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증시가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현실이 이렇게나 고단하고 힘든데, 주가가 이렇게나 폭등한다는게,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뉴스나 유튜브 방송 등을 찾아보면,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유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게 또 선뜻 이해되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이쯤되면 그냥 이해를 포기하고, 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공포에 휩싸여, 이제라도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되나 호가창을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현재의 주가 폭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① 일단 주가는 실물경제보다 대략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됩니다. 즉, 현재의 주가는 대략 6개월 정도 뒤에는 실물경제가 좋아질 거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선행적으로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상승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년 3월에 중국발 코OO가 본격화된 시점에 급락했던 주가를 모두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6개월 정도 뒤에는 실물경제가 좋아질거라 예상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② 바로 백신 개발입니다. 2020년 하반기들어 유명 제약회사인 미국의 화이자,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에서 백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추후 경제가 다시 예전처럼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때도 주가가 반등했던 시기는 백신 개발에 성공했던 시점이 아니라, 오히려 백신 개발을 선언하거나 1~2상 임상에 성공한 시점이었습니다. 잊지 마세요, 주가는 늘 실제 현상보다 앞서 움직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만약 경제가 코OO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주가 역시 코OO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지금은 신고가마저 갱신하고 있는 상황이니 과도한 것 아니냐고 하신다면, ③ 이제부터 유동성 얘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회(Federal Reserved system Board)는 코OO 사태로 인해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염려해, 전격적으로 달러의 기준금리 인하를 선언하고, 이를 무차별적으로 찍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은행 등에서 빚을 얻기 쉬워지며, 이 빚을 통해 소비활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거나 ④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즉, 경제활동이 촉진되는 셈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예전 금본위 화폐시절에는 불가능했던 점입니다.
다만, 금은 한정된 자원이라 어떠한 가치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데 적합한 반면, 화폐는 원하면 언제든 바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물론 완만한 인플레이션 현상은 오히려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밑거름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화폐의 가치가 급격하게 무너지면, 지금의 베네수엘라처럼 휴지 1롤을 사는데 돈을 리어카로 지고 와서 계산해야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은행에서 빚을 지는 것 외에도 각국의 정부에서 재정정책(재난지원금, 실업수당)을 확대하는 것 역시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것에 일조합니다. 다만, 빚을 지던, 재난지원금을 받던, 일단 돈이 생긴다고 가정했을 때, 각자의 상황에 따라 용처가 달라집니다. 당장 먹기 힘든 사람들은 이를 식료품을 사거나 집세를 내는데 사용하지만, ④ 부자들은 이를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보통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하고, 이미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부자들의 자산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요새 이슈가 되고 있는 K자 양극화 현상(가난한 자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들의 부는 더욱 확대)이 뚜렷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20~40대들이 빚을 내고, 영끌을 해서라도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모두의 자산이 상승하는 이때에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공포(FOMO)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종잣돈이 없는 20대들은 주식 신용거래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신용거래의 한계는 주가가 급락했을 때,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의 최고 필살기라 할 수 있는 존버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용거래를 최대한 자제합니다.)
올해 가장 큰 위험요소는 공매도 재개
문제는 이제 곧 있을 3월 16일(화)부터 공매도가 재개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시장조성자 외에는 공매도가 불가능하도록 제한시켰기 때문에, 많은 주린이들이 아직 공매도의 무지막지함을 체감해보지 못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만약 이대로 우물쭈물 3월이 되서 공매도가 아무런 변화도 없이 재개하게 된다면, 정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심지어 당장에 저 역시도 공매도 재개 추이를 보면서, 예수금 규모를 축소할 계획입니다.)
물론 공매도가 가진 장점을 모조리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님 말고 식의 공매도 세력들의 언론플레이는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하는데 치명적인 걸림돌입니다. 예를 들어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외국계 증권사(JP모간)의 극단적인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는, 매번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비록 지난해 공매도 재개를 이미 한차례 유예시킨 적이 있긴 하지만, 확실한 제도적인 개선 없이는 이번에도 재개를 반대합니다. 이미 2018년 삼성증권에서 발생했던 유령증권 공매도 사태에도 불구하고, 그냥 내버려 둔다는 것은 어쩌면 정말 모피아들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차입 공매도를 정말 못 잡는 걸까요? 아님 안 잡고 있는 걸까요?
공매도 제도개선은 이렇게 진행 중!
기본적으로 불법 공매도에 처벌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켜야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개정안을 살펴보면, ⓐ 불법 공매도 적발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혹은 손실액의 3~5배의 벌금 부과를 추진하는 것 같은데,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아예 무차입 공매도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징벌적인 패널티를 부과해야 됩니다.
그동안 시장조성자들에게 차별적인 다양한 혜택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 업틱룰(up-tick rule)의 면제였는데, 이번에 다시 원상복구되는 것을 고민 중이라 합니다. 업틱룰이란 공매도시 매도호가를 직전 시장거래가격 밑으로 낼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시장조성자들은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있었습니다. 이걸 왜 시장조성자들에게는 그동안 면제시켜 줬는지 모르겠지만, 개인투자자들과 모든 면에서 동일한 환경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솔직히 저는 애초에 시장조성자라는 제도 자체가 유의미한가 싶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개인 투자자들도 공매도 접근이 손쉽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개인이 빌릴 수 있는 주식의 금액이 지난 2020년 2월 기준으로 715억원이었는데, 이제 최대 1조 4,000억원까지 증가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어떤 식으로 이렇게 산정됐는지 정부에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함께 공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듣기에는 좋아 보이는데, 이게 또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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