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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게임

서량의 관중십장, 수하팔부 총정리 (+마등일가 최후)

by 쉼 표 2023. 4. 29.

후한말 량주(凉州)는 이민족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군대를 배치하던 국경지역이다. 말을 잘 다루던 이민족들과 대항하기 위해 량주의 군벌들 역시 기병을 집중적으로 양성시켰기에, 자연스레 량주지역은 품질 좋은 기병을 키우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그래서인지, 서량기병은 정사, 연의 가릴 것 없이 위나라의 정예기병인 호표기와 함께 굉장히 우수한 기병대 중 하나로 그 명성을 날렸다.

 

관중십장

 

관중십장 총정리

이 지역 군벌로 유명한 사람은 바로 동탁이다. 후한말 승상의 지위에 올랐던 동탁은 휘하 서량기병의 도움을 받아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동탁 사후 이각, 곽사, 장제, 번조 4인방의 시대를 거친 뒤, 마등과 한수를 포함 10명의 량주지역 태수들이 서량의 군벌로 성장했다. 이들 10명을 통칭해 관중십장(關中十將) 혹은 관중제장(關中諸將)이라 부르는데, 마등이 업으로 들어간 뒤부터는 장남인 마초가 마등의 세력을 물려받아 관중십장에 포함된다.

 

마등, 한수, 마초, 마휴, 마철

 

이들 관중십장들 중에서도 마등(마초)과 한수는 나머지 8명보다 확실히 더 강한 세력을 이뤘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연의에선 나머지 8명의 군벌들이 마치 한수의 수하장수들인 것처럼 묘사한다. 그래서 이들 8인을 수하팔부(手下八部) 혹은 기본팔기(旗本八騎)라 부르는데, 멤버로는 후선, 정은, 이감, 장횡, 양흥, 성의, 마완, 양추가 있다. 이들 8인은 코에이 삼국지 게임에서 하나같이 대략 60~70대의 통솔력과 무력을 지닌 B급장수 취급을 받는다. (실제로도 딱히 별다른 공적을 세운 적이 없기에, 어쩌면 이 정도도 과분하다.)

 

후선, 정은, 이감, 장횡, 양흥

 

마등은 사실상 마초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연의에서 마등은 남만을 정벌해 유명해진 후한(後漢)의 복파장군 마원의 후손이라는 점과 함께 후한의 부활을 위해 노력한 유비와 한배를 탔다는 이력 때문에 굉장한 고평가를 받았다. 마등은 208년 조정으로부터 위위라는 고위직에 임명되자 자신의 세력을 장남 마초에게 물려준 뒤, 차남 마휴와 삼남 마철을 포함한 나머지 200여명의 일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업으로 이주한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마등 역시 만만치 않은 영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나름 성공적이라 평가받던 동탁의 사례를 그대로 밟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세력을 고스란히 들고 조조에게 항복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적통인 장남 마초를 통해 자신의 뒤를 잇게 했다. 따라서 업에서 인질과 같은 생활을 하더라도 조조가 자신만큼은 손쉽게 건들지 못할 거라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초는 이후 211년에 조조와의 전쟁을 결정한다. 이유는 조조가 적벽대전의 패배를 기점으로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의 진출을 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장에도 한중의 장로를 목표로 대규모 군사를 일으키려는 징후가 계속 포착됐다. 이는 마초뿐만 아니라 당시 다른 량주지역 군벌들인 나머지 관중십장들 역시 공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마초는 아버지 마등과 의형제 사이였던 한수를 설득해, 나머지 수하팔부들과 연합해 중원으로 진출한다.

 

성의, 마완, 양추, 허저, 마대

 

마초는 조조를 상대로 동관전투, 위수전투 등에서 서로 호각을 다퉜다. 실제로 조조는 죽음을 당할 뻔한 위기에서 몇차례나 겨우 살아남았고, '마초가 죽지 않는다면, 내가 죽어도 묻힐 땅이 없겠구나'라고 한탄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궁지에 몰렸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조조가 이겼고, 이 과정에서 마초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중십장들이 살해당했으며, 일부만 조조에게 항복해 목숨을 겨우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212년 조조에게 반기를 들었던 마초를 대신해 마등의 모든 일가는 몰살당한다.

 

이때 마초는 아내와 자식, 그리고 사촌동생인 마대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을 모두 잃었다. 사실 마초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비극이지만, 소설을 읽는 독자입장에서 마초와 조조의 대립은 굉장히 재밌는 에피소드들 중에 하나로 꼽힌다. 죽음에 몰린 조조를 허저가 극적으로 구해내는 장면이나 마초와 허저가 목숨을 건 일기토를 펼치는 것도 박진감 넘치지만, 이전에 등장하지 않았던 얼음방벽이나 이간책 등과 같은 수준높은 계략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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