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사모펀드 중 하나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획득해서 한동안 이슈였습니다. 이에 남양유업의 주가는 단기간에 급등했으며, 현재는 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향후 남양유업의 주가와 함께 남양유업의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한 배경 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제 포스팅들을 살펴보면, 늘 지배구조 혹은 경영권과 관련된 이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제 스스로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오너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너가 올바르고 능력 있다면, 업황과 관계없이 주가는 상승합니다. 업황이 좋을 때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를 부양시키고, 업황이 안좋을 때는 신성장 사업으로 매출확대의 돌파구를 찾아냅니다. 즉, 어떻게든 매출과 주가를 우상향 시킨다는 것입니다.
오너가 도덕적이라면, 이른바 오너리스크로 부터 자유롭습니다. 가끔 투자한 회사의 오너나 오너일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때면 정말 주주입장에서 피꺼솟 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오너 리스크가 있는 대표적인 회사로 남양유업은 늘 첫손에 꼽힙니다. 그동안 워낙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탓에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얼핏 떠오르는 것만 해도, 대리점 갑질,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의 일탈, 불가리스 사태 정도인데, 하나하나 희대의 병크들인지라 정말 주주들의 속이 말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문득 예전에 밈처럼 떠돌던 한화 팬들처럼 남양유업의 주주들 역시 부처님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투자라고 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선결되야 하는 조건이라 할 수 있는 ① 환경보호, ② 사회적인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공헌활동, ③ 경영활동 간에 법질서를 잘 지키는 윤리적인 기업에 투자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유명 자산운용사들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발표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이러한 트랜드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투자업계의 거인으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를 꼽고 싶습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C&E(쌍용양회)를 투자하는 와중에 접하게 됐는데, 이후에 종종 투자의 맥이 막힐 때면 그냥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들에 맹목적인 투자를 하곤 했습니다. 한앤컴퍼니는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인수해서 리빌딩(rebuilding)하는 과정을 거쳐 경영권에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과정 간에 주가상승은 물론, 고배당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한번 투자하면 장기간 보유하는 편입니다. 다만, 현재 남양유업의 주가가 이미 한차례 크게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에, 진입시기를 잘 판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슈 1 : 오너리스크 해소?!
오너리스크가 해소된 남양유업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잊을만 하면 돌발적으로 발생하던 오너리스크 때문에 남양유업을 투자리스트에서 제외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걷어놓고 보면, 남양유업의 건실한 재무상황과 늘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던 마케팅 역량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창업주, 홍두영 1대회장이 현직에서 경영을 맡고 있을 당시만 해도, 무차입 경영은 물론 우량아 선발대회와 같은 각종 기발한 마케팅으로 인해, 주가가 100만원을 뛰어넘는 황제주와 같은 위상이 있었는데, 창업주 사후 아들인 홍원식 2대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사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불가리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홍원식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각했으니, 이제 이들이 남양유업의 경영에 다시금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진짜 제대로 된 캐시아웃(cash out) 목적의 구주매각이 아니라 추후에 재매수를 위해 우선매수권 등과 같은 조건이 추가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앤컴퍼니 측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위와 같은 조건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니 안심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너가가 우량회사를 전격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닌지라 각종 음모론이 난무했는데, 결국 지난 7월 30일 임시주주총회 때 홍원식 회장이 불참하면서 현재는 계약이 연기된 상황입니다.)
남양유업 가계도
남양유업은 지난 1964년에 홍두영 1대회장이 설립한 유제품 가공회사이며, 현재 시가총액 약 4,248억원(기준: 6월 15일 종가)으로 대한민국 대표 중견기업 중 하나입니다. 홍두영 회장은 슬하에 3남 2녀의 자식을 두고 있는데, 그중에 장남인 홍원식 2대회장이 가업을 이었으며, 손자들이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차남인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와 삼남인 홍명식 사까나야(음식 프랜차이즈) 대표는 남양유업과 지분관계가 크게 얽혀있진 않지만, 뉴스에 일감몰아주기 이슈로 간간히 등장하곤 합니다.
사실 남양유업의 일가는 창업주의 손녀인 황하나 씨로 인해 대중들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황하나 씨가 사고(?)를 칠 때마다 매번 회사 측에서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하곤 했는데, 실제로 살펴보니 주식을 보유했다거나 직책을 맡았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조사하는 와중에 황하나 씨의 어머니이자 창업주의 막내딸인 홍영혜 씨에게 많은 관심이 갔는데, 공식적인 보도자료가 제한적이어서 생략합니다. (참고로 재혼한 남편이 아모레퍼시픽 관계사 중에 하나인 태신인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양유업 지배구조
남양유업은 인지도에 비해 의외로 계열사가 거의 없는 단촐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홍원식 2대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남양유업의 주식 53.08%를 보유함으로써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었으며, 이 남양유업을 통해 비상장 자회사인 금양흥업(부동산임대업)과 건강한사람들(식음료제조업)을 간접지배합니다.
금양흥업은 부동산 취득 및 임대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건강한사람들은 남양유업이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염두에 두고 기존 남양F&B의 사명을 변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명분에 불과하며, 남양유업 측이 남양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전혀 색다른 회사명으로 런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슈 2 : 한앤컴퍼니가 매입한 남양유업의 주가는?
남양유업은 지난 5월 27일(목),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전량을 모두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매각되는 주식은 총 378,938주로, 홍원식 회장(372,107주), 아내 이운경(6,400주), 손자 홍승의(431주)입니다. (즉, 막내동생인 홍명식 대표의 주식 3,208주는 공식적으로 이번 매각에서 제외됐습니다.) 계약금액은 총 310,729,160,000원이며, 평균단가는 무려 820,000원입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남양유업의 주가가 400,000원이 체 되지 않았을 시점에 매각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한앤컴퍼니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만 무려 100% 가까이를 추가지불한 셈입니다.
여기서 3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① 홍원식 회장은 왜 막내동생인 홍명식 대표의 주식물량을 제외한 상태로 매각을 진행했을까? ② 오너일가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포기한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③ 반대로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무엇을 보고, (오너일가마저 포기한)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취득하게 됐을까? 입니다.
① 막내동생인 홍명식 대표는 왜 본인의 물량을 매각하지 않았을까?
표면적으로 한앤컴퍼니는 홍명식 대표가 보유한 물량 0.45%를 추가적으로 확보하지 않아도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가져오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매입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그다지 납득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홍원식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51.68%만 가져와도 경영권 확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아마 홍명식 대표 스스로가 본인의 물량을 매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홍명식 대표의 지난 커리어를 살펴보면, 정말 만만치가 않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에서 12년 동안 재직했으며, 유명 인터넷서점 중 하나인 YES24(예스24)를 창업한 뒤 한세실업에 매각한 바가 있습니다. 현재는 초밥 프랜차이즈, 사까나야를 런칭해서 성황리에 운영 중입니다. 아마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평균단가 820,000원 이상의 주가상승 혹은 배당수익 등을 예상했을 수 있습니다.
② 오너일가가 남양유업을 포기한 이유는?
왜 오너가 일가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모두를 매각하고, 황금알을 낳고 있던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포기하게 됐을까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부정적으로 돌아서버린 기업 이미지도 문제지만, 저는 승계문제가 훨씬 컸다고 생각합니다. 추후에 3대회장으로 가업을 이어가게 될 홍원식 2대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본부장이 남양유업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을 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30억원 초과되는 금액부터는 증여세율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세금이 천문학적 수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궁금하기도 해서 간단하게 계산해봤습니다. 홍진석 본부장이 홍원식 회장의 주식 372,107주를 물려받을 경우입니다. 남양유업이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매각과 관련된 공시를 올린 것은 지난 5월 27일 장마감 이후이며, 이날 종가는 439,000원 입니다. (개인적으로 5월 25일부터 27일 사이에 해당 정보를 활용해서 선취매한 세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를 계산해보면, 무려 163,354,973,000원으로, 대략 1,634억원입니다. 증여세의 경우, 30억 이상의 구간은 50%를 적용하므로 대충 계산해봐도 증여세만 최소 800억원 이상이 됩니다.
문제는 홍진석 본부장이 현재 보유하고 주식이 전혀 없는 관계로, 배당 등의 방식으로 돈을 대규모로 준비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남양유업이 승계준비가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아마도 사업매각은 이미 예전부터 사전에 계획되어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왜냐하면 승계의 정석으로 보고 있던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방법이 법조항 개정으로 인해 올해가 막차였기 때문입니다. (자사주 마법과 관련된 부분은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③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한 전략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당장에 경영권을 취득한 회사를 급하게 되팔 생각은 없을 것이며, 인수했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이 발생했을 때 엑시트 할 것입니다. 일단,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 배당금은 당장 올해부터라도 매우 급격하게 향상될 확률이 높습니다. 한앤컴퍼니는 더 많은 배당금을 주기 위해 회사를 쥐어짜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발 빠른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 반기배당과 분기배당을 함께 실시할 것입니다. 심지어 혁신을 좋아하므로 업계 최초로 월배당을 실시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액면분할은 당연할 절차입니다. 현시점에도 이미 600,000원에 육박하는 대형주이기 때문에, 솔직히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단 한주를 보유하기도 살짝 부담되는 가격이긴 합니다. 물론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유통물량을 늘려서 접근성을 높이는데 확실한 도움이 됩니다. 남양유업과 남양유업 우선주 모두 액면가가 5000원이므로, 산술적으로 100원까지 줄일 수 있으므로 1/50까지 분할이 가능합니다.
추가적으로 정확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 남양유업 우선주를 상장폐지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주는 유통물량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에 특정세력에 의해 주가가 널뛰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최근에는 재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상폐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관례상 회사가 주가의 연고점을 기준으로 매집해주므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사업방향을 드라마틱하게 바꿔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꿀 확률이 높습니다. 유제품 가공업체라는 올드한 산업군으로는 높은 밸류를 평가받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에 높은 PER를 적용한다는 점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했던 CSR를 선도하는 업체 등으로 아예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이제 곧 매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부품주로 최근에 높은 PER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쌍용양회는 쌍용C&E (Cement & Environment)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까지 환경과 관련된 업체임을 강조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와 맞물려 당장에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 남양유업이라는 브랜드 자체는 폐기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지만, 이는 각종 직간접적인 비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고민 뒤에 진행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한앤컴퍼니는 현재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서 회사의 속 깊은 사정을 파악하면서, 장악하는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당연히 고강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며, 유상증자를 통해 초반에 여유있는 자금을 확보할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유상증자가 끝난 이후가 좋은 진입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남양유업은 자의든 타의든 변화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추가 업데이트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퇴장하는 마지막까지 오너일가의 꼬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무려 한앤컴퍼니마저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클래스에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문득 고객들을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대했을지 절로 이해됩니다.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할 때마다, 오너일가는 얼마나 같잖게 봤을까요?) 지난 7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한앤컴퍼니는 계약된 주식대금을 지불하고, 경영권을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파트너인 한앤컴퍼니와 어떠한 상의도 없이 걍(?) 불참하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회사 측은 임시주총을 9월 14일까지 연기하는 것을 공시했습니다.
참고로 한앤컴퍼니와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 간에는 공식적으로 주식매매계약(Share Purchase Agreement)이 체결된 상태입니다. 당연히 강제력이 동반된 계약이기 때문에, 만약 홍원식 회장이 최종적으로 매각에 응하지 않는다면, 대략 계약대금의 10% 정도인 310억원을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위약금에도 불구하고, 홍원식 회장이 거래를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략 2가지 정도를 유추해봤습니다. ① 막상 회사를 팔자니 아쉬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말로 홍원식 회장이야 이제 나이가 많으니 회사를 통해 취할 수 있는 배당이나 급여가 제한적이지만, 아들인 홍진석, 홍범석 본부장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앞길이 보장됐던 왕국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 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동안 승계준비를 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②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남양유업의 주가가 단기간에 반등하는 것을 보면서, 혹시라도 싼 가격에 경영권을 넘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위약금을 포함해서 한앤컴퍼니보다 더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면, 위약금을 내고서라도 그냥 기다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매각실패, 향후 남양유업 주가는 어떻게 될까?
충격적입니다. 결국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와의 주식매매계약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일단, 홍원식 회장은 재매각을 위해 다른 파트너를 찾겠다는 입장이며, 이에 한앤컴퍼니는 매각을 마무리짓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홍회장은 여기저기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불거질 당시에는 회사를 팔고 떠나고 싶었지만, 막상 가진 것들을 포기하려니 쉽지 않았나 봅니다.
혹은 애초에 매각 자체가 계획적인 쇼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회장은 실제로 한앤컴퍼니와 계약을 맺기 하루 전날에 장남인 홍진석 본부장을 복직시켰고, 차남인 홍범석 상무는 외식사업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자신의 아들들을 주요 요직에 포진시켜, 회사 내부사정이 한앤컴퍼니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으면서, 되레 당장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활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한앤컴퍼니가 이렇게 당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앞으로의 주가흐름은 당연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급을 살펴보면, 다행히도 세력이 진입한 흔적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는 주가가 급락(하한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재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점진적 우하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심지어 법원에서는 홍회장이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까지 내린 상태입니다.) 남양유업에 관심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는 홍회장을 신뢰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무조건 한앤컴퍼니가 매수가로 제시한 금액 이상으로 제안해야 된다는 리스크마저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슈 3 : 남양유업의 포트폴리오는 식품주로서 매력이 있을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앤컴퍼니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운영하겠지만, 결국 주가는 앞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에 관한 청사진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전반적인 곡물가격 향상 등으로 인해 식품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식품주가 매력적인지에 관한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남양유업의 대표제품은 바로 프리미엄 분유입니다. 정부가 지난 1960년대 낙농진흥정책을 실시하면서 젖소를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시기에 맞춰 남양유업은 국내 최초로 분유가공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6·25전쟁이 막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베이비붐이 발생하면서 아이들이 늘어가는데, 어머니들은 영양부족으로 인해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분유는 엄청난 메가히트를 치면서, 현재의 남양유업으로의 성장발판을 만들었습니다. 저출산 국면에 들어선 현상황에서는 당연히 국내매출보다 해외매출의 향상 추이에 따라 PER가 향상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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