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푹 빠져있다. 지금처럼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가 방영되길 기다리며, 드라마를 봤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해있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접한 1화부터 너무 재밌어서,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식을 상당한 비중으로 매수했는데, 역시나 흥행에 흥행을 거듭하며 주가마저 많이 올라 애착이 간다. (참고로 현재는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진입하는 것은 많이 늦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우영우가 가지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아스퍼거 증후군, 서번트 증후군 등을 알아보며, 드라마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 있다. 이런 대단한 작품을 쓴 작가가 누군가 싶어 살펴보니, 문지원 작가였다. 문지원 작가는 지난 2016년 제5회 롯데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 각본으로 탄생된 영화가 바로 2019년에 개봉한 '증인'이다. 즉, 첫 영화와 첫 드라마 모두 놀랍게도 자폐인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영화 증인 출연진, 명대사, 결말 총정리
영화 '증인' 역시 대단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비록 관객수는 250만 밖에 안되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오랫동안 가슴에 기억될 것 같다. 양순호(정우성) 변호사는 담당하고 있던 사건의 증인으로 임지우(김향기)를 만나게 된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았지만, 순수하게 자신이 변호하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정황을 찾기 위해 임지우와 친해지려 노력한다. 이 와중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해 공부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데, 의도치 않게 진심으로 친해져 버린다. 결국 자신이 변호하는 피의자가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신을 갖게 되자, 상황을 반전시킨다.
'일탈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이 반드시 열등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한편 임지우(김향기)는 자신이 본 것을 양순호에게 최대한 정확하게 공유한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자폐증을 정신병으로 치부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한다. (참고로 영화의 영문명 역시 'Witness'가 아닌 'Incorrect Witness'다.) 임지우의 꿈은 평소 변호사였다. 하지만 자폐증 때문에 변호사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똑똑하다. 심지어 암기력에 한해서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아마 서번트 증후군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우영우와 임지우가 사실상 동일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말을 잘하지만, 변호사는 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증인이 되어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실제로 작가는 임지우가 성장한다면, 아마 우영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기반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영우는 임지우의 성인버전이라고 해석해도 괜찮다. 이렇게 영화 '증인'은 드라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화에서는 아예 영화 '증인'을 대놓고 언급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다. 개인적으로 임지우를 연기한 김향기 배우의 연기가 박은빈 배우에 못지않은 것 같다. 영화를 감상하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외치는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이희중(이규형) 검사는 증인인 임지우와 얘기를 해본 뒤, 피의자가 확실한 범죄자라고 믿게 된다. 이는 자폐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같은 자폐증을 가지고 동생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설정이 다소 난잡해서 그런지, 이희중 검사 자체는 딱히 임팩트가 없었던 것 같다.
대신 피의자 오미란(염혜란)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돼지두루치기 만큼은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며, 사탕 하나를 양순호 변호사에게 넘겨주는 장면을 지금 되돌아보면, 소름이 쫙 돋는다. 많이들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가난한 사람들은 반드시 착하다는 것이다. 사실 인성과 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 그 지점을 염혜란 배우가 참 연기를 잘한 것 같다. 명품조연을 넘어 언젠가는 주연으로 까지 성공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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