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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붕괴사고 총정리 (+정몽규 회장)

by 쉼 표 2022. 1. 16.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될지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방향이 결정된 것 같다. 일단 문제는 크게 3가지다. HDC현대산업개발이 ① 불과 몇달전인 지난 2021년 6월 광주시 동구 학동에서 일어났던 철거건물 붕괴사고의 원청업체였다는 점, ② 이번 광주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의 본질이 부실공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③ 거기에 하필 대통령 선거가 임박했다는 타이밍을 감안하면, 이번만큼은 스무스하게 넘어가기 글렀다.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의 미래

개인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실상 퇴출수순을 밟을거라 예상한다. 시가총액이 무려 1조 2,456억원에 달하는 대형 건설사가 퇴출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경영진에서는 지금 허둥지둥 대한민국 최고의 법률사무소이자 최고액의 수임료를 자랑하는 김앤장에게 이번 사고에 대한 수임을 맡긴 게 아닐까?)

 

단, 어떤 식으로 퇴출될지 모양새가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 물론 당분간 공공부문 수주는 거의 불가능하고, 민간부문 수주 역시 쉽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즉, 앞으로 HDC현대산업개발 간판으로 국내사업이 다시 가능해질 수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해외사업에 힘을 쏟아야 되는데, 안타깝게도 해외사업에 강한 것 같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티오피아와 인도, 베트남에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봐선 경험이 아예 없진 않다.) 마지막 보루는 그룹내 계열사 물량을 소화하면서 버티는 건데, HDC그룹은 계열사마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 인수합병되거나 ㉯ 그냥 인고의 시간을 버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냉정하지만, 다른 회사에게 인수합병이 되면 그나마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번 아이파크 붕괴사건의 본질은 부실공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들이 많다. 식품회사가 소비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불량식품을 만든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결국, 기존의 모든 리더십을 지울 수밖에 없다. 단순히 월급쟁이 대표이사가 사퇴하는 정도만으로는 안된다. 철저하게 정몽규 회장의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의 회사가 되어야만이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다.

 

회사내 정몽규 회장의 흔적을 모두 없애고, 리더십을 전면적으로 교체한 상황에서 아예 간판까지 새로 달아 재창업하면, 서서히 민간부문의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며, 공공부문 역사 시간이 흐르면 천천히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에서 오너가 회사를 포기하는 기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을 봐라. 그렇게 엄청난 지탄을 받았어도 홍원식 회장은 노욕을 이겨내지 못했다.)

 

 

남양유업 지배구조, 가계도 (+경영권 분쟁)

대표 사모펀드 중 하나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획득해서 한동안 이슈였습니다. 이에 남양유업의 주가는 단기간에 급등했으며, 현재는 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향후 남양유업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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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몽규 회장은 어떻게든 버티는 방향으로 전략을 끌고 갈 것이며, 이렇게 되면 개인투자자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티기 전략의 다음 수순은 유상증자다. 당장에 보상문제가 천문학적으로 보인다. 현재 사건발생이 일어난지 수일이 지났음에도 보상규모 자체가 산정이 아예 안되고 있다. (그나마 청약자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기 전에 무너진게 천만다행일지도 모른다. 회사에서 희생된 현장인력들의 가족에게 어떤 식으로 보상할지 지켜보자. 정말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4곳

 

현재 광주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내 시공을 전면적으로 중단시켰다. 추락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를 포함 나머지 재개발, 재건축 현장 총 4곳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지체상금(遲滯償金)과 지연보상금이 어마어마해질 수 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준공날짜가 하루 늦어질 때마다 시행사에게 지체상금으로 공사계약대금의 0.1%를 물어줘야 되는데, 무려 11.6억원 정도(도급계약금액: 1조 1,600억원)로 예상된다.

 

문제는 만약 붕괴의 원인이 부실자재 사용 혹은 날림시공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게되면, 붕괴된 건물인 201동뿐만 아니라 이미 세워진 건물들도 다 허물고 재시공해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화정 아이파크의 공정률이 56% 정도 되던데, 다시 0%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동안 사용했던 원가는 당연히 다 날아간다. 정말 최악의 경우,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나머지 3곳의 재개발, 재건축 단지 모두에게 재시공이 적용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 지체상금과 지연보상금이 얼마까지 늘어날지 가늠이 잘 안된다.

 

이 경우 최대 8년이 걸린다고 예측하는 전문가가 있던데, 굳이 계산해보면, 대략 지체상금으로만 보상해야 될 비용이 3조 3,872억원이다. 즉, 최악의 경우 2조~3조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회사의 1년 영업이익이 대략 5,000억원 전후이니, 4년~6년어치의 영업이익이 단번에 날아가는 것이다. (물론 아직 남아있는 공기도 고려해야 되고, 나머지 재개발, 재건축 단지의 공정률도 함께 살펴봐야 되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하면 사실 정확하지 않겠지만, 대략적인 최악의 손실규모 만큼은 추정할 수 있다.)

 

혹시라도 화정 아이파크의 시행사가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도급계약금액: 2,557억원)닌까 별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HDC그룹을 지배하는 정몽규 회장 입장에서나 그렇지 HDC현대산업개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에게는 엄청난 타격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도급계약 규모가 훨씬 큰 나머지 3곳의 시행사(도급계약금액: 9,043억원)는 HDC아이앤콘스가 아니다. 여기에 수(受)분양자(=피분양자)에게 지급해야 될 지연보상금이 현재까지 납입된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한 연체료율 18%인데, 2년기준 대략 2,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한다.

 

보험을 통한 보상비율을 찾아봤는데, 헐.. 건설공사보험을 안들었다는 뉴스보도가 있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경영진은 빠르게 해명해야 될 것 같다. 아니 회사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보험을 안들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데, 지금이라도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험에 들었다면 들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될 듯 싶다. (비용을 계산하는 도중에 느낀건데, 이번 사태는 솔직히 보험사의 도움없이 회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영업정지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것이다. 몇달 영업정지된 게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공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영업정지는 최대 1년까지 받을 수 있다.

 

영업정지와 상관없이 기존에 수주했던 물량들은 모두 계약파기될 확률이 높으며, 당장 올해에는 단 1건의 수주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형 건설사가 한국에만 수십개가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떤 담당자가 용감하게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겠는가? (참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도급순위는 2021년 기준 9위다.) 따라서 유동성 문제에 봉착해 자본잠식과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개인투자자 분들은 정말 냉정하게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솔직히 브랜드 이미지가 안좋아진 것이 제일 큰 문제지만, 무형적인 부분이라 계산이 쉽지 않다. 상상해보자. 앞으로 누가 아이파크 브랜드가 들어간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을까? 1~2억원의 차이가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부자들과 중산층들은 기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기존 아이파크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명에서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명을 빼려는 움직임은 그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해석해야 된다. 공식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 확실히 안전하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광주시 동구 철거건물 붕괴사고 vs 광주시 서구 아이파크 붕괴사고

그나마 지난 광주시 동구 철거건물 붕괴사고는 철거 간에 하청도 재하청도 아닌 재재하청 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배경과 이면계약을 통해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가 백솔건설에 일감을 몰아서 처리한 점 등이 문제가 됐다. 즉, 건설업계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병폐가 또다시 발견된 것이었다. 그래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욕을 다 뒤집어쓴 게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적인 관행에 대한 비판으로 방향이 결정됐고, 주가 역시 급락하긴 했지만,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었으며, 심지어 빠르게 회복됐다.

 

· 철거, 시공계약 : HDC현대산업개발(원청) → 한솔기업(하청) → 백솔건설(재하청) → 아산산업개발(재재하청)
· 석면, 지정물 철거계약 : 다원이앤씨 → 백솔건설(하청) → 아산산업개발(재하청)

 

하지만 이번 사태는 상황이 좀 달라 보인다. (물론 현재 부실공사의 정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정된게 아니기 때문에 중립기어를 놓고 사태를 살펴봐야 된다.) 만약 기적적으로 부실공사가 아니었다는 판결이 나더라도 아이파크 브랜드 파워는 예전만 못할 가능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여전히 굉장히 우울하긴 하다.

 

HDC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따라서 손절할 마음이 없어, 아직 매도를 하지 않은 개인투자자 분이라면, 지금 당장 추가매수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사태는 엄청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와중에 배당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솔직히 가능성은 많이 낮아 보인다. (심지어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너가 아닌 지주회사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배당을 강하게 추진할 필요도 없다.) 추후에 보상규모가 확정되고,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느냐가 중요하다. 회사의 존속여부가 확실해지면, 그때 추가매수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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