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령 등을 이유로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 가장 고민되는 것은 역시 자녀교육이 아닐까 싶다. 자녀가 이미 성인이 됐다면 문제가 없지만, 아직 어리다면 한국에서 다시 학업을 진행해야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봐야 될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교육부가 학력인정을 하는 외국소재 초중고등학교를 찾는 방법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의외로 활성화된 교육 세미나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 호치민 7군에서 꽤나 괜찮은 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여느 가정들과 마찬가지로 한베가정 역시 대부분 아이들의 교육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하지만 요새는 워낙 많은 정보들이 범람하는 탓에 아이들의 미래를 ㉮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 소신있게 준비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 ㉰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과 함께 ㉱ 선택한 방법을 뚝심있게 밀고 갈 수 있는 의지가 동시에 필요해진 셈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지엽적인 것들에 매몰되어 있진 않았나 싶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격증을 따야 하며, 이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어떤 배경지식이 필요하고, 몇달정도 걸린다.' 정도의 개괄적인 정보들만 쫓다 보니 뭔가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근원적인 능력들, 예를 들어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우기 위해 평상시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애초에 이런 기본적인 능력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맞부닥친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능력들을 키우길 강조하면서, 왜 정작 본인들은 이런 역량들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 부모부터 먼저 혁신해야 된다.
참고로 이번 강연을 이끌어준 분은 호치민에서 오랫동안 교육업체를 운영하셔서 그런지 현지 사정에 굉장히 밝았다. 뿐만 아니라 통찰력도 남다른 편이라 나름 비슷한 교육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을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호치민에 이런 교육 세미나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 조금은 시름이 놓인다. 참고로 네이버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채팅창을 통해 각종 세미나 소식들은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교육부의 학력인정학교 목록
워낙에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기도 했고, 뜨고 있는 이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정착하는 한국인들의 수도 늘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같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이며, 생각보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들이 제법 잘 갖춰져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동반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프라의 퀄리티가 높은 것은 절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국의 전반적인 인프라 수준이 얼마나 선진적인 것인지 새삼 깨닫곤 한다.)
가족들과 함께 이주하다 보니, 자녀교육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화두다. 자연스레 국제학교에 입학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베트남 사립학교 혹은 공립학교에 입학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교육부가 이들 학교들에서의 학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느냐에 대한 여부다.
위 사진은 2019년 9월, 교육부에서 공식 발표한 외국 소재 초중고 학력인정학교 목록 중에서 일부 베트남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해당 링크에서 목록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엄밀하게는 학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준다기보다는 귀국 후 한국 학교에 재취학 및 입학시 필요한 학적서류에 대한 아포스티유 발급 및 영사공증 절차를 면제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적서류 간소화학교 목록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더불어 참고할 점이 있다면, 한국의 의무교육기간은 중학교 까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의무기간 중에는 솔직히 외국소재 학력인정학교 목록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생각보다 손쉽게 전입이 가능하다. (물론 학교별로 별도의 레벨테스트가 진행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입이 손쉬운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교육부와 해당 학교에 미리 문의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반대로 중학교까지는 홈스쿨링을 시켜서라도 의무교육과정을 반드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되며, 미이행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학력인정학교 목록의 원본은 53개 국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트남을 좀 더 들여다보면, 호치민에만 717개, 하노이는 1,525개의 초등, 중등, 고등학교가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KIS(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를 포함한, 잘 알려진 여러 국제학교들이 모두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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