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들어서 왜 이렇게 중국에서나 벌어질 법한 상식이하의 사건사고들이 자주 발생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였다면, 그나마 그러려니 싶겠는데, 사건들 대부분이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안전을 경시해 자초한 문제들이라는 점에서 정말 화가 난다. 이번에 발생한 베어스타운의 리프트 역주행 사고 역시 아직 결론은 안났지만, 결국 인재(人災)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스키장의 리프트가 반대로 도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도 안된다. 기계이상으로 인해 리프트가 역주행했다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베어스타운 측은 평소 리프트에 대한 안전점검을 게을리했다는 원죄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더 큰 문제는 리프트가 무려 10여분 가까이나 역주행되도록 방치됐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여러가지를 추론해볼 수 있는데, ① 비상정지장치 자체가 애초에 없었거나 혹은 ② 비상정지장치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③ 담당자인 안전요원이 제때 대응하지 못해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안전요원이 문제였다면, 평소 긴급상황에 대한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당시 업무에 집중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 총정리
뉴스를 통해 확인한 사고영상을 보면, 처참하기 그지없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수십kg에 달하는 리프트가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며 이전 리프트들과 연쇄충돌을 일으켰다. 너무 빨리 뛰어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기다란 스키 플레이트에 걸려 넘어졌고, 무서워 미쳐 뛰어내리지 못한 사람들은 승강장 끝자락에 와서 엎어지듯 떨어졌다. 이전에 떨어진 사람들과의 충돌도 계속 발생했다.
정말 많은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리프트가 적체되는 곳에 모여 더이상 움직이지 않도록 지지하거나 추락한 승객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부축하는 역할을 자발적으로 수행했다. (이런 1등 시민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리프트에 타고 있던 승객 100여명 중에서 30여명은 승강장 근처에서 몸을 던져 뛰어내렸고, 나머지 61명은 공중에서 무려 1시간이 넘게 매달려 있었다. 이후 119 응급구조대원들이 와서 모두 구조해냈고,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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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자 코스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길래, 그나마 아이들이 많지 않았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제법 아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않길 기도할 뿐이다.)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아이들도 뛰어내려 엎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피꺼솟했다.
개인적으로 모든 피해자 분들이 베어스타운 측을 상대로 고소하고, 적극적인 피해보상을 요청하길 바란다. 추후 경영진들이 어떤 식으로 재발방지를 약속하는지에 관해서도 주목해야 된다. 베어스타운하면 사실 좀 생소한데, 의외로 대기업인 이랜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정확하게는 이랜드의 계열사인 이랜드파크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랜드 그룹 자체가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돌발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개인투자자들은 없을거라 생각된다.
사실 2021년 기준 재계순위 38위나 되는 대기업 이랜드가 상장을 하지 않고 있는 데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경영방식 때문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 중에 유일하게 상장된 회사가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이월드다. 예전에 나름 유명했던 대구의 C&우방월드인 이월드는 인수를 통해 이랜드 그룹사로 편입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상장했다고 보기 어렵다. 암튼 재수가 없으면, 엉뚱하게 별 관계없는 이월드가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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