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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일년살기/금융, 부동산

베트남 주식투자, 이것만 알면 된다 (+초보자용)

by 여의도 제갈량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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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베트남 증시는 엄청난 상승을 보였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원년이었던 2020년에도 나름 괜찮은 회복과 상승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역사적 신고가를 이뤘다는 점에서 한국증시와 커플링 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2022년 일년내내 줄기차게 떨어져, 현재는 지난 2021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베트남 VN30

 

일단 베트남 주식에 관해 결론부터 얘기해, 현재는 아쉽게도 투자자들 스스로가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야 될지, 말지 선택해야 되는 고민이 많은 순간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바로 진입하기보다는 베트남 주식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며, 더 낮은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좋은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맞다고 생각한다. 즉, 아직 바닥이라는 시그널이 전혀 없다. 특히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노바랜드(NVL)를 구제해주겠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절대 진입하지 말자!

 

베트남 주식의 대표적인 특징

① 베트남에는 증권거래소가 2개가 있다?

맞다. 베트남에는 호치민 증권거래소(Ho Chi Minh Stock Exchange)와 하노이 증권거래소(Hanoi Stock Exchange)가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20년까지 베트남 증권거래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설립이 불발로 끝났다. 다만, 언젠가는 설립될 거라 생각된다. 실제로 설립된다면,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기존 주식거래와 관련된 업무를 호치민 증권거래소로 넘긴 뒤, 채권거래 등과 같이 차별화된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치민 증권거래소(HOSE)에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주로 상장했으며, 하노이 증권거래소(HNX)는 중소형 회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즉,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코스피 시장,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코스닥 시장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지수는 호치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측정한 VN지수와 시가총액 상위기업 30개를 대상으로 한 VN30 지수가 있다. 각각 코스피 지수, 코스피 200 지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하노이 증권거래소의 지수는 코스닥 지수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실제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VN지수보다 VN30 지수를 훨씬 더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VN30 지수에 편입한 종목들은 전체 시장 시가총액 약 80%와 거래대금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알만한 베트남 회사들은 대체로 VN30 지수에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빈그룹, 비엣콤뱅크, 빈홈스, 비나밀크, 페트로리멕스(정유), 비엣띤뱅크, 사베코(사이공비어), 마산그룹, 빈콤(리테일), 비엣남항공, 비엣젯항공, 노바랜드 등이 있다. (물론 노바랜드는 현재 완전히 나락 간 상태다.)

 

② 베트남 증시의 시총규모는 삼성전자의 절반도 안된다?

맞다. 2020년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은 대략 240조~250조원 정도다. 삼성전자가 80,000원에 머물던 당시의 시가총액이 477조~478조원 사이를 오갔으니, 정말로 절반도 안된다. (물론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한국증시의 비중 역시 만만치 않다.) 이는 베트남의 경제규모 자체가 애초에 작은 점도 있겠지만, 사실 시스템적으로 워낙 후진적인지라,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한다.

 

③ 베트남에는 기관이 없다?

베트남 증시는 한국증시와 다른 점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가장 큰 부분은 공매도와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민스러울 수 있다. 혹시라도 호가창에 물량이 없어서 이미 기대 이상의 수익이 발생했는데도, 매도가를 낮춰 분할매도해서 겨우 탈출해본 경험이 있나? 반대로 소형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금액으로도 호가창 점령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초보자들은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난이도 면에서 훨씬 쉽다.)

 

한국은 기관, 외국인, 개인투자자, 이렇게 수급의 주체가 3개라면, 베트남 증시에는 연기금과 같은 기관이 없는 관계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인의 매수와 매도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한국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기관만의 독특한 역할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고차방정식을 푸는 느낌이다.

 

실제 연기금은 한국 증시가 급락하면 공격적으로 저가매수에 들어가 주가를 방어하며, 반대로 주가가 급등했을 때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도해 수익실현과 동시에 시장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곤 한다. 베트남 증시에는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하방경직성과 상방경직성이 동시에 없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급락과 급등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다.

 

④ 가격제한폭이 ±7% 밖에 안되는데, 점심시간도 있다고?

이런 이유에서인지 일일 가격제한폭이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겨우 7%,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10%다. 단, 상장 당일에는 일일 가격제한폭이 ±20%까지 확대된다.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30%) 참고로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시간외거래가 가능하지만,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시간외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해두면 좋다.

 

베트남 증시 개장시간

 

가격제한폭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개장시간 역시 한국증시와 많은 차이가 있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오전장은 9시 15분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장은 1시부터 2시 30분까지다. 놀랍게도 오전장, 오후장 합쳐 총 3시간 45분밖에 운영하지 않으며, 공식적으로 점심시간이 있어 중간에 장이 쉬기도 한다. (참고로 한국과 베트남 간에는 시차가 2시간 존재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된다.)

 

⑤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는 종목이 존재한다고?

아니다. 외국인이 아예 투자할 수 없는 종목은 없다. 다만,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이 제한되어 있다. 업종과 상관없이 외국인은 상장된 일반기업의 주식 40%까지만 매수할 수 있다. 이중에서 은행의 경우, 주요 기간산업으로 간주해 30%까지만 매수가 가능하다. 이는 한국 증시도 예전에 POSCO나 KT 같은 회사들의 외국인 투자비율을 제한했던 것과 비슷하므로, 대체로 이해가 되는 편이다.

 

다만, 현재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상당수가 은행주라는 점을 미뤄볼 때, 외국인의 수급유인을 상당히 제한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이 때문에 베트남이 기존 MSCI 프론티어 마켓에서 MSCI 이머징 마켓으로 승격이 안되고 있기에,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이렇게 베트남 주식에 관해 공부를 해도 실제로 투자하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언어의 한계로 인해 깊이 있는 개별단위의 기업분석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은 정말 치명적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한국증시에 상장된 베트남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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