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아무리 대중에게 다가왔다 한들, 여전히 어려운 영역임에 틀림없으므로 '노머니 노아트'는 실험에 가까운 예능이다. 실제로 1% 전후로 움직이는 시청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애초에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방송을 제작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제작진이 나름 많은 고민을 했다. 막연히 예술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노련한 MC 전현무를 중심으로 4명(개코, 김민경, 모니카, 봉태규)의 아트 큐레이터들을 배치해 진입장벽 자체를 꽤나 낮췄다. 그래서인지 방송을 보는 내내 결코 어렵다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 아트 큐레이터로 나선 봉태규 배우의 내공이 참 깊다고 느껴지는 게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남다르다. 그러니 사진가로 유명한 하시시박과도 결혼하지 않았을까?
사실 '노머니 노아트'는 유명작가의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 실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작가들의 라이브 드로잉쇼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라이브 드로잉쇼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혹시라도 쇼를 진행하기 앞서 주제를 미리 들었다 한들 대중 앞에서 이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20분 만에 뚝딱 만든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아트 컬렉터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던 작가가 직접 그리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것이다.
아트 컬렉터 30인이 경매를 통해 작품을 차지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실제 경매방식을 차용해 꽤나 높은 긴장감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기대보다 높은 낙찰가가 형성되기도 해서 놀랐을 때도 있었다. 참고로 매회차 우승한 작품은 아트굿즈로 제작되는데, 아트앤가이드 웹사이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굿즈와 더불어 최종경매에 참여하지 못한 원화 작품도 구입할 수 있다. 더불어 신용카드의 디자인으로도 활용되는데, 신한카드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예능 노머니 노아트 작가 총정리
① 이사라 작가
동안의 외모와 달리 이사라 작가는 무려 22년 간에 걸쳐 작품활동을 한 베테랑이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노머니 '노아트'에 출품한 작품 역시 시리즈 중에 하나였다. 이번 작품 'Where is your wonder land'은 콜렉터가 작품에 직접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으며, 무려 2100만원에 낙찰됐다. 물론 동일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비슷한 사이즈의 이전 작품이 1800만원에 팔렸다는 점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낙찰가였다.
② 조시원 작가
위암 4기의 죽음을 극복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조시원 작가는 '노머니 노아트'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죽음을 이겨내고 있다는 남다른 스토리 덕분에 빠르게 유명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Hope'인데, 암흑 속을 뚫고 나오는 태양 혹은 빛과 같은 모습인지라 굉장히 인상적이다. 최종 610만원에 낙찰됐다.
③ 아이라최 작가
선이 굵은 냉미녀 인상의 아이라최 작가는 기존 작품들이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굿와이프'에서 소품으로 사용됐을 정도로 이 바닥에서는 이미 유명세가 높은 작가다. 작품의 세계관에 다양한 동식물들이 등장하는데, 특유의 사랑스러운 표범이 시그니처다. 기존 최고가 낙찰액이 1200만원이었던 만큼 이번 '노머니 노아트'에 출품한 작품 역시 많은 기대가 됐다. 작품명 'Hidden utopia'은 최종낙찰가 850만원을 기록한다.
④ 미미 작가
미미 작가는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직장인 예술가라는 점에서 굉장한 차별점을 지닌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자존감과 연관되어 있는데,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귀가 토끼만큼이나 커진 돼지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기 위해 하트 모양의 고글을 쓴 채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 본인은 해당 작품 'Dream of my life'에 대한 최종낙찰가로 600만원을 기대했는데, 팬심 덕분인지 무려 2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기존 작품들의 가격도 폭등하지 않을까 싶다.
⑤ 태우 작가
개인적으로 '1초 안에 작품이 좋아서 멈추게 하고, 10초 동안 작품을 들여다보게 하고, 1분 동안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각을 평생 동안 가져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연둣빛 고등어 작가님의 작품관이 너무 좋아서 1등을 할거라 기대했지만, 웃는 호랑이 시리즈로 유명한 태우 작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누워서 여행한다는 와유(臥遊) 사상에 입각해 창작된 태우 작가의 작품 '내가 지킬게'는 최종 107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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