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좀비버스 출연진, 대본, 몇부작, 결말 (+이시영 단발)

웹예능 '좀비버스'는 우리에겐 흔한 코미디 버라이어티다. 제작진 측에서 큰 틀의 상황을 주기 때문에 '무한도전'과 '런닝맨' 같은 예능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출연자들 스스로가 각자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점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라고도 볼 수 있다. 확실히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K좀비와 기존에 검증된 포맷을 따르는 만큼 평균 이상의 웃음타율은 나온다.

이상하게도 넷플릭스가 내놓은 예능들은 하나같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제작진의 연출과 출연자들의 연기가 대체로 너무 과장되고 경직됐다고나 할까? 모두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좀비버스' 역시 이러한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시골마을로 넘어간 순간부터 장르가 방탈출물에서 시트콤으로 급격하게 변한 부분은 정말 아쉬웠다. 실제로 이 때문에 대본이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너무 작위적이었다.

다만, 주어진 설정 자체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고 자세하다고 생각하면,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시골마을에 도착한 일행이 장례식장에서 저녁을 먹고,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다 온몸이 결박되는 순간까지가 애초에 연출이었다는 것이다. 문득 '대탈출' 시리즈가 생각난다. '대탈출'도 시즌1만 해도 꽤나 어색했지만, 시즌이 거듭됨에 따라 출연자들이 장르에 최적화되면서 엄청난 재미를 만들어냈다.

아쉽게도 '좀비버스'는 시즌2가 이어지기엔 서사 자체가 너무 조악하다. 더 이상 풀어낼 이야기 자체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한 8부작으로 작품 자체의 생명이 끝날 확률이 높다. 물론 '좀비버스'라는 제목 자체가 좀비와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만큼 시즌1의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뒷이야기를 그려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 너무 노잼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제작진의 철저한 준비만큼은 분명 칭찬하고 싶다. 세트의 규모가 기존과 남다를 뿐만 아니라 연출 역시 꽤나 볼만했다.

넷플릭스 좀비버스 출연진, 스토리, 결말 총정리

① 유희관

유희관은 두산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무려 100승을 달성한 좌완투수다. 은퇴한 이후에는 해설가와 방송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개성 있는 외모와 선수시절부터 전혀 흠잡을 때 없는 훌륭한 인성으로 잘 알려졌다. 이번 '좀비버스'에서는 극 초반 마트에서 박나래를 구하려다 좀비에게 당하고 만다. 아예 사망에 이르렀을 정도로 크게 당했기 때문에 바로 좀비화가 진행됐으며, 실제로 극 말미에 좀비로 등장한다. 이는 꽈추형과 박나래가 반좀비 상태로 거의 모든 에피소드를 클리어한 것과 대비된다.

② 조나단

조나단은 유희관, 덱스와 함께 뛰어난 힘캐로서 대활약을 했다. 시골마을에서 츠키가 마을 사람들에게 포박당하자, 좀비로 위장해 그녀를 구출하려 했다. 하지만 이때 실패하는 바람에 좀비가 되고 말았다. 굳이 따지자면, 유희관보다는 덜 심하게 당했지만, 꽈추형과 박나래보다는 심하게 당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빠르게 좀비가 된 것이다. 김살만(김병만) 기자가 운영하는 기지에서 일행들에게 버림받는다.

③ 꽈추형, 박나래

비뇨기과 의사로 유명한 꽈추형은 일행 입장에서는 힐러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역시도 좀비에 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지주로서 어느 정도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유희관과 마찬가지로 박나래를 구하는 와중에 감염이 된다. 반좀비는 좀비가 공격을 하지 않기에 나머지 일행들이 할 수 없는 미션들을 대신 해결해주기도 한다. 박나래와 달리 다른 일행들의 탈출을 전적으로 도와준다. 결국에는 좀비가 되고 말았다.

박나래는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로서 현실감이 전혀 없다. 즉, 짜증을 유발하는 발암 캐릭터였다. 이런 캐릭터는 긴장감 있는 서사 전개를 위해서라면 무조건 존재해야 된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가 이런 캐릭터가 되기로 자처했다면, 매우 영리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좀비버스'는 예능이다. 마냥 착하기만 하면, 노잼이 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박나래 같은 캐릭터가 극적인 갈등을 일으켜야 보는 재미가 있다. 꽈추형과 함께 반좀비가 되었으며, 자신에게 이기적으로 굴었던 노홍철에게 복수한다.

④ 노홍철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사기꾼 같은 캐릭터다. 다만, 촬영 자체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된 만큼 실제 그의 성격도 적잖게 섞였다. 실제로 그는 겁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위험한 미션이 있으면, 어떻게든 자신이 맡지 않으려 온갖 변명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살짝 분노가 치밀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그의 활약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해낸 것들이 많다. 좀비가 되기 직전의 박나래가 놀이동산 대관람차에서 일행들을 향해 복수하기로 마음먹음에 따라 노홍철이 당하고 만다.

결말에 대한 해석이 살짝 분분한데, 확실한 팩트는 노홍철은 이미 놀이동산에서 좀비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의식을 가진채 살아있다는 점에서 뭔가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아마도 영구적으로 반좀비 상태가 되었기에 춤을 추며 좀비들 사이를 종횡무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⑤ 딘딘, 츠키

딘딘은 행동대장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행동대장이 된 딘딘은 꽤나 많은 활약을 펼친다. 사실 행동대장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노홍철과 비슷한 야비(?)한 캐릭터였다. 아마도 노홍철과 캐릭터가 너무 겹친 탓에 스스로 대범한 캐릭터로 변신한 게 아닐까 싶다. 냉철하게 상황판단을 하기 때문에 차갑다는 인상이 있다. 츠키와 함께 구조선에 오르는가 싶었지만, 반전으로 참치를 잡는 원양어선에 타게 됐음이 밝혀졌다. 어쨌든 생존을 해낸 5인(덱스, 이시영, 츠키, 파트리샤) 중에 한명이 됐다.

츠키는 아이돌 빌리의 일본인 멤버다. 귀엽고 세련된 인상과 더불어 한국어를 상당히 잘하는 탓에 프로그램에서 쩌리가 되지 않고, 잘 녹아들 수 있었다. 온몸을 내던지는 투혼을 자주 선보였기에 굉장한 호감이었다. 놀이동산 대관람차에서 자신과 딘딘을 구하기 위해 좀비로 변하기 직전의 박나래에게 노홍철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딘딘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 듯싶었지만, 참지잡이 원양어선에 탑승하게 된다.

⑥ 덱스, 이시영, 파트리샤

진짜 최종 생존자는 덱스와 이시영, 파트리샤라고 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덱스는 리더였다. UDT 출신인 만큼 피지컬적으로 확실히 남다른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시골마을에서 츠키를 구하기 위해서는 도르래의 구조상 덱스가 무조건 좀비가 됐어야 맞지만, 이를 완력으로 극복해 내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다. 여기에 마지막 구출선에서 이지영과 파트리샤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몸을 내던지는 모습도 멋있었다. 다만, 요새 너무 비슷한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이제는 살짝 식상해지려고 한다.

이시영은 부리더다. 복싱을 하고 있는 만큼 체력적으로 굉장히 우월한 편이었다. 여성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피지컬이었으며, 남녀를 통합해도 덱스 다음 순이 아니었을까 싶다. 따뜻한 마음 때문에 극 초반만 해도 감정적인 결정을 자주 내렸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을 직시하게 됐고, 이후에는 꽤나 냉정한 판단도 자주 내렸다. 따라서 반좀비가 된 박나래의 원성을 살 수도 있었지만, 워낙 노홍철과 딘딘이 차갑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복수를 피할 수 있었다.

파트리샤는 큰 활약이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활약이 없었다고 하기엔 그녀 역시 여러 에피소드들을 캐리했다. (따라서 애초에 파트리샤 자체가 스타성이 없기에 인상적이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송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것을 보면, 그녀 역시 그녀만의 매력이 있나 보다.) 마지막에 그녀가 구조선에 오르지 못하는 바람에 덱스와 이시영까지 탈출을 못하는가 싶었지만, 이 때문에 도리어 진짜 구조선에 탈 수 있게 됐다. 트롤링이 우연찮게 캐리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