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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JW중외그룹 지배구조, 계열사 현황 (+JW홀딩스)

by 쉼 표 2021. 3. 31.

최근에 코스피 상장사인 JW홀딩스와 JW생명과학이 외부감사에서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하루동안 매매가 정지됐습니다. 특히 JW생명과학은 세우글로벌과 함께 관심을 갖고 살펴온 종목인지라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코스피 상장기업이나 유명한 중견기업들 역시 이제는 감사보고서의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새로 개정된 신외부감사법, 일명 신외감법이 얼마나 빡빡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예전과 같은 누이좋고 매부좋은 부도덕한 공생관계는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나 놓친 것이 있을까 싶어, 이번 기회에 JW그룹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JW그룹이라고 하면 좀 생소할 수 있지만, 중외그룹이나 중외제약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지난 1945년, JW중외제약의 모태가 되는 조선중외제약소가 설립되었습니다. (참고로 조선중외제약소는 일본의 유명한 제약회사 중 하나인 쥬가이제약(中外製薬)의 경성지점이었습니다. 광복 직전에 일본이 남기고 떠난 이곳을 한국인이 인수해서 조선중외제약소가 된 것입니다. 현재 JW그룹은 쥬가이제약과 어떠한 지분관계도 없지만, 사업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와 함께 특정 연구를 진행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광복 이후 1953년, 조선중외제약소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이기석 그룹회장(1대)이 대한중외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수액사업 등에 뛰어 들었습니다. 지난 2007년, 중외제약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국내영업을 담당하는 중외제약을 사업회사로 남겨놓고, 투자부문과 해외영업을 함께 하는 사업형 지주회사인 중외홀딩스(=JW홀딩스)를 인적분할합니다. 2015년에는 해외수출의 비중확대를 위해 브랜딩의 일환으로 그룹명을 영문으로 변경했으며, 지금의 JW그룹에 이르게 됐습니다. (아직 입에 붙지는 않으니, JW중외그룹이라 부르겠습니다.)

 

JW중외그룹 가계도

광복 전후에 회사가 설립된 만큼, 업력이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1975년에 취임했던 이종호 그룹회장(2대)의 뒤를 이어, 장남인 이경하 그룹회장(3대)이 2015년부터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JW중외그룹은 LG그룹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장자승계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후 4대 그룹회장 역시 장자인 이기환씨가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경하 회장이 1963년생으로 아직 여유가 많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승계를 고민할 시기가 아닙니다.)

 

 

이경하 회장을 중심으로 대주주 일가가 굉장히 탄탄하게 지주회사인 JW홀딩스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특이할만한 점은 중외학술복지재단입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산하에는 오너가가 출연해서 설립한 복지재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지재단 같은 경우에는 계열사 지분 5% 미만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해당 지분에 대한 출연금에는 증여세가 면제됩니다. (보통은 지분 그 자체를 증여합니다.) 만약 복지재단이 성실공익재단으로 선정되면, 세제혜택 범위가 더욱 확대돼서 지분 10% 미만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복지재단들이 대웅재단(대웅홀딩스 9.98%)이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녹십자홀딩스 9.79%)와 같이, 10% 조금 안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복지재단을 설립한 대주주가 직접 혹은 가족과 같은 특수관계인이 재단의 이사장을 맡게 된다면, 간접적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이제는 은퇴한 이종호 그룹회장(2대)이 재임시절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JW홀딩스 지분을 출연해서 설립했으며, 현재 재단의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소유하고 있는 JW홀딩스 잔여지분 2.61% 역시 추가적으로 재단에 출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JW중외그룹 지배구조

JW중외그룹은 국내 수액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룹내 여러 계열사들이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계열사들이 있지만, 상장사인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JW신약 위주로 살펴보면 됩니다. 참고로 JW중외그룹의 계열사구조는 셀트리온그룹과 유사합니다. 셀트리온그룹의 경우, 셀트리온이 의약품 개발과 제조를 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영업을, 셀트리온제약이 국내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JW중외그룹 역시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을 구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부문을 위한 연구소를 아예 독립법인으로 따로 설립해서, 제조부문과 구분했다고 보면 됩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액에 대한 제조를 JW생명과학이 맡고 있으며, 생산된 수액을 JW중외제약이 국내에 영업하고, JW홀딩스는 해외영업을 하는 구조입니다. JW신약은 비상장 자회사인 JW크레아젠과 함께 수액을 제외한 나머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개발, 제조, 영업하고 있습니다. (물론 계열사별로 개발하는 의약품의 카테고리가 다릅니다. C&C신약연구소와 JW Theriac에서도 다양한 신약들이 연구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JW메디칼과 JW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비상장 회사들이 의료기기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JW생명과학 투자를 살펴보고 계신 분들이라면, 작년말 JW메디칼의 자회사에서 JW생명과학의 자회사로 소속을 변경한 JW바이오사이언스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JW바이오사이언스가 투자했던 파생상품부채에 관한 회계처리가 이번 정기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계열사인 JW생활건강과 JW케미타운이 빌린 약 419억원에 대한 연대보증을 하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그룹사의 온갖 문제를 짬처리(?)하는 회사가 돼버린 것 같아 뭔가 아쉽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JW중외제약의 영업이익이 꺽이고, 작년에는 JW신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병원 리베이트 사고가 터지는 등 전반적인 국내제약시장의 업황이 녹녹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선전하고 있는 계열사는 해외영업을 하고 있는 JW홀딩스와 제조를 담당하는 JW생명과학입니다. JW홀딩스의 경우, 앞으로 영업이익률이 어떻게 개선되는지를 주목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조사인 JW생명과학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상당히 의외인데,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국내수액시장과 수액의 종류를 알아야 됩니다.

 

수액의 종류와 국내수액시장

기본적으로 수액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기초수액, 영양수액, 특수수액이 있으며, 국내수액시장은 카테고리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한약품, JW생명과학, HK이노엔(=CJ헬스케어)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① 기초수액

기초수액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도당을 공급하는 수액입니다. 기초수액은 퇴장방지의약품 중에 하나이며, 이에 따라 가격의 하방과 상방이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정부입장에서는 수액이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의약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제조사가 생산을 중지하면 안되는 품목으로 보고, 최소가격을 지정해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경쟁이 심화되거나 경기가 안좋아진다 해도, 제조사의 매출과 이익이 안정적으로 보존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성장이 어렵다는 단점이 함께 공존합니다.

 

더구나 기초수액은 이익률(대략 5% 전후)이 낮은 편입니다. 수액의 형태를 생각해보면 이해되겠지만, 사실상 식품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때문에 식품회사와 같이 원가가 높은 구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누리거나 생산의 효율을 개선해서 비용을 줄여야 되기 때문에, 대규모 생산설비투자가 필수적입니다.

 

② 영양수액

영양수액은 포도당 이외에도 각종 영양소를 함께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고, 가격이 바싸니 이익률(대략 10% 전후)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JW생명과학이 독자개발한 3챔버 영양수액제(TPN : total parenteral nutrition)인 위너프는 현재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반응이 좋으며, 이익률도 기존 영양수액에 비해 훨씬 더 개선됐다고 합니다. (정제어유, 정제대두유, 올리브유, 코코넛오일과 같은 지질성분과 포도당, 아미노산은 함께 있으면 변질되기 쉬운데, 아래와 같이 TPN은 이들을 분리해서 보관하다가, 투액 직전에 분리막을 제거해 원하는 비율만큼 섞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액 3사 중 대한약품은 기초수액과 기존 영양수액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원래 이 분야의 강자는 대한약품과 JW생명과학이었지만, HK이노젠이 모기업 한국콜마의 노하우를 도움받아 생산설비에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당장 올해부터는 3사의 생산량이 비슷해질 전망입니다.

 

다만, 대한약품의 경우, 게임체인저와 같은 3챔버 영양수액제(TPN)을 생산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per가 낮을 수밖에 없으며, HK이노엔은 TPN을 제네릭 제품(특허가 만료된 제품의 카피)으로 판매하는 비상장 회사라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HK이노엔은 올해 상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JW생명과학의 TPN인 위너프는 JW홀딩스를 통해 피노멜이라는 제품명으로 유럽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대 수액회사인 박스터(Baxter)와 공급계약을 맺고 진출한 것인 만큼, 기술력이나 제품의 퀄리티는 확실히 믿을만한 것 같습니다.

 

③ 특수수액

특수수액은 교통사고나 대량의 출혈을 동반하는 큰 수술시 사용되므로, 상대적으로 사용이 제한됩니다. 따라서 매출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대신 이익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며, 대략 20~25%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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