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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대상그룹 지배구조, 가계도 (+경영권 분쟁)

by 여의도 제갈량 202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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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살짝 소외된 주식들 위주로 살펴보다가 갑자기 식품주가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식품주는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누구나 하루에 3끼를 챙겨 먹기 때문에 매출이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 없는 하방경직성과 함께, 그렇다고 3끼 이상을 먹는 것은 아니기에 상방경직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발 코OO 확산으로 인해 가정간편식 HMR(Home Meal Replacement)이 폭발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K푸드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수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관점을 바꿔야 되지 않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2021년 5월 14일 종가기준, 식품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6인방인 CJ제일제당(53위), 오뚜기(147위), 농심(153위), 대상(229위), 동원F&B(252위), 풀무원(266위) 중에서 제 기준에는 김치의 명가, 대상이 단기적으로는 모멘텀이 가장 좋아 보여서, 한번 분석해봅니다.

 

이슈 1 : 자매간에 경영권 분쟁?!

대상그룹은 역사가 65년이나 된 장수기업입니다. 그룹의 초창기에는 (당시만 해도 굉장히 생소했던)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 미원이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급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CJ제일제당이 아직 삼성그룹 내에 있었을 당시, 이병철 그룹회장이 본인 인생에서 뜻했던 바대로 안되는 것 3가지를 자식, 골프, 미원을 꼽았을 정도로 1970년대까지의 미원은 정말 압도적인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물론 MSG(monosodium glutamate) 파동으로 인해, 화학조미료는 건강에 무조건 안좋다는 오해로 인해 시장 자체의 규모가 작아지고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긴 했지만, 이후 청정원(식품), 종가집(김치) 등과 같은 대표 브랜드들이 성공하면서, 현재의 그룹의 외형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후 CJ제일제당의 다시다에게 결국 조미료 업계 1등 자리를 뺐기긴 했지만, 현재도 2위자리 만큼은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대상그룹의 지배구조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룹내에 굉장히 다양한 비상장 중소계열사들이 많습니다. 총 45개의 계열사가 있으며, 이중에 상장회사는 총 2곳으로 대상홀딩스와 대상입니다. 나머지 43개사 중에서 21개사가 해외계열사일 정도로 현재는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며, 이슈 2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지배구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지주회사와 상장사의 자회사들 위주로만 살펴보겠습니다.

 

대상그룹 지배구조 (대상홀딩스 중심)

 

대상그룹의 지배구조는 복잡해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한 편입니다. 대주주인 오너 일가가 대상홀딩스를 지배하고 있고, 대상홀딩스를 통해 자회사들을 간접 지배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계열사는 대상입니다. (사실상 대상그룹의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이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비상장 자회사들도 몇개 있는데, 이중에서 추후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대상F&B 정도인 것 같습니다.

 

대상그룹 지배구조

 

대상그룹과 관련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제보가 있어서, 추가적으로 대주주가 직접 지배하고 있는 회사들도 찾아봤는데, 딱히 의미있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연결고리가 약한 곳이 없는데, 분쟁과 관련된 소문이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대상가의 3세 경영자가 될 임세령, 임상민 자매의 근황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추가 업데이트

지난 2021년 6월 12일, 임창욱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상 보통주 대략 40% 가까이를 장내매도를 했습니다. 지분율은 기존 1.18%에서 0.71%으로 떨어졌으며, 평균 처분단가는 29,043원입니다. 사실 대상그룹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대주주가 직접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딱히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크게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대상그룹 지배구조 (대주주 지분변화)

 

다만,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분명 부정적인 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누구보다 기업정보에 정통한 대주주가 더 이상의 주가상승은 어렵다고 판단한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분간 대상의 주가는 29,043원이 강력한 저항선이 돼서, 쉽게 상승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상그룹 가계도

임세령 전무가 지난 2021년 3월에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사실 영화배우 이정재와의 관계 때문에 임세령 부회장의 이미지가 가십성으로 소모되고 있지만, 분명 만만치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닌까 이재용 부회장과도 이혼하고 나올 수 있었겠죠..) 반면, 언니보다 먼저 대상에 입사해서 경영수업에 몰두했던 임상민 전무는 여전히 전무 역할을 맡으면서, 승계구조가 뒤집힌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추정이 나돌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이변은 절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대상홀딩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아버지 임창욱 회장 4.09%, 어머니 박현주 부회장 3.87%, 장녀 임세령 부회장 20.41%, 차녀 임상민 전무 36.71%, 대상문화재단 2.22%입니다. 임상민 전무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가 합쳐도 상당히 큰 지분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한쪽이 지분스왑 등을 통해 초록마을 등의 계열사를 계열분리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아마 당장에는 그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상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상그룹 가계도

 

대상그룹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굉장히 짱짱한 편입니다. 공식적으로 임창욱 회장(2대)는 이미 은퇴했으며, 아내인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막내딸, 박현주 부회장이 경영의 전면에 나서 있습니다.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은 창업주 임대홍 회장(1대)의 차남으로서 기존 그룹 내 일부 회사들을 계열분리해서 세원그룹을 세웠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임세령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을 했으며, 임상민 전무는 국유진 블랙스톤 상무와 결혼했습니다. (맞습니다.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인 그 블랙스톤이 맞습니다.)

 

국유진 상무가 흥미로워서 좀 살펴봤는데, 블랙스톤의 아시아 지역 투자를 총괄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며, 기존에는 뉴욕 본사에서 근무했으나, 현재는 국내로 복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상의 미국법인에서 근무하던 임상민 전무 역시 한국으로 같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참고로 국유진 상무의 아버지는 국내 빅4 회계법인 중 하나인 한영회계법인의 전 CEO인 국균 경영자문위원입니다. (아마도 대상그룹이 이전에 분식회계와 관련된 이슈로 총수인 임창욱 회장이 감옥살이를 한 이력이 있어서 그런지, 회계와 관련해서 엄청난 한이 맺혔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슈 2 : 성장주로 볼 수도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의외로 식품주는 성장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수출 때문입니다. 한식 수출과 관련해서 흑역사가 있는데, 바로 이전 이명박 정부 주도로 한식 세계화 운동을 펼쳤을 때입니다. 홍보의 중심에 섰던 한식은 김치와 비빔밥이었는데, 당시에는 ⓐ 너무 매운맛(김치)과 ⓑ 음식재료를 비비는 것에 대한 외국인들의 거부감(비빔밥) 때문에 호응이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각자 공략하고자 하는 국가의 식문화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된 상태인지라,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게 조리해서 판매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호응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외국인들을 위해 김치의 경우, 매운 강도를 좀 덜어내고, 젓갈의 비중을 줄이는 식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한류열풍이 정말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개발도상국인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미드 빌리언스(Billions)

 

특히 넷플릭스 등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들이 전세계에 공급되면서, 자연스레 불고기, 만두, 라면 등과 같은 K푸드가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햄버거, 콜라, 피자 등이 자연스레 알려진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상도 종가집으로 유명한 김치를 필두로 수출에 몰두한 상태이니 해외수출 비중확대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21개나 되는 해외 현지법인을 미국, 일본, 네덜란드, 홍콩,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두고 있을 정도이니, 수출확대에 대한 의지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슈 3 : 매출확대가 확실하다?!

현재 곡물가격이 역사적 신고가에 치달음에 따라 물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곡물가격이 상승하게 된 이유는 간접적으로 미국발 유동성 공급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 남반구에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서 곡물의 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는 미국달러가 약하기 때문에, 곡물을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식품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물가가 인상돼서 제품의 판매단가를 올리면서도, 환율은 계속 저환율이 유지돼서 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곡물가격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시킨 이후에 떨어지게 되는 것 역시 좋은 시나리오 중에 하나입니다. 하반기에는 라니냐 현상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정말로 곡물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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