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리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확산됐던 지난 2년 동안 해외를 못 나갔던 관광수요가 회복된 탓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중에 상당수는 어학연수가 목적이기도 하다. 어학연수를 생각하면, 역시 바기오와 세부, 클락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다. 공부하는 기간 동안 날씨가 안좋으면, 이모저모 불편할 수 있으므로 건기와 우기의 시기 정도는 미리 확인해 두자.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영어성적을 획득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국내에서도 아이엘츠 7.0점 이상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노력하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말 같이 허울만 좋은 소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저 사람은 되는데, 왜 나는 안되지?'라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으로 고득점을 받은 사람은 이미 이전에 많은 공부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감각이 타고났을 수 있다. 아마도 어느 정도 기초가 쌓인 상태에서 아이엘츠라는 시험을 국내에서 공부했을 것이다. 반면, 누군가는 (다른 재능이 많겠지만) 언어적인 재능이 다소 약할 수 있고, 심지어 공부습관이 안좋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단순히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면 더 빠르게 실력과 성적이 향상된다. 영어공부에 있어서 마법은 없다는 것도 인정하자. 어느 정도 시간을 단축해 주는 팁이 있을진 몰라도 극단적으로 빠르게 성적을 획득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아이엘츠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필리핀 바기오 날씨, 월별 평균강우일수
필리핀 루손섬 북부에 위치한 바기오(Baguio)는 인구 30만 정도가 거주하는 작은 도시로서, 필리핀에선 유일하게 겨울과 같은 추위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도시다.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겨울점퍼를 입고, 털장갑에 털모자를 뒤집어쓴 상태에서 사진 찍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데, 필리핀 내에서는 오직 바기오만이 유일하게 그 로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
고원지대에 위치한 탓에 바기오의 연중 평균기온은 19.2도 밖에 안되며, 다른 필리핀 도시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과거에는 미군들의 휴양지로 활용됐으며, 캠프 존헤이(Camp John Hay)나 번햄파크(Burnham Park) 같은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필리핀의 여름이 워낙에 더운지라, 일부 정부기관들은 시원한 바기오로 옮겨와 근무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의 별장인 맨션(The Mansion)도 있어서, 여름의 수도(Summer Capital)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바기오는 동남아에 위치한 여느 도시들과 같이 건기(dry season)와 우기(rainy season)가 있다. 건기는 보통 11월부터 4월까지이며, 우기는 5월부터 10월까지다. 다만, 기온에 관해서는 특별하게 건기와 우기 간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일년 내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유지된다. 그렇다 보니, 공부하기에는 정말 쾌적한 날씨다.
단, 최근 들어서 기후변화 때문인지 건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춥다는 느낌이 간간이 들었다. 지난 2022년 12월, 바기오에 방문했는데, 상당히 춥게 느껴져 긴팔을 꺼내 입었다. 상상이나 했겠나? 동남아인 필리핀에서 긴팔을 입을 줄이야. 따라서 바기오로 어학연수를 가는 사람들은 가디건이나 긴팔을 몇벌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우기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데, 주로 짧고 굵게 내리는 스콜(squall)이다.
필리핀 최고의 교육 인프라를 갖춘 바기오
바기오에는 필리핀의 일류대학인 국립필리핀대학교를 비롯해 필리핀육군사관학교, 세인트루이스대학교 등 각종 고등교육기관들이 위치하고 있어, 교육도시로서의 위상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바기오에는 한국인 오너가 운영하는 100명 이상의 기숙 가능한 대형 어학원을 비롯해 중소형 어학원이 7개 정도 몰려 있다. 바기오에 위치한 어학원들은 바기오의 각 대학에서 졸업하는 인재들을 선생님으로 쉽게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지리적인 위치 탓에 세부의 어학원들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를 운영하긴 어렵지만, 반대로 면학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잡힌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로 스파르타 어학원들이 많다.) 덤으로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그런지,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과 사업경호업체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도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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