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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주식 매매시 자주 저지르는 실수 TOP 5 (+주식 실패담)

by 낭만쉼표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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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지난 11월 25일(수) 매매 중에 초안을 작성했으며, 금일 마무리해서 발행합니다. 오늘 정말 최악의 매매를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익절하긴 했지만, 탐욕과 공포를 넘어서지 못한 제 모습과 적나라하게 직면하고 나니, 정말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절대 과장 아닙니다.) 사실 지금 장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현재의 멘탈 상태로는 도저히 더이상 매매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놔버렸습니다.

 

 

일단 오늘의 매매를 아주 천천히 복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평소답지 않게 교과서에 나올법한(?) 고전적인 실수들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 주식을 시작하신 주린이 분들이라면, 참고하셔서 앞으로의 매매시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만의 매매방법

이전에도 공유한 적이 있는데, 저는 보통 1억원 전후의 예수금을 가지고 매매를 합니다. 보통 3~5% 정도만 먹고 나오는 단기투자를 많이 하는데, 1회에 500만원을 전후로 매수하며, 필요한 경우 한 종목(당) 하루에 3회까지만 분할매수를 합니다. 그 이상은 절대 매수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엑시트(exit)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대응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경험상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신이 아닌 이상 정확한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없기에, 최대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당일 혹은 익일에 익절하지 못했다면, 이후부터는 물타기와 존버를 합니다. 1년 넘게 보유했던 종목이 7년 동안 4번(삼성전자, YG엔터테인먼트, 하나투어, 셀트리온)이나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껏 팻 핑거(fat finger)를 제외하고는, 손해보면서 매도한 적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웬만해서는 신용을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급한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물리면 그냥 버팁니다. 제 느낌상 10번의 매매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이중에 3~4번 정도는 1~2달 이상 물타기를 하면서 보유하는 것 같습니다.

 

물릴 때 그냥 버틸 수 있는 근거는 해당 종목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목선정을 조금 비상식적(?)으로 합니다. 단타를 하는 분들이 차트, 수급분석을 주로 하는 반면, 저는 해당 회사의 재무분석과 산업분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른바 가치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하는 기업분석과 산업분석을 하는 건데, 이 과정을 통해 회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 그 순간부터 아이러니하게도 단타를 합니다. (이는 제 스스로 수급이 모든 이벤트를 앞서는 재료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혹은 적은 금액이라도 바로바로 수익실현을 하고 싶어하는 소심한(?) 제 성격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종목은 최대 3종목까지만 들고 있는데, 보통 2종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종목 선정시 전혀 다른 산업에서 종목을 하나씩만 선정합니다. 만약, 바이오 회사 중 1종목을 매수했다면, 다른 종목은 바이오와는 전혀 다른 산업군, 예를 들어 반도체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주가상승이 한개의 회사에 국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동종산업의 모든 회사들이 함께 움직이는 이벤트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리스크 분산차원에서 나눠둡니다. (따라서 셀트리온을 이미 담은 상태에서 다른 바이오 회사를 담는 것을 제 스스로 자제합니다. 물론 테마에 따라 진단키트, 백신, 치료제 등의 세부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는 크게 공감합니다.)

 

마지막으로 현금비중의 기준은 예수금의 20%인 2,000만원 입니다. 장이 아무리 좋아도 예수금의 10%는 항상 현금으로 남겨놓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장이 안좋을 때는 비중을 50% 까지 늘리기도 합니다. 현금을 종목으로 간주하는 발상을 오래전에 접했는데, 여전히 아주 좋은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저만의 매매방법을 지난 7년 동안 체계화시키면서,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왔는데, 오늘 드디어 비이성이 이성을 압도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뼈아픈 손절 아닌) 손절도 난생 처음 해봤는데, 지금 살짝 현타가 온 느낌입니다.

 

주식매매시 하게 되는 실수 TOP 5

① 개나 줘버린 목표주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대략 평단가 100,000원에 750주를 보유한 상태에서 목표가는 110,000원으로 잡고, 올해 주식배당을 받은 뒤 내년 초에 매도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104,000원까지 빠르게 상승하길래, 참지 못하고 익절을 해버렸습니다. (약 3,000,000원 수익) 이후 VI가 발동하면서 급등하는 것을 보니, 110,000원까지 기다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면서, 만약 그때 매도를 안했다면, 지금 10,000,000원의 수익을 남겼을 테니, 왠지 7,000,000원을 손해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승은 15%가 넘어갔고, 세력이 단주매매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뭐에 홀린 듯 매수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 치료제 긴급승인과 ⓑ 코스피 이전상장이라는 '패러다임 쉬프트' 수준의 대형호재가 있었기에, 올해 중으로 최소 한차례는 단기급등이 있을거라 예상했었는데, 그 시기가 너무 빨리와서 어버버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주가가 선행성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나 기대보다 한박자 빠르게 호재가 반영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② 뭐에 홀린 듯 시작한 급등주 따라잡기

급등주 따라잡기를 이전에 1차례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운이 좋게도 400,000원의 수익을 남겼습니다. 그 작은 성공의 경험이 이번에는 완벽한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금비중 20%를 지켜야 된다는 원칙을 제외한 모든 매매 원칙을 어긴 상태에서 200주씩 계속 사고파는 과정이 이어졌고, 어느새 실현한 수익이 총 8,000,000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③ 상한가에 치닫고 있었는데, 멈추지 못한 추매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25% 상승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제약이 상한가(30%)를 찍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기에, 결국 셀트리온 3형제가 상한가를 찍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매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200주씩 사던 패턴을 저버리고, 대범하게 400주를 대략 124,000원에 매수했습니다. 초조하게 상승을 기다리던 중, 갑작스런 급락이 시작됐습니다. 기존에 쌓여있던 매수대기물량(허매수)이 싹 사라지고, 5분동안 주가가 10% 가까이 흘러내리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급락

 

④ 의도치 않게 발생한 실수, 팻 핑거

주가가 10% 떨어지는 와중에 일단은 200주라도 매도하려고 급하게 매도버튼을 누르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매수체결을 해버렸습니다. 이런 실수는 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일어나는지.. (옆에 있던 친구 말로는 제가 비명에 가까운 '억' 소리를 냈다고 하는데, 도통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총 600주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어찌해야 되나 싶었습니다. 전량매도를 하자니 대략 수익의 60%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2차 하락이 시작됐습니다.

 

데드캣바운스 예시

 

⑤ 2차 하락시 놀란 마음에 뇌동매도(뇌동매매)

115,000원~118,000원 사이를 횡보하던 주가는 114,000원을 깨러가기 시작했고, 이때마저 놓치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며, 시장가에 전량매도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확인해 본 최종수익은 처음과 비슷한 2,853,563원이었습니다. 1시간 동안 급등하는 주식을 추격매수하며 수익실현했던 5,000,000원이 그대로 다시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정말 열받는 점은 그후 단 10여분 만에 117,000원까지 회복했다는 것입니다. (1분봉으로 어느 정도 데드캣바운스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못한 걸 보니 냉정함을 모두 잃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전량매도

 

이번에 급등주 따라잡기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너무 많이 지쳤습니다. 단타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주식 전문가들이 매수보다 매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합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선취매를 말씀하시며, 미리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쉽지 개인투자자가 그런 종목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솔직히 몹시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역시 그동안 매도를 할 때 더 많은 고민을 했는데, 오늘은 이래저래 매매 자체가 너무 후회됩니다. 주린이 분들은 저 같은 이런 급등주 따라잡기를 웬만하면 자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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