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의 시청률이 생각보다 기대이하다. 나름 괜찮은 시간대인 금요일, 토요일 9시 50분에 방송하고 있음에도 지난 1~6화에 걸쳐 3%가 체 안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7화 이후부터는 4%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임에 틀림없다. 너무 강한 상대인 '모범택시2'와 동시간대에 맞붙었던 탓이 큰 것 같다. 실제로 '조선변호사'의 완성도 자체는 괜찮은 편이며, 시청해 보면 꽤나 재밌다. 애초에 가상시대극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지만, 법정극인만큼 적당히 진지한 면도 있다.
사실 조선시대 변호사인 외지부(外知部)라는 생소한 컨셉을 들고 나온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과거에는 어떤 식으로 재판을 했는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물론 주인공을 포함한 상당수의 캐릭터들이 진부한 까닭에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흥행에 성공했던 기존 문법을 판에 박힌 듯 그대로 따랐기에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봄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원작 웹툰 탓에 제작진이 그리 깊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
조선변호사 출연진, 줄거리, 결말 총정리
① 강한수, 동치
강한수(우도환)는 한양 최고의 외지부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온갖 편법을 안가리는 이미지 때문에 평판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속사정까지 깊이 살펴보면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부모님들이 모함에 의해 죽임을 당했기에 이들에 대한 복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와중에 자신을 덮어놓고 믿어주는 공주 이연주를 만나게 된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서로에게 신뢰를 쌓으며, 썸을 타고 있다.
동치(이규성)는 강한수의 든든한 우군으로 사무장과 같은 포지션에 있다. 강한수보다 나이가 많은 설정이지만, 어렸을 때 강한수의 여동생을 좋아해 농담으로 형님이라 부르던 것이 습관이 돼서, 지금도 형님이라 부른다.
② 이연주, 홍씨, 이휼
이연주(김지연)는 선왕의 딸이며, 현재 임금인 이휼과는 사촌지간이다. 사촌오빠인 이휼과 상당히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스스럼없이 부탁을 할 정도로 가깝다. 궁을 떠나 소원각이라는 여각(=호텔)에서 몸종으로 일하는 등 서민생활을 체험하고 있다. 가상시대극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이 하나 같이 밝고 명랑한 '하니' 캐릭터 클리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깨부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다만, 더 이상 우주소녀의 보나가 아닌 배우 김지연으로 보인다는 점은 큰 수확인 것 같다. 확실한 배우상이다.
홍씨(신동미)는 이연주의 유모이며, 소원각에서는 사장에 해당되는 객주를 맡고 있다. 동화 '왕자와 거지'처럼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는 설정이 재밌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은 이연주에게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강강약약의 전형으로 이연주를 충성으로 보좌한다.
이휼(송건희)는 조선의 임금이다. 선왕이 급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예상치 못하게 즉위하게 됐으며, 할머니가 수렴청정하고 있다. 고위대신들이 아직은 명령을 빠릿빠릿 따르는 모양새가 아니다. (즉, 장악력이 떨어진다.) 자신의 위치에 맞춰 이연주를 돕는 키다리 아저씨 포지션이다.
③ 유지선, 유제세, 추영우
유지선(차학연)은 원상 유제세의 아들이다. 극 중 한성부 판윤을 맡고 있는데, 당시의 권한으로 미루어 볼 때 ⓐ 서울시장과 ⓑ 수도방위사령관, ⓒ 서울고등법원장, ⓓ 서울고등검찰철 검사장을 합쳐 놓은 엄청난 보직이다. 정혼자인 이연주가 점차 강한수에게 빠지는 것을 지켜보며, 빌런으로 각성한다.
유제세(천호진)는 영의정으로 원상의 위치에 올랐다. (참고로 원상은 어린 왕을 보좌하는 재상급 원로를 뜻한다.) 정변을 통해 이전 왕을 추대해 공신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권력구도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조선은 기본적으로 임금 역시 대신들의 눈치를 많이 볼 정도로 사대부의 나라였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한 그의 DNA가 아들인 유지선을 통해서도 발현되지 않을까 싶다.
추영우(최무성)는 우참찬으로 유제세의 오른팔과 같은 존재다. 훈구파의 거두인 유제세의 손발이 되어 각종 더러운 임무들을 수행해, 지금의 위치에 이를 수 있었다.
④ 장대방, 조철주
장대방(이준혁)은 장씨상단을 이끌고 있는 대방(=사장)이다. 욕심이 많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비한 모습을 보인다. 강한수가 아직 어렸을 당시 그의 아버지를 모함으로 몰아 죽게 만들었으며, 어머니는 억울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참고로 당시 재판을 맡았던 사또가 바로 추영우 우참찬이었기에 복수는 예정된 결말이다.) 외지부가 된 강한수의 계략에 넘어가 상단을 자신의 부하인 조철주에게 빼앗기며, 혹독한 매질 끝에 옥에서 죽임을 당한다.
조철주(홍완표)는 장대방의 오른팔이었지만, 기회가 생기자 강한수의 도움을 받아 상단을 낼름 빼앗아 버린다. 이후 장씨상단은 조씨상단으로 이름을 바꾼다. 강한수의 다음 목표인 최무성과 유제세에게 가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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