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그레이맨'은 사실 리뷰하고 자시고 할 게 없다. 애초에 서사(敍事) 자체가 없다고 봐도 될 만큼, 단순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대신 액션만큼은 정말 진심으로 좋았다. 스피드 있는 추격신은 물론 스타일리시한 격투신까지 화려하게 연출됐다. 도시에서 펼쳐지는 액션임에도, 무려(?) 중화기들이 등장하는 탓에 보는 맛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배경으로 등장한 프라하와 빈 등을 아름답게 촬영해서 그런지, 문득 유럽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고, 영화를 시청하는 내내 완전히 몰입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긴 했지만, 스크린이 큰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좁은 화면으로 보니, 액션을 보는 맛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레이맨 쿠키, 뜻, 결말, 솔직후기
그레이맨 뜻
그레이맨(The gray man)에서 gray는 회색, 쥐색을 뜻한다. 따라서 한글로 직역하면 회색인간 정도인데, 이는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전할 수 없기 때문에 발음 나는 데로 번역한 것 같다. (참고로 번역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황석희 번역가가 참여했다.) '그레이맨'의 주인공인 시에라 식스는 능력이 매우 출중하긴 하지만, 슈퍼맨과 같은 초능력 인간이 아니라 고도로 훈련을 받은 CIA 요원이다. 엄밀하게 말해,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처럼 형량거래에 응한 범죄자이며, CIA의 통제를 받아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그레이맨 쿠키
결론부터 얘기해 넷플릭스 '그레이맨'은 쿠키영상이 따로 없다. 보통 넷플릭스에서 송출되는 영화나 드라마에는 쿠키영상이 붙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찾는 것 같은데, '그레이맨'에는 따로 없다. 솔직히 007시리즈나 본시리즈, 레드노티스처럼 시리즈화가 가능한 만큼 '그레이맨2'를 암시할 영상을 붙일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지난 7월 22일에 개봉된 직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속편을 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관이랄 게 아예 없어서 뭔가 발전시킬만한 껀덕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레이맨 결말
'그레이맨'은 감독으로 무려 루소형제가 참여했다. 루소형제는 MCU에서도 핵심 스토리인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저',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어벤저스: 인피니티워',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연출했다. (사실상 MUC의 중반부와 후반부를 책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루소형제가 무려 제작비 $2억를 사용해, '그레이맨'을 제작하고 연출한 것이다. 참고로 $2억라고 하니 감이 안올텐데, 한화로 대략 2,400억원이며, 넷플릭스에서 역대 가장 높은 제작비를 자랑한다. 기존에 가장 높은 제작비를 자랑하던 '레드노티스'와 동일한 수준이다.
주인공 시에라 식스는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이 맡았으며, 이에 대항하는 빌런은 무려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가 맡았다. 늘 정의로운 역할만 맡다가 야비한 빌런을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 스펙트럼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미리 확인하지 않는 편인데, 정말로 크리스 에반스가 출연했는지 몰랐을 정도로 전혀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다. (콧수염이 주는 힘이랄까?)
시에라 식스는 CIA에서 붙여준 넘버에 불과하며, 통상 식스(six)가 불린다. 따라서 이전에 시에라 원부터 시에라 파이브까지 활동했을 거라 추정된다. 본격적으로 극에 등장한 것은 시에라 포다. 작전을 수행하던 중 시에라 포에게서 기밀자료를 받았는데, 이 기밀자료는 자신에게 작전명령을 내리던 상관, 데니 카마이클(레지 장 페이지)의 부정한 정황들을 담고 있다.
시에라 식스의 동료로는 대니 미란다가 있는데, 쿠바 출신의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Ana de Armas)가 맡았다. 굉장히 묘하게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인데, 액션영화에 자주 캐스팅되는 것 같다. 필모를 찾아보니, '블레이드 러너 2049'와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출연했다.
그레이맨 조카
조카 역으로 출연한 줄리아 버터스(Julia Butters)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처음 해리포터 시리즈가 나왔을 때의 헤르미온느 엠마 왓슨(Emma Watson)이 연상될 정도로 똑똑하고 예쁘장한 외모에 눈빛으로 교감하는 감정연기가 대단했다. 2009년생이 어떻게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연기로 이렇게나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불치병으로 인해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다는 설정인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시에라 식스가 좌충우돌하는 게 영화의 주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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