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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비자, 출입국

호치민 본격적인 관광재개 선언 (진실 혹은 거짓)

by 낭만쉼표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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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사실상 지난 2020년 3월부터 베트남의 관광산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강력한 국경봉쇄를 통해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차단하면서, 지난 1차확산부터 3차확산까지는 나름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베트남 국내에서의 여행은 어느 정도 가능했고, 실제로 코로나 제로(corona zero)였던 기간 역시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베트남에 유입됐던 지난 2021년 5월부터는 무려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확산세가 도저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의 경기재개 선언

결국 베트남 정부는 어느 정도 백신 접종률이 올라온 현시점에서 결국 경기재개를 선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①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되던 봉쇄로는 도저히 이전과 같이 코로나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호치민에 거주하고 있던 시민들은 이미 6개월 가까이 유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락다운(lockdown)을 견뎠지만, 매일 같이 확인되는 감염자 숫자는 도저히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② 당장 생계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이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든 임계점에 다다랐습니다. 많은 베트남인들이 저축보다는 당장의 소비에 집중하는 편인지라, 일을 하지 못하면 당장 내일 먹을 음식을 걱정해야 됩니다. (그동안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인해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애초에 하지 않던 베트남인들인지라 이해는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대번에 빈곤층으로 전락했고, 당연히 호치민에 일하러 온 많은 젊은 사람들이 월세를 낼 돈이 없어서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고향이라고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무의미하게 지불해야 되는 렌트비는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사람을 구할 수 없는 회사들은 인건비가 올라가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습니다. 특히 ③ 기약없는 봉쇄에 지친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 정부에 공식적인 항의를 했으며, 한때 나이키는 생산공장을 다른 나라로 이전한다는 루머가 돌았을 정도로 분위기가 정말 안좋았습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더 이상의 경제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베트남으로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결국 점진적으로 봉쇄를 해제하는 단계에 착수했습니다.

 

심지어 관광재개도 선언

놀라웠던 점은 심지어 관광마저 재개시킨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관광재개는 총 3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확대된다고 합니다. 1단계는 당장 2021년 10월말까지 호치민내 그린존으로 지정된 곳을 개방하는 것입니다. 규모는 관광지 수용인원의 대략 50%이며, 단체관광객에 한해서만 허용됩니다. 2단계는 2021년 11월부터 연말까지이며, 관광지 수용인원의 70%에 달하는 개인 및 단체관광객들에게 그린존을 개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3단계는 오는 2022년부터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전반적인 계획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관심있게 베트남의 확진자수를 모니터링했던 분들은 눈치챘겠지만, 정부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선언한 순간부터 확진자수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드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처럼 통계를 조작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이런 기적이 일어난 이유는 이전에 비해 검사 자체를 엄청나게 줄였기 때문이며, 확진율(검사자수 대비 확진자수)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9월초에는 일일 검사자수가 약 500,000명 수준이었다면, 10월 들어서는 대략 150,000명 수준까지 줄였습니다. 모집단이 작아진 만큼 확진자수 자체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입니다. 여전히 굉장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푸꾸옥(Phú Quốc)에 한정적으로 운영하게 될 백신여권 프로그램은 섬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감당해야 될 리스크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굉장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를 동일하게 호치민에 적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더불어 호치민을 포함한 남부지역이 아무리 경기재개를 외친다 한들 다른 지역 지방정부가 (특히 하노이, 하이퐁 등과 같은 북부지역)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입니다. 당장에 베트남 국내선 운행마저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려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경기재개의 움직임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며, 실제로 많은 분들이 속속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특유의 문화 때문에 결론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한번 결론을 내리면, 과감하게 진행하는 추진력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진적으로 락다운 때 적용됐던 총리령 16호+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적으로 완화되다가, 총리령 15호에 준하는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달하면, 한동안 이를 지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백신 접종자들에게 통행의 자유라는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접종자에게는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어느 정도 끝났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실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당장에 빠르면 올해 중으로 긴급승인될 거라 예상되는 베트남 토종백신, 나노코박스(NanoCovax)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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