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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신세계푸드, 주가를 바꿀 3가지 이슈 (+신세계그룹 가계도)

by 쉼 표 2021. 7. 15.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곡물가격으로 인해 식품회사들의 2021년 하반기 매출향상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식품주들 중에서 코OO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위탁급식업체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신세계푸드인데, 최근 가장 강력하게 체질개선에 돌입한 것 같아, 현재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코OO가 극복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료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면, 사람들의 외부활동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기에, 콘택트(contact) 업종에 속한 회사들의 매출향상은 쉽사리 예상됩니다.

 

사실 코OO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업종들 중에 하나가 바로 위탁급식업체입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학교나 회사, 공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지난 2020년은 사실상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는 코OO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한 체, 함께 공존하는 삶을 맞이한다 하더라도 동일합니다. 그렇기에 각 위탁급식업체 개별기업 단위에서 어떤 식으로 앞으로 대응을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신세계 그룹 가계도

시작에 앞서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맞지만, 의외로 복잡할 뿐만 아니라 당장에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일단 가계도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1대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가정주부로서의 역할만 하던 이명희 회장은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의 수준이던 신세계그룹을 재계 10권까지 성장시켰으므로,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은 분명합니다.

 

신세계그룹 가계도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은 커리어 전반을 삼성전자에서 쌓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최상의 학력이라 할 수 있는 경기고, 서울대(학사), 콜롬비아대(학사, 석사)에서 전기, 전자, 산업공학을 전공한 수재입니다. (참고로 정재은 명예회장의 아버지, 정상희씨는 재선 국회의원입니다.) 이명희 회장이 독립할 때 함께 삼성에서 나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정재은 명예회장은 예전에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할 때, 최고령자로 참가한 이력이 있을 만큼 상당히 의외의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희 회장과의 일화들만 봐도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제법 많은데, 다소 엉뚱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해야 될까요? 이러한 성격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대물림된 것 같습니다.) 반면, 이명회 회장은 굉장히 보수적이며, 언론에 얼굴을 잘 비추지 않습니다. (이런 성격은 딸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이어진 듯합니다. 정유경 사장 역시 언론에 나서는 일이 도통 없습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남매가 경영하고 있지만, 사업부문을 나눠서 이마트와 관련 계열사들은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 백화점과 나머지 계열사들은 정유진 사장이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의 자회사입니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상당히 깔끔하게 나눠진 상태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인기스타였던 배우 고현정씨와 이혼한 뒤, 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 재혼한 뒤 슬하에 2남 2녀를 뒀습니다. 단, 정용진 부회장의 장남인 정해찬씨가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조선호텔에서 인턴을 하는 등, 호텔사업분야로 진출하려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호텔업이 남매간에 겹치는 사업영역입니다. 이 부분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슈 1 : 일감 몰아주기

위탁급식업계를 살펴보면, 상당히 의외의 결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각각 업계 1위, 2위를 차지하는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가 비상장 회사라는 점입니다. 업계 1~2위 업체들이 상장을 진행하지 않았던 이유는 비상장 회사로 유지해야 각종 규제와 언론의 견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다만, 투자의 관점에서 이들 비상장 회사들은 당장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아워홈의 경우, 지배구조 관점에서 살펴볼 때 상장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 보입니다. 반면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이 지분을 100% 소유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전에 일감 몰아주기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때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오너일가에서 직접 위탁급식업체를 세워, 모든 계열사의 물량을 공급받곤 했습니다. 그야말로 땅집고 헤엄치기한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면서, 젊은 회사원들이 중심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상태입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심지어 굉장히 보수적인 문화로 유명한 현대차그룹의 직원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현대차그룹은 유독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만 급식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만약, 경쟁입찰을 통해 타업체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면, 평소에 급식의 질을 신경쓰고 이용자들의 만족도들을 수시로 체크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게시자의 의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노동집약적인 성격을 갖춘 대규모 사업장들이 많아, 이용자의 수가 대략 11만명이 넘어가는데, 점심식사 한끼를 5,000원으로 계산해도 연간 최소 1,30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러한 움직임 때문인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가장 먼저 적발된 회사가 삼성웰스토리입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다수의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수의계약으로 급식물량을 확보했습니다. 수의계약을 맺은 것도 문제지만, 이 과정에서 식재료 마진 25%를 보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물가·임금인상률 등을 자동으로 반영되도록 해서, 삼성웰스토리가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더 큰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삼성은 2,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이와 함께 이 과정을 총괄했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고발당한 상태입니다.

 

단체급식업체 점유율 기준 TOP 5 중 상장사는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이며, 앞으로 이들에게도 동일한 악재뉴스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 2021년 4월, 대형업체 5개사가 포함된 대기업집단 8곳(삼성, CJ, 신세계,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LG, LS)에서 전면적으로 구내식당 일감을 개방하기로 선언한 상태입니다. 즉, 기존 관행을 꺾고,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한 단체급식업체에게 물량을 위탁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본래 취지는 상위 5개사에만 몰리던 일감이 중소업체에게도 배분되는 것이지만, 아마도 다른 3~5위권 업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상대적으로 단체급식은 중소업체가 뛰어들기 쉬운 환경이긴 하지만, 물량에 따라 원재료의 가격을 낮추는 데는 대형업체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일감 몰아주기 이슈는 신세계 푸드에게 있어 불편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슈 2 : 가정간편식(HMR)의 대두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할수록,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발 코OO 확산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가정간편식 사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은 특별한 마케팅 비용없이도 수많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한번 간편식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매출은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신세계푸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마트의 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과 면세점에 사용되는 신세계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해서 인지, 상당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가정간편식이라도 좀 더 고급스러운 탑라인(topline)을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가격을 저렴하게 출시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익관점에서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사명이 신세계푸드가 아닌 이마트푸드 였다면 고객들은 아마도 다른 관점으로 회사를 바라봤을 것입니다.)

 

또한 가정간편식은 인구가 얼마 안되는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하기 때문에, 매출 확장성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이는 비비고라는 브랜드로 성공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신세계푸드와 같은 위탁급식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CJ제일제당 때문에 HMR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슈 3 :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

개인적으로 신세계푸드가 앞으로 더 괜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이유는 사업의 체질을 본격적으로 바꾸는 것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신세계푸드의 가장 큰 매출은 여전히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위탁급식사업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생산공장을 한국이 아닌 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같이 노동력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곳에 짓다 보니, 위탁급식사업은 솔직히 성장성이 기대되지 않습니다.

 

반면 은퇴인구의 급증으로 인해 가맹사업은 앞으로도 유망할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가성비 개념으로 접근한 노브랜드 버거(NBB)는 상당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100호점까지 런칭한 상태이며, 가맹문의가 현재도 쏟아지고 있다고 하니, 생각보다 빠르게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될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가맹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재료들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회사와 점주들 모두에게 윈윈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살펴보니 가맹비와 개설비용 등이 대략 2억~2.3억원 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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