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7월 9일 0시부로 베트남 호치민에 총리 지시령(이하 총리령) 16호가 발동되었습니다. 총리령 16호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도시봉쇄에 준하는 락다운(lockdown)에 가까운 조치입니다. 이번 락다운 조치는 작년에도 실행됐었지만, 상당히 다른 부분들도 많으므로, 미리 확인해두시길 바랍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총리령 16호는 작년에도 발동된 적이 있으며, 정확히 2020년 4월 1일부터 4월 22일까지 총 22일동안 실행됐습니다. 최초 15일 실행을 선포한 뒤, 이후 7일을 연장했습니다. 이번에 실행된 총리령 16호 역시 7월 9일부터 23일까지 일단 시작은 15일동안 실행됩니다. 다만, 현재 호치민의 긴급한 상황으로 봐서는, 작년보다 길면 길었지, 15일 안에 끝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소한 한달은 지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총리령 16호가 뭔데, 도대체 이 난리인가?
총리령 16호는 베트남 정부가 현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비장의 카드이며, 상당히 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조치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코로나 확진자 대확산이 호치민에 발생되기 직전에 북부지역에 있는 하노이를 포함한 박장성(Bắc Giang), 박닌성(Bắc Ninh)과 같은 산업단지 등에서 대규모 확산이 먼저 일어났습니다. 당연히 경제수도인 호치민으로 확산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으나, 호치민시 인민위원회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한단계 낮은 총리령 15호를 꾸준히 지속했고, 결국 이번에 총리령 16호를 적용한 것입니다.
사실 총리령 15호는 공식적으로 지난 2021년 5월 31일부터 6월 19일까지 총 20일동안 실행됐으며, 고위험 지역인 고밥군과 12군 등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16호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지난 2021년 6월 20일부터 총리령 15호에 추가적으로 ① 작업자간 1.5m 거리두기와 ② 보건부 5K운동(거리두기, 마스크착용, 개인소독, 모임금지, 건강신고)을 추가한 인민위원회 지시령 10호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확진자 급증을 늦추지 못했고, 결국 7월 7일과 8일 양일간에 치러지는 국가고등학교시험(수능)이 마무리되자, 총리령 16호 실행을 발표했습니다.
추가 업데이트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기존 총리령 16호 대신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12호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12호는 총리령 16호+라고도 불리며, 기존 총리령 16호를 강화한 방역안입니다. 기존 총리령 16호와의 차이점은 일주일 동안 외출을 2회로 통제하는 안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방법은 다른 성(省)에서도 이미 실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호치민에도 적용될거라 예상됐습니다. 현재 확진자수 증가가 전혀 움츠러들 기미가 없어 보이는 관계로, 최소한 한달은 추가적으로 더 실행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7월 26일부터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12호가 적용되는 8월 1일까지 호치민에서는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선포됐습니다. 마트 역시 오후 5시까지만 운영가능하기 때문에, 통행금지시간에는 식료품 구매도 불가능합니다. 오직 응급상황 혹은 방역업무에 관련된 활동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속에 적발되면, 1,000,000동~3,000,000동의 범칙금이 부과되며, 단속에 불이행 시에는 연행될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8월 2일부터 8월 15일까지 2주동안 추가적으로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12호(총리령 16호+)가 연장될 예정입니다. 대상은 호치민을 포함한 남부지역 총 19개 성(省)과 시입니다. 특별히 완화된 조치가 전혀 없으므로, 야간통행금지 등은 계속 지속됩니다. 앞으로 호치민을 포함한 남부지역은 운명공동체처럼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교민분들이 느끼시겠지만, 현재 상황이 한두달 안에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연말 혹은 내년 음력설까지 지속될 것을 염두해주시길 바랍니다.
호치민(Hồ Chí Minh), 빈즈엉(Bình Dương), 동나이(Đồng Nai), 껀터(Cần Thơ), 빈프억(Bình Phước), 떠이닌(Tây Ninh), 바리아-붕따우(Bà Rịa-Vũng Tàu), 띠엔장(Tien Giang), 롱안(Long An), 빈롱(Vĩnh Long), 동탑성(Đồng Tháp), 벤쩨(Bến Tre), 허우장(Hậu Giang), 안장(An Giang), 박리에우(Bạc Liêu), 속짱(Sóc Trăng), 짜빈(Trà Vinh), 까마우(Cà Mau), 끼엔장(Kiên Giang)
8월 16일부터 총리령 16호+가 1달동안 추가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기간에 따라 8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를 1단계, 9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를 2단계로 구분해서 운영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시점인 9월 15일까지 호치민 내 코로나 확산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2단계로 구분해서 운행되는 정책은 8월 23일부터 사실상 폐기됐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다낭은 8월 16일 8시부터 8월 23일 8시까지 말 그대로 전면적인 락다운에 돌입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집안에 체류하고 있어야 되며, 외출이 사실상 금지되었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려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항공권을 소지하신 분들이 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은 계속 허락될 예정이기 때문에, 출국하는 데는 문제없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사실상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다낭에서 실행됐던 외출 전면금지 조치가 호치민에도 적용됩니다. 심지어 군대가 투입되는 만큼 정말 강력하게 통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적용시기는 8월 23일 0시부터 9월 6일까지 15일동안 실행될 예정입니다. 군대가 동원되는 표면적인 이유는 시민들의 식량수급을 돕기 위함이라지만, 사실상 현재의 경찰력만으로는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유통기한이 긴 식료품과 물, 의약품을 사전에 매우 넉넉히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통제의 가장 주요한 부분은 각 지역에 따라 위험단계가 그린존, 옐로우존, 레드존 등으로 구분된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레드존으로 구분된 지역은 투득시(2군, 9군, 투득군), 8군, 12군, 고밥군, 빈떤군, 빈탄군, 빈짠군, 혹몬현이며, 해당 지역에서는 외출과 배달이 전면적으로 차단됩니다.
기존 총리령 16호+가 9월 15일까지 연장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총강력 통제가 내년 음력설까지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다가올 10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의료시스템은 이미 진작에 붕괴돼서, 일단위 확진자가 무려 15,000명, 사망자 역시 400명에 달할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률마저 여전히 낮기 때문에 무리하게 경제재개를 선언했다가 무슨 역풍을 맞을지 모릅니다. 다만, 취약계층들이 통제로 인해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지속되고 있는 만큼, 어떻게든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 같습니다.
총리령 15호 vs 총리령 16호
베트남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된 각종 지시령이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낮은 총리령 19호는 대규모 야외활동을 할 수 없을 뿐 사실상 평상시와 다름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총리령 15호 역시 평소보다 좀 갑갑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그렇게 힘들진 않습니다. 하지만 총리령 16호는 모든 사람들이 집안에만 머물 것을 강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경찰들이 외출을 통제하고 적절치 않은 사유일 경우 벌금을 매기므로 굉장히 곤혹스럽습니다. 당연히 성(省)과 성간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난 2020년에 실시된 총리령 16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벌금을 굉장히 강하게 부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 불필요한 외출 혹은 2m 간격 미유지,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1,000,000~3,000,000동, ⓑ 공공장소에서 3인이상 집합하거나 불필요한 서비스업을 운영한 경우 10,000,000~20,000,000동, ⓒ 건강신고 미이행시 5,000,000~10,000,000동, ⓓ 호치민 출입관련 운송수단 이용시 방역수칙을 미이행한 경우 최대 40,000,000동의 범칙금을 물릴 예정입니다. 이 정도면 베트남인 입장에서는 징벌적 범칙금이기 때문에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 예상됩니다.
다만, 굉장히 아쉬운 점이 그랩푸드와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마저 막아버렸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박장성, 박닌성처럼 정기적으로 배달기사 분들을 PCR 검사시키는 것이 장기간 통제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일 텐데, 그만큼 당장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총리령 16호 실행 직전 2021년 7월 7일,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62개 성에 공문을 보내, 호치민에서 출발한 사람에 대해 7일동안 자가격리하는 것과 코로나 검사를 3번 실행하는 것을 건의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호치민에 몰려 있는 확진자들이 이번 총리령 16호 실행을 통해 각 성으로 흩뿌려질 수 있으니, 사전에 미리 대비하라는 경고를 공식적으로 보낸 셈입니다.
누군가는 이번 총리령 16호 때문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베트남 전역에 퍼질 것이라 예상하지만, 이미 호치민의 의료시스템이 200% 이상 가동되고 있음에도 전혀 진전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더이상 밍기작거리며 아예 붕괴되는 것을 자초하기보다는 부담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측에서도 이번 사태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을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현재 운용 가능한 경찰력으로 확산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군대가 동원될 수도 있는데, 정말 그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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