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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게임

삼성가노 뜻, 유래 총정리 (+여포는 몽골인일까?)

by 쉼 표 2023. 4. 22.

한때 '삼성가노'라는 사자성어가 정치권에서 회자됐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무슨 삼성그룹과 관련된 용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삼국지에서 유래됐던 사자성어였다. 삼국지에 진심인 나조차도 잘 몰랐던 사자성어이니, 이번 기회에 한번 익혀보도록 하자.

 

삼성가노

 

삼성가노 뜻, 유래 총정리

삼성가노(三姓家奴)의 한자 뜻을 살펴보면, 3개의 성씨를 가진 집안의 노비라는 뜻이다. 세상에 성씨가 무려 3개나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배신을 밥 먹듯 했던 여포(呂布)는 해석에 따라서는 성씨를 3개나 가졌다고도 간주된다. 병주에서 군인으로 커리어를 쌓던 여포는 병주자사 정원(丁原)에게 발탁돼서 빠르게 성장한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여포의 배신을 일삼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정원의 양아들로 입적된 것처럼 묘사했다.

 

여포, 정원, 동탁, 장연, 장비

 

이후 동탁(董卓)이 정원과 황제 옹위와 관련된 이견이 생겨 전투를 벌일 때 여포는 정원의 편에서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다. 이때 동탁은 당시 최고의 명마라 불리던 적토마를 보내 그의 배신을 부추긴다. 지금으로 치면 적토마는 람보르기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명마를 타고 전투에 임하면, 일기토나 전투지휘 등에서 훨씬 용이하므로 단순한 이동수단 만으로 볼 수 없다. 즉, 무형의 가치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적토마가 얼마나 뛰어났던지, 인재 중에는 여포가 최고이고, 말 중에는 적토마가 최고라는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참고로 '인중여포 마중적토'라는 말은 비장(飛將)으로 유명한 여포가 흑산적들의 두목이자 역시나 비장(飛將)으로 유명했던 장연을 토벌하던 중에 나왔던 말이다. 비장은 말타기와 활쏘기에 능한 장수를 지칭했던 표현 정도로 보면 된다.

 

어쨌든 적토마를 받은 여포는 양아버지 정원을 죽이고, 동탁에게 투항한다. 동탁은 그런 그를 역시나 자신의 양아들로 삼는다. 따라서 연의기준으로 보면, 여포는 여씨(呂), 정씨(丁), 동씨(董) 가문의 아들이 됐던 셈이다. 이후 동탁 토벌전 때 호로관 전투에서 여포를 맞아 고전하던 연합군에서 장비가 뛰쳐나가며 그를 '삼성가노'라 비하한 것이 유래다. (소설에서 장비가 무식한 캐릭터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엄씨, 여씨(여령기), 초선, 왕윤, 진궁

 

여포는 병주출신인데, 병주지역이 오늘날 내몽골자치구 지역이라 몽골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마 원나라를 일궈낸 칭기스탄이 기마민족으로 유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만약 여포가 진짜 이민족 출신이라면, 분명 많은 한족들이 그의 출생에 대해 딴지를 걸었을 텐데, 딱히 그런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초선을 만나기 전에 엄씨와 결혼했으며, 딸인 여씨(=여령기)를 낳았다. 여령기라는 이름은 삼국지 게임으로 유명한 코에이(KOEI)에서 지어줬다.

 

중국의 4대 미인 중 하나인 초선은 사실 실존인물이 아니며, 정사에서 시녀로 등장한 사람을 모티브 삼아 소설에서 초선로 탄생시켜 왕윤의 딸로 만들었다. 따라서 미인계를 중심으로 한 초선의 연환계(連環計)는 나관중이 창작한 픽션이라 할 수 있다. 엄씨와 여씨(여령기), 초선은 여포의 책사인 진궁과 사이가 안좋았다. 진궁 덕분에 군벌로 성장할 수 있었던 여포가 진궁의 계책에 귀 기울지 않아 무너지게 된 셈이라 안타깝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대표가 '삼성가노'로 장제원 당시 비서실장을 꼽은 것은 그가 3명의 대선후보를 밀었기 때문이다. 장제원 의원은 실제로 ㉮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거쳐 ㉰ 윤석렬 대통령을 밀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준석 전대표는 그의 신념 없는 행보를 지적한 것이다. 고사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위트 있게 잘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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