챙겨준다. 하지만 성기훈은 그 돈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통장에 있는 돈도 몰래 빼내 경마장으로 향한다. 운이 없는 사람은 뭘 해도 안되는지 배팅에는 성공하지만, 상금을 소매치기당한다. 겨우 만원을 마련해 인형뽑기를 시도했고, 우여곡절 끝에 뽑은 랜덤박스를 딸에게 떡볶이와 함께 선물한다. 그런데 하늘도 참 무심하지, 랜덤박스 안에 있던 선물은 권총 모양의 라이터였다.

 

딸에게 라이터를 선물하는 이정재

 

가난과 부모님의 이혼을 어린 나이에 겪은 딸은 이미 너무나도 성숙했다. 내년에는 좋아하는 선물을 해주겠다는 아빠의 말에 이제 곧 엄마와 함께 이민을 간다는 말을 선뜻 못한다. 참고로 딸은 이혼한 아내가 키우고 있으며, 새아빠의 직장 때문에 미국으로 가야 됐던 것이다. 딸과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역에서 만난 양복남(공유)은 성기훈에게 믿기 힘든 제안을 한다. 딱지치기를 해서 자신을 이기면 10만원을 줄 테니, 대신 지면 뺨을 한대 맞으라는 것이다.

 

딱지치기를 제안하는 공유

 

솔직히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고민해 본다. 당장의 경제적인 여유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겠지만, 분명 중요한 요소가 될 거라 생각한다. 수도 없이 빰을 얻어맞았지만, 결국 몇차례 이긴 성기훈은 돈과 함께 메인게임인 오징어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번호가 담긴 명함을 받아온다. 의기양양하게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청천벽력 같은 딸의 이민소식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낀 채 오징어게임에 참가한다.

 

딸의 이민소식을 들은 이정재

 

이후부터는 치열한 6가지 게임이 시작되는데, 몰입감이 정말 대단하다. 메인게임은 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② 설탕뽑기, ③ 줄다리기, ④ 구슬치기, ⑤ 징검다리 건너기, ⑥ 오징어게임이 등장한다. 번외로 치러진 ㉮ 참가자를 모집할 때 진행됐던 딱지치기, ㉯ 메인게임이 진행되던 도중 밤새 치러진 솎아내기, ㉰ 오일남 영감과 단둘이 했던 쓰러진 노숙자까지 총 3가지 게임이 더 있으니, 총 9가지 게임이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징검다리 건너기와 쓰러진 노숙자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애니메이션 '도박묵시록 카이지'이나 영화 '라이어 게임' 등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나름 많은 변주가 있어서 그런지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깊이 있는 치열한 심리싸움이 동반돼서 그런지 같은 소재라도 훨씬 더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오징어게임2'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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