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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주가를 바꿀 3가지 이슈

by 여의도 제갈량 2021.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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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하는 회사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됐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아쉽게도 따상에 실패했습니다. 따상의 패턴대로라면 상장 첫날은 공모가에서 100% 상승한 상태에서 시초가가 결정된 뒤, 상한가(30%)가 유지돼야 되는데, 오히려 시초가 대비해서 26.43%가 넘게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공모가가 105,000원이었으니, 여전히 50% 수준의 수익구간이므로, 절대 공모주 투자의 신화가 깨졌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따상에 실패한 것은 사실 충격에 가깝습니다. 물론 무조건 따상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지만, 작년부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과 같은 성공적인 기업공개들을 겪은 탓인지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따상에 실패했던 이유와 앞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주가 방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어설명
따상과 따따상이라는 용어가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업공개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공모가 대비해서 ±100%까지 상승 혹은 하락된 상태에서 시초가가 결정됩니다. 이때 100% 상승한 상태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경우를 따블났다고 하며, 이후 상장 첫날에 바로 상한가 30%를 치게 되면 따상이 됩니다. 만약, 다음날 한번 더 상한가를 달성하면, 따상상이 되는데, 실제로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를 했을 때 따상상을 달성했습니다. 참고로 2020년에 가장 핫했던 공모주인 SK바이오팜은 무려 따상상상을 쳤습니다.

따상과 따상상의 수익률은 그냥 공식처럼 암기하는 것이 숫자에 친해지는 방법입니다. (계산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등은 제외했습니다.) 공모가 10,000원이 따블나면, 시초가가 20,000원이 됩니다. (따블 수익률: 100%) 이 상태에서 첫날 상한가에 달성하면 26,000원이 됩니다. 흔히들 따상의 수익률이 130%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따블난 상태에서 상한가에 달성한 것이므로 따상 수익률은 160%입니다. 이 상태에서 다음 날 한번 더 상한가를 가면 33,800원이 됩니다. 따상상의 수익률은 무려 238%나 됩니다.

 

이슈 1 : 2차전지 섹터의 부진

혹시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2차전지가 이제까지 단 한번도 발화사건을 일으킨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 이유는 바로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2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2차전지 주요구성요소

 

리튬이온 2차전지의 주요 소재와 부품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그리고 분리막입니다. (추가적으로 동박까지 고려하면 더 좋습니다.) 배터리셀 내부에는 양극재와 음극재가 있는데, 이를 분리막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분리막은 일종의 필름같이 생겼으며,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어,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이동할 때, 이 분리막의 구멍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를 왕복하는 과정에서 전기가 충전도 되고, 방전도 되는 것입니다. 이때 분리막의 역할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베터리셀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면, 그 구멍을 스스로 막아서 리튬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왕래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즉, 발화를 막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요새 2차전지 섹터의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현재 주가가 역사적 고점에 이른 상태에서 추가적인 호재가 발굴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초대형 악재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배터리 소송이 완만히 해결되고, 완성차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2차전지를 생산하려는 움직임 역시 2차전지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에게는 악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성장성이 둔화될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비싸게 사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고가에 진입할 때는 언제든 강제 존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됩니다.)

 

직년 5개년 테슬라 주가

 

또한 대장주라 할 수 있는 테슬라가 요새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새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상당히 많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잖아도 이전에 회사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대량매입해서 코인의 시세와 테슬라의 주가가 강제로 연동됐을 때부터 살짝 맘에 안들었는데, 결국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말았습니다. (비트코인을 결재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시도 자체는 혁신적이긴 하지만, 코인은 시세의 급등락이 엄청나기 때문에 현금처럼 사용하기엔 부작용이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2차전지 섹터에 투자하고 있는 분들은 좋든 싫든 최대 고객사인 전기차 완성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 추이를 함께 살펴보셔야 됩니다.

 

이슈 2 : 제대로 가치평가된 것이 맞나?

5월 13일(목) 부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시가총액 10조 2,669억원으로 (무려) 코스피 상위 37위 입니다. 코스피 상위 35위부터 39위 기업들의 2019년,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특이할만한 사항을 찾아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매출액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굉장히 낮은 편이지만, 영업이익은 뒤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영업이익률이 굉장히 높은 수익성 좋은 회사라는 뜻입니다. (다만, 내공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S-Oil은 저유가 때문에, 한국조선해양은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중국발 코OO 확산으로 항공여행객이 감소됐다는 단기악재가 발생했음을 유념한 상태에서 비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5위~39위

 

사실상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국내 유일의 분리막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할만한 회사가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꼽은 것이 완성품 제조사 SK이노베이션, 분리막의 소재주 대한유화, 양극재 대표주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입니다. (이외에도 포스코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대주전자재료 등도 함께 주목해볼 만합니다. 순수하게 시가총액 기준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SK이노베이션의 약 43%, 대한유화의 약 5.9배, 에코프로비엠의 2.9배, 엘앤에프의 4.4배 수준입니다. 얼핏 보면 지금의 시가총액이 과도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peer group

 

하지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보유하고 있는 분리막 기술이 (의외로) 모방하기 어렵다는 점이 기대감으로 작용해 현재 수준의 주가를 형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뚜렷한 기술적 해자(垓字)가 있다는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 코나EV가 잊을만하면 화재사고가 터짐에 따라 분리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LG에너지솔루션은 원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을 사용했지만, 지난 배터리 분쟁을 계기로 중국산 분리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나는 배터리는 결국 안전성 문제 때문에, 반드시 추후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분리막은 여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동박 등에 비해 CAPEX(capital expenditures)가 높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본적 지출이라는 용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쉽게 얘기해서 시설설비와 같은 고정자산에 투자되는 비용을 말합니다. 자본적 지출이 높으면 높을수록 당연히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기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좀 더 높은 멀티플을 받을 수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이슈 3 : 보호예수물량은 언제 풀릴까?

지난 2월 SK바이오팜의 최대주주인 SK가 지분 11%를 시간외 블록딜을 했고, 이때의 충격으로 주가가 당일 17%나 빠졌습니다. 얼마 안된 일이라 다들 기억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호예수가 끝난 시점에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일부 지분을 블록딜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딜을 확신하는 이유는 지주회사인 SK가 내세우고 있는 Financial Story에서 힌트와 정답을 이미 분명하게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구조

 

따라서 6개월 뒤인, 11월 11일 전후부터는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이 언제든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굳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없기에, 역시나 블록딜을 하게 되면 규모가 10% 수준이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현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통물량은 불과 24% 밖에 안되며,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대거 던진 상황입니다. 아직 국민연금이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관은 앞으로도 쉽사리 매도에 나서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의 급락은 나오기 어려울거라 생각되며, 아마 하이브(빅히트)처럼 초반의 급락과 조정을 거친 후 장기적으로 천천히 회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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