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2'가 엄청난 완성도를 선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왜 굳이 웨이브에서만 단독 방영을 결정했을까 싶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라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피의 게임2'의 런칭과 맞물려 웨이브의 유료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출연자들의 나이와 직업, 인스타, 갤러리 반응, 최종결과 등을 살펴보자.
'피의 게임2'의 촬영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했으며, 총 14부작으로 제작됐다. 참고로 본격적인 스토리 자체는 13화 분량이다. 마지막 14화는 유튜브 채널 '웨이브'를 통해 선공개된 미공개 영상들을 모아 구성했다. 무려 5개의 비밀통로가 있는 기묘한 저택과 함께 정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야외지역이 등장한다. '피의 게임1'에 지하실이 있었다면, '피의 게임2'에는 정글이 있었다.
시작부터 저택팀과 히든 플레이어팀으로 나눠서 게임이 전개된다. 이 때문에 초중반에는 팀전 양상이 강했다. 히든 플레이어팀의 존재 자체가 2화에서 드러남에 따라 시청자와 저택팀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충격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피의 게임2'는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게임을 천명했다. 따라서 비열한 거짓말과 정치질, 배신이 대놓고 횡행한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반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흡사 현실 사회의 축소판인 것 같아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연출의 제한이 없는 OTT에서만 방영하기로 결정한 탓에 흡연 장면은 물론 일상에서 누구나 흔하게 사용하는 비속어들이 그대로 나온다. 의외로 이런 사소한 점들이 현실감을 살리는데 많은 역할을 한 듯싶다. 당시 갤러리 반응이 어찌나 뜨거웠던지 지금도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피의 게임2 출연자 인스타 총정리
참가자들을 역대급으로 잘 뽑았다. 경쟁작이었던 티빙의 '더 타임 호텔'도 정교한 게임룰 덕분에 대작의 분위기를 풍겼지만, 마케팅을 위해 능력이 떨어지는 출연자들을 일부 캐스팅하는 바람에 그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반면, '피의 게임2'는 출연자들의 색깔이 정말 다채로웠다. 서바이벌 예능의 장인 홍진호와 '피의 게임1'을 통해 검증된 박지민, 덱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유리사와 하승진, 넉스, 윤비 등과 같이 매력적인 출연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섭외했나 싶다.
이들은 단순히 캐릭터성만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절박한 마음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즉, 몰입감 자체가 남달랐다. 더불어 웹예능 '머니게임'에서 국민 비호감이 된 파이를 과감하게 캐스팅한 것 역시도 어찌 보면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 특별한 이미지 세탁 없이 그녀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줘서 좋았다. 이외에도 서출구와 이진형, 현성주, 후지이 미나 등도 나름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지고 움직이면서 재미를 더했다.
남성 출연자
· 홍진호 : https://www.instagram.com/jinhoda2
· 하승진 : https://www.instagram.com/seungjin8584
· 현성주 : https://www.instagram.com/artepoker
· 넉스 : https://www.instagram.com/monster.mijo
· 윤비 : https://www.instagram.com/yunbnotlilb
· 서출구 : https://www.instagram.com/xitsuh
· 덱스 : https://www.instagram.com/dex_xeb
· 이진형 : 비공개
여성 출연자
· 후지이 미나 : https://www.instagram.com/fujii_mina_0715
· 박지민 : https://www.instagram.com/jimneev
· 유리사 : https://www.instagram.com/risa.yu
· 파이 : https://www.instagram.com/piworld0314
· 캐리건 메이: https://www.instagram.com/kerriganmay
· 신현지 : https://www.instagram.com/iamhyunjishin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2 출연자 나이, 학교, 직업, 최종결과 총정리
① 캐리건 메이
캐리건 메이(1993년)는 래퍼이며,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 재학 중이다. 나이가 제법 있다는 걸 고려하면, 사회생활을 하느라 졸업을 아직 못한 것 같다. 극 초반에 하승진을 중심으로 남녀 갈라치기가 시작되자, 이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았던 참가자였는데, 갑작스럽게 몸이 안좋아 퇴소를 했다. 그녀의 입장에서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대였을 텐데,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너와의 여름밤'이라는 리얼연애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매력을 좀 더 살펴볼 수 있다.
② 박지민
박지민(1991년)은 MBC 아나운서다. 전작인 '피의 게임1'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가 많았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역시나였다. 워낙에 정치의 여왕 등으로 이미지 메이킹 됐지만, 같은 편이 확실한 상황이라면,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운 동료였다. 실제로 그녀가 숙소도 없이 외부에서 고생하는 히든 플레이어들을 위해 어미새 같이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기도 했다.
초반에 견제를 받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다른 플레이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인 모습들이 아쉽게도 효과적이진 않았다. (차라리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공기 같은 포지션으로 움직여보는 것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워낙 정치의 여왕 이미지가 확고했기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유리사의 집중견제와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 스파이로 의심을 받자, 후지이 미나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자진해서 데스매치에 참가했다. 유리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고 만다.
③ 유리사
유리사(1992년)는 모델 겸 코스튬 플레이어다. 멘사 회원일 정도로 높은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 실제로 첫 게임에서 날카로운 판단력을 통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불리한 위치에 처하자 협박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는 과감함도 지녔다. 판도라의 상자를 1일차 우승자인 자신만 볼 수 있다는 점과 서출구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용해 누구든 탈락시킬 수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했다. 애초에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게임이라는 걸 감안하면, 효과적인 전략이었던 것 같다.
박지민을 데스매치에서 완벽하게 압도하면서, 지하감옥에서의 생존을 이어갔다. 최종병기 같은 끝판왕 포스로 데스매치 후보자들과 게임을 이어갈 것 같았지만, 역대급 플레이를 선보인 현성주에게 패배해 탈락하고 만다. (다만, 지하감옥에 갇혔던 모든 출연자들이 다들 최악의 컨디션으로 인해 패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밸런스 붕괴가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워낙 높은 탓에, 팀전에서는 되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캐릭터성이 워낙 강해 앞으로 인지도가 많이 높아질 것 같다.
④ 현성주
현성주(1990년)는 포커 플레이어다. 뭔가 다듬어지지 않은 홍진호 같다는 느낌이 든다. 변칙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으로 두기 두려운 상대다. 실제로 거의 모든 순간에 영민한 판단을 내렸다. 문제는 리더십이 부족한 탓에 다른 사람들을 강하게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자의식 과잉인 이진형과 대비됐다. 이진형은 자신의 전략이 딱히 좋지 않았음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매번 총대를 멨다. 물론 이 때문에 팀이 번번이 패배로 내몰렸다는 점은 아쉽다.)
그는 천재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몇 안되는 출연자였다. 특히 ㉮ 스스로 데스매치에 가서 유리사와 펼친 경기, ㉯ 탈락 이후 유령 플레이어가 되어 서출구와 펼친 경기는 역대급 명경기로 회자되고 있다. 그가 선보인 어마어마한 경기력과 변칙적인 플레이를 통해 새삼 현성주가 포커 세계 챔피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겼던 것 같다. 비록 데스매치 상대였던 후지이 미나에게 패배해 탈락하고 말지만, 이는 앞서 언급한 데로 지하감옥 자체가 워낙 밸런스 붕괴인 탓이 크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분명 천재적인 면모가 자주 드러났을 텐데, 다른 팀원들의 타겟이 되지 않았던 것은 '피의 게임2' 초반 양상이 남녀 갈라치기와 팀전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낙 악명이 높았던 박지민과 압도적인 수준의 퍼포먼스를 펼친 유리사 덕분에 현성주의 존재감은 살짝 묻히기도 했다. 따라서 팀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게임양상이 변하고,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정치질이 본격화되면, 그의 내성적인 성격이 단점으로 변하기 때문에 의외로 빨리 탈락했을지도 모른다.
⑤ 후지이 미나
후지이 미나(1988년)는 여리디 여릴 것 같지만, 사실은 만만치 않은 참가자로서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참고로 게이오대는 한국으로 치면 연고대 수준의 입결을 가지고 있으며, 도쿄대, 와세다대, 메이지대, 릿쿄대, 호세이대와 함께 도쿄 TOP 6 대학교로 손꼽힌다.) 외국인이라는 페널티를 안고 있음에도 파이, 현성주와의 데스매치에서 승리했을 정도로 실력 자체는 찐이었다.
아무리 한국어 실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모국어가 아닌 만큼 게임에 대한 이해가 아무래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다소 수동적으로 게임에 임했던 것 같다. 물론 자신이 나섰다가 게임을 망칠 경우, 이를 책임져야 되는데, 그러기 싫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집요하게 공격한 이진형 때문에 별다른 이유 없이 무려 3차례나 데스매치(파이, 현성주, 덱스)에 내몰렸다. 차라리 그녀가 배우라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사교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⑥ 넉스
넉스(1992년)는 유명한 춤꾼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이 분야의 전문가인 동시에 중앙대 문헌정보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실제로 넉스의 머리에서 다수의 필승전략이 도출됐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 실제로 2일차 본게임(=머니 챌린지)에서 우승을 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는 베네핏을 얻기도 했다. 다만, 동갑내기 친구인 윤비를 너무 믿은 것이 화근이 됐다. 그의 거짓말에 넘어가 습격의 날에 자신의 팀이 패배하는데 일조했다. (이는 물론 윤비가 워낙 작정하고 거짓말한 탓이 크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투표 면제권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자금을 사용해 유리사를 뽑기 위한 추가 투표권을 사기도 한다. 즉, 어찌 됐든 넉스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줄 아는 가슴 뜨거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반면, 이진형은 줄곧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자주 했기에 많이 비교됐다. 실력과 인성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데스매치에서 홍진호를 맞서 호각의 실력을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실수하며 아쉽게 탈락한다.
⑦ 하승진
하승진(1985년)은 미국 프로농구 NBA에 진출한 한국인 최초의 농구선수이며, 한국 프로농구 KBL에서 팀을 두 차례나 우승에 견인시킨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운동선수답게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팀을 위해서라면 스파이 활동과 더티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많이 해야 되는 스파이 활동은 타고나지 않으면 힘들었을 텐데, 제법 잘했던 것 같다.) 홍진호를 제외하고는 최연장자였던 탓에 상당히 유리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습격의 날 때 자신이 집중하지 못해 저택의 상징을 지키지 못했음에도, 되레 덱스에게 억까를 부리다가 댓글을 통해 누리꾼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덱스에게 희대의 망언이었던 '관상이 문제'라는 발언을 했을 때, 유독 다시 한번 하승진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던 것 같다. (할말하않) 반면 덱스는 하승진이 자제력을 잃고 흥분했음에도, 선을 넘지 않은 채 자기 할 말을 다하면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
하승진은 기존 저택팀과 수영장 연합의 정신적 지주로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사실 실질적인 리더는 넉스였다고 할 수 있지만, 하승진이 이를 지지해 주고 따르지 않았다면, 넉스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줬을 것이다. 따라서 그의 팔로워십 역시 칭찬받아 마땅하다. 전체적인 판을 읽는 능력은 좋았지만, 개인 게임실력 자체는 높은 편이 아니었다. 덱스와 맞선 데스매치에서 생각보다 아무 힘도 못써보고 탈락했다.
⑧ 윤비
윤비(1992년)는 래퍼이며, 뉴욕대 철학과에서 공부했다. 웹예능 '생존남녀'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만큼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나쁘게 얘기하면 팔랑귀라 할 수 있지만, 좋게 얘기하면 기민하게 움직이는 행동형으로 볼 수 있다. 납치를 통해 히든 플레이어팀으로 넘어가자, 기존 저택팀 멤버들에게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 습격의 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거짓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저택팀 멤버들의 믿음이 절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많은 신뢰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 홍진호와 서출구 콤비에 비해서는 살짝 아쉬웠지만, 전략수립 능력이 괜찮은 편이었다. 신체적인 능력도 덱스와 버금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활용할 기회가 아쉽게도 없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정치력이 발군이었으며, 실제로 판을 뒤엎는 상황을 많이 연출했다. 정의의 사도 역할을 자처해 이기적인 플레이를 일삼는 파이와 이진형을 참교육하려는 모습을 보여, 나름의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진형과의 데스매치에서는 무너진 멘탈을 수습하지 못하고, 기권한다.
⑨ 파이
파이(1992년)의 본명은 강다온이며, 동국대 영화영상학과를 중퇴했다. '머니게임' 출연을 계기로 20~30대 남성들이 기피하는 최악의 인터넷 방송인으로 손꼽히며, 인터넷 방송계에서 퇴출되는가 싶었지만, 현재까지도 아프리카 TV에서 베스트 BJ로 활동하고 있다. 애초에 시청자들은 그녀의 인성에 문제가 있음을 감안한 상태에서 방송을 봤고, 파이 역시 그런 인식을 감안해서 인지, 딱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게임실력 자체는 평범한 편이다. 비록 데스매치에서 후지이 미나와 이진형에게 패하긴 했지만, 그 과정 자체는 상당히 긴박했다. (미공개 영상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유령카지노에서도 괜찮은 활약을 했다.) 행운마저 따라줬던 점은 고무적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캐리건메이가 병으로 퇴소하면서, 피의 저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초중반 게임양상이 팀전으로 흘러갔기에 아군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다만, 파이가 파이 했다는 자조 섞인 한줄평에서 알 수 있듯이 엄청난 트롤짓을 저지르고 만다. 자신이 다음 경기에서 상대팀에게 미움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팀의 전략을 알려줬다. 이번 '피의 게임2'에서는 명분 없이 배신을 하는 사람들(파이, 이진형, 신현지)이 많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생존만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애초에 게임인 만큼 이들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문제 삼을 순 없지만, 대중들이 이를 두고 욕하는 것 역시 뭐라 할 수 없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⑩ 신현지
신현지(1996년)는 패션모델이다. 초중반까지만 해도 같은 히든 플레이어 팀 오빠들과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에서 막냇동생 같이 귀여워 보였다. 그동안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게, 이해가지 않았을 정도로 엄청난 친화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4'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뭔지 모를 딴딴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그녀는 홍진호와 서출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뒤에서 모종의 배신을 시도했다.
오롯이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판단이었기에 밑도 끝도 없는 그녀의 배신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촬영이 끝난 현시점에서 홍진호와 서출구가 그녀의 인스타를 팔로우 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때 느꼈던 배신감의 깊이가 어땠는지 알 수 있을 듯 싶다. 이후 개인전이 펼쳐지자마자 광탈했다. 즉, 그녀가 버스 타고 안전하게 세미파이널에 진출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많은 팀전에서 딱히 활약한 순간이 없었다는 점도 감안하면, 이 정도 버틴 걸 감지덕지해야 될 것 같다.
⑪ 서출구
서출구(1992년)는 즉흥랩이라 할 수 있는 프리스타일 랩으로 유명한 래퍼다. 미국 브리검영대에 조기입학을 했을 정도로 학업이 우수한 편이었으며, 실제로 비슷한 서바이벌 게임인 '입주쟁탈전 팬트하우스'에서 사실상 우승자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엄청난 캐리를 했다. 원래는 전체적인 판을 그리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세부적인 전술을 짜는 데도 강했다. 그래서 그런지, 박지민이 이진형 대신에 서출구를 히든 플레이어 팀으로 데려온 것을 신의 한수로 평가하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정치력은 다소 약한 편이었다. 같은 편을 우직하게 믿고 신뢰하는 홍진호, 덱스와 달리 배신을 쉽게 가정함으로써 불안감을 조장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외에도 극 초반에 남성이 더 많다는 점을 이용해 여성팀을 설득하려 하지만, 성급하게 움직여 실패하는 등 아쉬운 모습도 생각보다 많았다. 다만, 게임에서 캐리한 경우도 많았기에 헛똑똑이 같은 느낌은 없었다. 파이널 1라운드에서 이진형에게 패배한다.
⑫ 홍진호
홍진호(1982년)는 전직 프로게이머이자, 현직 포커 플레이어다. '피의 게임2'에서는 박지민과 덱스가 처음으로 그를 히든 플레이어로 영입했는데, 사실상 리더였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히든 플레이어들은 저택에서 매일 1명씩 납치할 수 있었는데, 1일차는 서출구, 2일차에는 윤비였다. 습격의 날 당시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여러 가지로 많이 불편했을 텐데,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놀랍게도 홍진호가 보여준 활약들 중에는 흠잡을 만한 부분이 아예 없었다. 불쾌하게 배신하거나 거짓말을 하며 같은 팀의 뒤통수를 치는 게 아니라 룰의 허점을 찾아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전략으로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윤비를 제외한 모든 히든 플레이어팀 멤버들을 세미파이널에 진출시켰다는 것만 봐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세미파이널에 오는 과정에서 홍진호, 서출구 팀과 덱스, 신현지 팀으로 갈리긴 했지만, 이는 신현지의 잘못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파이널 1라운드에서 룰을 착각해 덱스에게 허무하게 패배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개인적으로 덱스 대신에 서출구를 상대하는 게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서출구가 매우 뛰어난 플레이어 임에는 틀림없지만, 일대일 대결에는 의외로 약했기 때문이다. 반면 덱스는 수차례나 데스매치에서 생존했을 정도로 일대일 대결에 강했다. 아마도 서출구가 워낙 팀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오판한 것 같다.
⑬ 덱스
덱스(1995년)는 확실한 알파 메일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한 자기 객관화가 철저하게 됐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편이다. UDT 출신인 만큼 체력과 관련된 모든 게임에서 엄청난 실력을 선보였다. 습격의 날 당시 하승진이 자신의 거대한 몸을 이용해 상징을 지켰지만,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관찰하다가, 찰나의 순간을 발견하고 번개같이 움직여 파괴하는 모습은 소름 그 자체였다. 히든 플레이어팀 팀워크를 강화시키는데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더불어 3번의 일대일 대결(후지이 미나, 하승진, 홍진호)에서 모두 승리하며, 개인 게임실력 역시 만만치 않음을 증명했다. 다만, 신현지에 대한 부채의식이 이상하리 만치 너무 강하다는 점과 때때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신현지가 이진형만큼이나 이기적인 판단을 계속했음에도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훨씬 더 많은 희생을 한 홍진호와 서출구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 점도 살짝 이해가 안된다. 파이널 2라운드에서 이진형에게 패배해 준우승한다.
⑭ 이진형
이진형(1995년)은 2019년 수능시험 만점자로 서울대 의예과에 재학 중이다. 다들 알겠지만, 요새는 연고대에 입학해도 의예과로 진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현재 서울대 의예과는 서울대 내에서도 다른 취급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천재들만 입학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진형은 뭔가 빠릿빠릿하게 머리가 돌아가는 것 같다. 단, 해줘야 될 때 절대 실패하지 않는 홍진호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그가 수립한 팀전 전략들 대부분이 실패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헛똑똑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없다. 일대일 게임에선 확실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무려 5번(박지민, 윤비, 파이, 서출구, 덱스)이나 승리했고, 결국 우승도 차지한다. 그의 약점은 정치력이었다. 보통 나이가 어리면 스스로 주도해 작전을 수립하지 않는 대신 책임도 지지 않는다. 반면, 이진형은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고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을 때 이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자진해서 데스매치에 간 넉스, 홍진호, 덱스와 비교됐다.
개인적으로 기존 저택팀은 이진형을 문책하지 않았기에, 팀 자체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평소 팀워크를 강조하던 하승진이 이를 주도했다는 점이 정말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이진형은 팀 내에서 신뢰를 잃어갔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과 결이 비슷한 파이 만이 남았다. 그나마도 자신이 데스매치에 가게 되자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렇게나 데스매치에 가기 싫어했던 같은 팀 파이를 후보자로 선택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패배와 추악한 승리는 오롯이 참가자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 누가 칼 들고 비열하게 게임하라고 협박한 게 아니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간단한다. 우승을 했다면 그 영광을 누리면 된다. 대신 그 방법이 비열했다면 그에 대한 비판 역시 받으면 된다. 애초에 '피의 게임2' 자체가 무조건 비열한 방법을 써야 이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로 홍진호는 추악하지 않게 승리를 이어왔다. 그럼 능력이 없는 사람은 어떡하냐고? 능력이 없으면 당연히 우승을 못하는 게 맞지 않나?
장담하는데, '피의 게임2'에서 비열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들은 현실에서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 게임은 게임으로 봐야 된다고? 그렇다면 과연 '피의 게임2'와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되묻고 싶다. 현실이 게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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