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3 출연진, 스토리, 결말 (+초롱이 대박)
영화 '범죄도시'는 8편의 시리즈물이 기획될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특히 15세 관람가로 수위를 살짝 낮춘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은 쌍천만을 달성했을 정도로 엄청난 흥행을 했다. 개인적으로도 '범죄도시'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넘버링을 가지고 있는 액션블록버스터인 만큼 앞으로도 잘되길 응원하고 있다.
이번 '범죄도시3'을 보니, 뭔가 변화를 주려는 시도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후속 편으로 갈수록 영화가 점점 더 가벼워지는 경향을 띤다. 실제로 '범죄도시1'은 느와르 풍의 어두운 범죄물이었다면, '범죄도시2'는 이보다 살짝 가벼워졌고, '범죄도시3'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코미디물이 됐다. 적절히 섞어놓은 개그의 타율이 높아서 그런지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정말 딱이다.
이외에도 액션이 경쾌하고 스피디해졌다. 마석도 형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샷건펀치는 여전했지만, 의도적으로 한방 더 때리고 마무리하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스토리 전개 역시 목적과 동기를 뚜렷하게 설정하고, 불필요한 서사는 철저히 배제한 채, 속도감 있게 빌런들과 맞붙는다. 특히나 이제는 너무 식상한 K신파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맘에 든다. 그렇기에 가볍게 즐기기에는 딱이지만, 솔직히 아쉽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영화 범죄도시3 솔직리뷰
① 전적으로 마석도 형사에게만 기댄 단순한 서사와 연출
많은 사람들이 '범죄도시3'의 퀄리티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솔직히 소름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좀 더 잘해보려는 마음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가볍게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마석도 형사는 범죄자들을 향해 주저 없이 샷건펀치를 날린다. 정말 화끈하게 뚜까패기에 이를 보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게 '범죄도시' 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강점이다.
애초에 '범죄도시'라는 시리즈 자체가 마동석 배우의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여기에 모든 것을 기댄 느낌이랄까? 모든 에너지를 마석도 형사에게만 집중시킨 탓인지 전작들에서 호평을 받았던 다른 부분들이 사라졌다. 특히 서사의 부재로 인해 깊이가 없어진 부분은 정말 아쉽다. 물론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약에 관해 다룬 만큼 소재는 주목도가 있지만, 이와 관련해 깊이 있게 고민한 지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 일차원적인 단순한 재미밖에 안 느껴지는 것이다.
② 사라진 동료들과의 케미
동료들이 바뀐 것은 상관없다. 광수대로 가야 다양한 사건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료들이 바뀐 것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동료들과의 케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전작에서는 전일만(최귀화) 반장과의 케미가 장난 아니게 좋았다. 전일만 반장은 상사로서 막무가내인 마석도 형사를 말리면서도, 그를 은근슬쩍 도와주면서 재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동료형사들의 존재감이 사라져 버렸다. 물론 장태수(이범수) 팀장이 있긴 하지만, 이런저런 논란으로 인해 비중이 줄어든 게 치명적이었다. (실제로 장태수 팀장이 도대체 뭘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날 정도다.) 그나마 김만재(김민재) 형사의 활약이 나름 돋보였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웠다. 애초에 경찰이라는 직업 자체가 위계질서가 강한 탓에 후배가 선배의 행동을 제지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③ 너무 매가리 없는 빌런
이번 '범죄도시3'의 빌런은 너무 약하다. '범죄도시1'의 장첸(윤계상)과 '범죄도시2'의 강해상(손석구)은 예측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정말 공포스러웠다. 언제든 피갑칠을 한채 도끼 들고 나에게 뛰어올 것만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범죄도시3'의 주성철(이준혁)은 당최 두렵지가 않다. 이는 직업이 경찰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일단 스타일링부터 잘못됐다. 은갈치 정장 대신에 '형사록'의 김택록(이성민) 형사 같이 베테랑 경찰의 모습이었다면, 훨씬 더 무서웠을 것이다.
빌런이 치가 떨릴 정도로 악해야 이들에게 한방 먹이는 과정에서 강한 희열감을 느낄 수 있는데, 주성철은 뭔가 매가리가 없다. 심지어 어디선가 봤던 흔하디 흔한 부패경찰에 불과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빌런을 한명 더 추가한 것 같은데, 칼잡이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역시 포스와 카리스마가 없었다. 오히려 이 때문에 집중도가 분산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일본 야쿠자들을 빼고, 주성철의 악행을 빌드업해 관객들이 그에게 더욱 분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빌런이 2명이라는 것 자체가 패착이라고는 할 수 없다. '범죄도시1' 역시 장첸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위성락(진선규), 장이수(박지환) 같은 빌런들이 있다. 다만, 이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포인트가 있었다. 위성락은 사이코 같은 본인보다 훨씬 강력한 악당 장첸을 만들어줬고, 장이수는 코믹 캐릭터로서 자리 잡았다. '범죄도시3'은 이렇게 개성 있는 빌런들이 없는 게 너무 아쉽다.
영화 범죄도시3 출연진, 스토리, 결말
① 마석도, 장태수 팀장, 김만재
민중의 몽둥이로 대변되는 마석도(마석도) 경감은 원펀맨처럼 치트키 같은 느낌이 있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범죄자들을 시원하게 쥐어패는 와중에 발생하는 카타르시스와 유머러스한 아재미가 매력적이다. 원래 마석도 형사는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니었다. 경미한 범죄들은 굳이 터치하지 않고, 근무 시간에 술집을 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진실의 방으로 대변되는 범죄자들을 취조하는 과정은 상당히 가학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리즈가 더해감에 따라 이러한 점들이 사라지거나 옅어졌다.
'범죄도시3'에 이르러서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근무지를 옮겼다. 이에 따라 범죄의 종류가 다양하지고, 스케일도 훨씬 더 커질 수 있었다. 클럽을 중심으로 유행 중인 신종약 하이퍼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타락한 경찰인 주성철과 그 일당들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것이 골자다. 이 통쾌함 덕분에 '범죄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리즈물이 됐다. 물론 여전히 재밌긴 한데, 패스트푸드 같다는 느낌이 떠나질 않는다. 시리즈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장태수(이범수) 경감은 광수대 팀장이다. 격투기선수를 지망했던 어린 마석도가 경찰이 될 수 있도록 이끈 인물이기에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금천경찰서에서 광수대로 데려온 사람도 장태수 팀장이었다. 이범수 배우는 갑질논란 탓인지 비중이 대폭 감소됐다. 그리고 이 때문에 작품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떨어졌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김만재(김민재) 형사는 마석도의 오른팔로서 광수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기존 전일만 반장이 하던 역할을 장태수 팀장이 아닌 김만재 형사가 계승한 느낌이다. 중간중간 상황을 정리하고, 관객들에게 설명해 주는 역할도 맡았다.
② 주성철
주성철(이준혁) 경위는 구룡경찰서 마약수사팀 팀장이다. 인천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백상어파를 해체시켰던 유능한 경찰이지만, 사실 백상어파의 수장만 제거한 뒤, 자신이 보스로 군림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백상어파 소속 조직원인 초롱이도 몰랐을 정도로 굉장히 은밀하게 이뤄졌다. 일본 야쿠자가 제조한 하이퍼를 한국 내에 유통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중국에서 거액을 제시하자, 스스로 약을 제조하는 것도 꿈꾸게 된다.
야쿠자의 한국 지부장인 토모와 손을 잡고, 그가 빼돌린 하이퍼의 재료를 통해 제조에 성공하지만, 결국에는 마석도 형사에게 당하고 만다. 지능캐 같은 느낌이 있는지라 순수악에 가깝던 지난 빌런들에 비해 약한 느낌이다. (물론 세계관 내에서는 매우 강력한 편으로 마석도 형사 외에는 그 누구도 주성철과의 일대일 격투에서 이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참고로 추후 개봉될 '범죄도시4'는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배팅을 소재로 삼고 있다. 역시나 빌런이 지능캐일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된다.
③ 리키, 토모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는 조직을 배신한 토모와 주성철을 처리하기 위해 야쿠자 측에서 보낸 칼잡이 킬러다. 상당히 강력한 편이며, 실제로도 그를 당해낼 사람이 많지 않아 보인다. 조직의 해결사로 활동할 정도니 말 다했다. 한국에 밀입국한 뒤로는 주성철과 경쟁하며 숨겨진 약을 찾기 위해 힘썼다. 결국에는 마석도 형사와의 결투 끝에 털리고 만다.
토모카와 료(안세호)는 일본 야쿠자의 한국 지부장이다. 흔히들 토모라고 부른다. 주성철을 도와 하이퍼를 만드는 재료를 빼돌려 완제품을 제조한다. 하지만 내부 첩보에 의해 그의 배신이 발각되자, 해결사 리키에게 쫓기는 몸이 되어 결국 죽고 만다.
④ 초롱이
초롱이(고규필)는 중고차를 판매하는 문신돼지다. 솔직히 '범죄도시3'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에는 모두 초롱이가 있었다. 뻔뻔한 말투와 표정은 둘째 치더라도 의상과 스타일링마저 내가 상상하는 문신돼지와 정말 비슷했다. 개인적으로 코믹연기의 난이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데, 고규필 배우가 너무 잘 해낸 것 같다. '범죄도시4'에서도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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