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해, 드라마 '빅마우스'는 재밌다. 요새 타율이 너무 떨어지는 이종석 배우가 출연해 처음에는 시청하는 것이 주저됐는데, 6회까지 봐보니 수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단 서사와 설정이 흥미롭다. 현실에서는 착하디 착한 승률 낮은 변호사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스스로 범죄자로 각성해간다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그런 점에서 순수하기에 더욱 잔인해질 수 있는 아이 같은 이미지의 이종석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빅마우스'는 현재 MBC 금토 9시 50분에 방송되고 있다.
빅마우스 뜻
드라마의 제목도 재밌다. 빅마우스(big mouth)와 빅마우스(big mouse)가 동일하게 발음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원래는 허풍쟁이에 불과한 빅마우스(big mouth) 이종석이 거물급 범죄자인 큰쥐, 빅마우스(big mouse) 행세를 한다. 이 과정에서 교도소 소장을 비롯한 각종 빌런들이 그가 정말 거물급 범죄자가 맞는지 의심하는데, 이들을 속이는 과정이 흥미롭다. 물론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이 애초에 주인공이 천재인 동시에 오랫동안 계획을 설계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각종 사건들의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진짜 빅마우스가 준비했다는 점이 스릴감 넘친다.
빅마우스 등장인물 소개
① 박창호 변호사
따라서 드라마 '빅마우스'는 현실에 기반한 판타지 같은 느낌이다. 유약하기 그지없던 변호사의 한마디 말에 교도소 내의 모든 죄수들과 간수들이 벌벌 떠는 모습은 사실 중이병스러운 것이 맞다. 근데 유치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순수한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랄까?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던 환상이 눈앞에서 실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본능을 이종석이 제대로 연기하면서 드라마를 그야말로 멱살 잡고 캐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순둥하고 병약한 이미지지만, 힘을 줘야 될 순간에는 누구보다 잔인해 보이는 그의 이중적인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드라마를 제대로 몰입하게 만든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 순간 생존을 위한 미션이 주어지는데, 때로는 진짜 빅마우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스로 빅마우스 행세를 하면서 이를 극복해간다. 짜릿하다.
② 고미호 간호사, 고기광 사무장
임윤아 배우는 배우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융프로디테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외모는 누가 봐도 여배우상이다. 다만, 소녀시대로서 너무 큰 성공을 한 것이 도리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실에서 소녀시대 센터로 활약하던 이미지를 당최 지울 수가 없다. 서현진 배우처럼 소속됐던 걸그룹이 아예 폭망해 존재감이 없는 상태에서 여배우로 데뷔하는 게 차라리 이질감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임윤아가 연기에 대한 확실한 열정이 있다고 느껴지는 게, 그녀의 필모를 살펴보면, 정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쌓은 내공 덕분인지 이제 더이상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에 맡은 고미호 간호사는 누구보다 남편인 박창호 변호사를 믿으며, 교도소가 아닌 현실에서 그를 돕는다. 여장부 같이 당찬 성격은 어디서 본듯한 클리셰 같지만, 그래도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사위의 사무장으로 일하는 고기광 역은 중견배우 이기영이 맡았다. 중량감 높은 배우가 주는 힘이 참 큰 것 같다.
③ 공지훈 사장, 최도하 시장
주인공과 싸우는 빌런으로 공지훈 사장이 등장한다. 아마도 중간보스 같은데, 포스가 워낙에 좋아서 그런지 마치 끝판왕 같은 느낌이다. 양경원 배우가 연극판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쌓은 짬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연극배우 특유의 살짝 과장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캐릭터의 성격처럼 비치는 느낌이다. 악당임에 분명하지만, 뭔가 찡한 면모가 있어서 은근히 응원하게 된다.
최도하 시장 역은 김주헌 배우가 맡았다. 역시나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하는 내내 편안함을 느꼈으며, 중후한 목소리가 멋있다고 생각됐다. 공지훈 사장의 아버지가 드라마 '빅마우스'의 끝판왕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공지훈과 경쟁하고 있다. 능력은 공지훈 사장을 압도하지만, 출신 때문에 계속 무시당해왔던 과거 때문에 구천병원에서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의 폭로를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 편인지, 악당 편인지 알 수 없는 가면을 쓴 캐릭터다.
④ 박윤갑 교도소장
정재성 배우의 이름은 낯설겠지만, 다수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관계로 아마 낯익은 얼굴일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악역으로 호연을 펼치고 있다. 교도소장인 관계로 박창호 변호사를 대놓고 견제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함께 출연하는 장면들이 많은데, 케미가 괜찮은 듯한 느낌이며, 존재감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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