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피1 등장인물, 줄거리, 몇부작, 결말 총정리 (+구교환 돋보인다)

그 흔한 러브라인 하나 없는 넷플릭스 '디피1'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주목을 받았었다.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퀄리티가 넘사벽 수준으로 좋다. 총 6부작으로 제작됐는데, 군더더기 없이 주요 서사만을 우직하게 패는 모양새가 일품이다. '디피1'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와 등장인물, 줄거리, 결말 등에 관해 알아보자.

사실 '디피1'을 보면, 억지스러운 면이 분명 있다. 병사가 자기보다 상사인 부사관과 장교의 말을 안듣는다? 말도 안된다. 그랬다가는 바로 군기교육대나 영창이다. 특히나 복귀하라는 상사의 말을 안따른다는 것은 명령 불복종을 넘어 탈영에 준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적 과장에도 불구하고, 군필자들이 '디피1'에 공감했던 이유는 군대에 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리얼하다 못해 소름 끼칠 정도로 똑같아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것 같다는 소감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미필자 입장에서는 말도 안된다 싶겠지만, 선임 앞에서 자기위로를 하며 쏴야 되는 대포동 미사일, 코를 고는 후임에게 방독면 씌우기, 후임에게 너보다 높고 나보다 낮은 모든 선임들을 집합시키는 가혹행위까지 모두 다 군대 내 실존하는 부조리다. 구타는 이전보다 덜할지 몰라도 온갖 가혹행위들이 판을 친다. 실제로 군대 내에서 전파되는 사건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기가 찬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군입대 전까지만 해도 비슷한 사회적 환경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자란 탓에 온갖 무리들이 모인 군대에서는 엄청난 문화충돌을 느끼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세상에 정말 다양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군대에서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탈영할까 싶지만, 나를 비롯한 모든 군장병들이 군생활 내내 탈영하고 싶을 만큼 빨리 전역하고 싶은 게 찐현실이다. 그렇기에 너무 공감됐던 게 아닐까?

그동안은 왜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룬 콘텐츠가 없었을까 싶지만, 이는 투자유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하이퍼 리얼리즘에 입각해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룬다면, 나처럼 당시를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괜히 기분 나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 관람을 안할 게 뻔하다. 반면 '디피1'은 넷플릭스가 투자한 만큼 전 세계를 타겟으로 한다. 한국이 궁금한 사람들은 모두 시청할 수 있다. 확실히 OTT의 등장으로 인해 콘텐츠 시장의 지형 자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D.P.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탈영병을 잡는다. 이등병 준호에게 떨어진 새로운 임무. 그는 탈영병들을 추적하며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한다. 그리고 아무리 도망쳐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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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DP라는 보직을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접했을 정도로 원체 흔하지 않다. DP(Deserter Pursuit)는 군무이탈 체포전담조로서 군대 내 경찰조직인 헌병의 보직이다. 선임이 조장, 후임이 조원이 되어, 2인 1조로 활동한다. 이들은 도주한 탈영병을 잡아야 되기 때문에 사복을 입고 머리를 기를 수 있다. 꿀보직처럼 보이겠지만, 활동비가 적은 탓에 집안에 계속 손을 벌려야 된다는 점이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는 더 이상 병사를 군탈체포조로 차출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디피1 등장인물, 줄거리, 결말 총정리

① 안준호 이병, 한호열 상병, 박성우 상병, 허기영 일병

안준호(정해인) 이병은 침착하지만, 융통성이 없다. 가혹행위를 하는 선임들한테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 좋은 한호열 상병에게 까지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각을 세운다. 이는 자칫 지혜롭지 못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석병 일병이 후임들의 군기를 잡는 상황에서 안준호가 일방적으로 후임들의 편을 들어주면, 조석봉 입장에서는 무시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심지어 안준호는 조석봉이 자의가 아닌 윗선임의 강요 때문에 군기를 잡고 있음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격투실력은 매우 탁월한 편이다. 애초에 가정폭력을 저지르던 아빠로부터 본인과 다른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복싱을 배웠던 만큼 상당히 절박하게 배운 티가 난다. 실제로 디피 세계관 내에서는 유도 유망주로 손꼽히던 조석봉과 비슷하거나 다음 가는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동체시력이 발달됐는지 눈썰미도 좋다. 한번 쓰윽 본 것을 잘 기억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탈영병들의 위치를 추적하곤 한다. 시즌1 말미에 이르러서는 일병으로 진급한다.

한호열(구교환) 상병은 본 작의 주인공이다. (한호열의 역할과 활약으로 봤을 때 '디피1'의 주인공은 사실상 두명이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안준호가 압도적인 신체능력과 눈썰미를 기반으로 한 추리능력이 뛰어나다면, 한호열은 공감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실리적인 성격이 가미된 종합적인 상황판단 능력이 발군이다. 그런 점에서 서로의 약점을 잘 보완해 줄 수 있는 콤비라 볼 수 있다.

실제로 한호열은 꽤나 융통성 있는 편이다. 마냥 정의로운 안준호와 달리 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하고, 탈영병 부모님이 자신의 아들을 찾는 데 사용하라며 건넨 돈도 척척 받는다. 그렇다고 한호열을 나쁘다고 볼 수 없는 게 이런 행동들이 모두 선한 목적을 따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보통 1년 터울의 군번을 부자관계로 치므로, 안준호와는 부자군번관계다. 그래서 한호열 입장에서는 안준호가 아들인 셈이 되고, 누구보다 진심으로 잘 챙겨줬다.

박성우(고경표) 상병은 안준호가 처음 디피조의 조원이 됐을 때 조장이었다. (당시 한호열은 부상 때문에 군 병원으로 후송된 상태였다.) 구청장에 도전하는 정치인 아빠를 둔 금수저 출신으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뺀질이 스타일이다. 즉, 정의로운 안준호와는 상성 자체가 너무 안좋았기에, 관계가 결국에는 파국에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탈주한 신우석 일병의 감시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순간을 놓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안준호가 박성우를 개 패듯이 팼다.

허기영(박세준) 일병은 헌병대 수사과 소속의 속보병이다. 보직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일반 부대로 치면 행정계원인 작전병이라 할 수 있다. 부대마다 한명씩은 꼭 있는 똘똘이 포지션이다. 뭔가 냉소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준호를 챙겨준다. 베이컨이 추가된 빅맥과 맥너겟 6개면 어려운 부탁도 척척 들어준다. 자신을 조련하려는 듯한 안준호가 내심 못마땅해하면서도, 머스터드소스를 챙겨 오라는 모습으로 봤을 때 꽤나 실리적인 성격인 듯싶다.

② 박범구 중사, 임지섭 대위, 천용덕 중령

박범구(김성균) 중사는 헌병대 수사과에 소속된 군무이탈담당관이다. 병 출신 부사관으로 맞기 싫어서 간부가 됐다는 그의 고백이 등장한다. 그런 것치고는 진급과 실적에 꽤나 신경 쓰는 모양새다. 진급에서 계속 물먹고 있으며, 실제로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탈체포조 병사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매력적인 간부다. 이는 본인 스스로가 병생활을 해봤기에 이들의 심리를 꽤 차고 있는 탓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시비를 터는 임지섭 대위에게 한방 먹일 정도로 강단이 있다. 실제로 전역을 얼마 앞둔 말년 중사는 절대 건드리는 게 아니다. 어차피 군대 내에서는 더 이상의 미래가 없는 이들이 어떤 식으로 폭탄을 던지고 자폭할지 모른다. 물론 박범구도 직속 인사권자인 헌병대장에게는 각을 세우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범구 역시 한호열과 마찬가지로 실리적인 타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임지섭(손석구) 대위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 군인이다. 대위임에도 불구하고 헌병대장의 보좌관으로 차출됐다. 보통 소령 계급이 해당 직책을 수행하는 만큼 소령 임관을 앞둔 소령(진) 일 가능성이 높다. '디피1'에서는 사실상 빌런에 가깝다. 박범구와 쓸데없는 상명하복 문제로 시비를 일으키는가 하면, 휴가가 있는 디피조를 불러 일을 시키기도 한다. 물론 서사의 말미에서는 갱생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시즌2에서 거의 다른 사람 수준으로 돌변한 그가 어느 정도 이해되기는 한다.

천용덕(현봉식) 중령은 헌병대장을 맡고 있다. 참고로 헌병대장은 헌병대의 장이라는 뜻으로 장성인 대장과는 거리가 멀다. '디피1'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가진 간부로 등장하는 만큼 그의 역할은 굉장히 돋보였다. 평소에도 전병력 특급전사화를 실행하는 등 그 역시도 승진에 목을 맨 모습이었다. 조석봉 일병이 탈영하자 헌병특임대에게 실탄을 무장시켜 대응하는 등 완전히 폭주하기도 한다. (실제 현실에서는 중령급에서 절대 이렇게 대응할 수 없다.) 결국 보직해임당하고 만다.

③ 황장수 병장, 조석봉 일병

황장수(신승호) 병장은 몇달 뒤에 전역을 앞두고 있다. 왕고는 아니지만, 내무반 내 실세로 군림한 상태다. 온갖 가혹행위를 저질렀으며, 유약해 보이는 조석봉 일병을 주로 괴롭혔다. 하지만 당당하던 그도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자, 사장의 갑질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조석봉 일병이 탈영하고, 그를 죽이러 왔을 때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는 그의 절규를 많은 군장병들이 주의 깊게 들어야 될 것이다. 신승호 배우의 연기가 정말 리얼했다.

조석봉(조현철) 일병은 누구보다 착한 사람이다. 원래는 유도 유망주였지만, 미술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 자연스럽게 그가 무슨 오타쿠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디피 세계관 내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자다. 신승호 병장이 전역한 뒤에도 다른 선임들이 계속 가혹행위를 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쥐어팬 뒤 탈영했다. '수통도 안바뀌는데, 무슨.. (군대가 바뀌겠냐)'이라는 그의 절규만큼은 정말 공감됐다. 목숨을 스스로 끊으려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안준호가 막아서 가까스로 살았다.

④ 신우석 일병, 최준목 일병, 정현민 일병, 허치도 병장

신우석(박정우) 일병은 선임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군부대에서 탈영한다. 이후 모텔을 전전하며 술집에서 일하는데, 진상고객들에게 당하는 게 군대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다. 안준호가 번개탄을 피울 수 있는 라이터를 건네는 참사가 벌어진 데는 박성우가 탈영병의 신상을 살펴볼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안준호는 디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참고로 신우석의 누나인 신혜연은 시즌2에서 군인원 보호센터의 간사로 등장한다.

최준목(김동영) 일병은 코 고는 소리가 심해 같은 내무반 선임들에게 방독면에 씌워진 상태에서 물을 집어넣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 탓에 늘 졸음에 잠겨 있어 뭘 해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부대를 탈영했지만, 트라우마 때문에 낮에도 계속 잠을 자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래서 늘 지하철 종점에서 발견됐던 것이다.) 국방부나 부대 내 간부들이 이 정도의 가혹행위도 막지 못했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이를 근절시키는 게 쉽지 않다. 결국 디피조에게 잡혀 복귀한다.

정현민(이준영) 일병은 다른 병사들과 달리 그저 부대로 복귀하기 싫어서 휴가가 끝난 뒤 미복귀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가혹행위를 당할 만큼 약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입이 걸걸하고, 아빠와 여친의 등골을 뽑아 먹을 정도로 성격 자체도 악랄한 편이다. 여성전용 바에서 근무한다는 정황으로 봤을 때 인물이 수려하고, 복싱실력도 거의 안준호급으로 뛰어나다. 그래서 그런지, 그를 추적하는 에피소드만큼은 유일하게 우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되레 정의구현을 하는 느낌이랄까?

허치도(최준영) 병장은 유일하게 부대 내 가혹행위가 아닌 개인의 가정사 때문에 탈영했다. 할머니가 거주하던 달동네가 재개발 지역으로 결정되고 철거가 시작되자, 그녀를 요양병원으로 보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했을 뿐만 아니라 군대 복무 중에는 꽤나 위험하다고 알려진 헬기 레펠에도 계속 참여했다. 2달만 더 일하면, 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낼 수 있다는 말에 디피조는 그를 체포했음에도 그를 놔주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