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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금호그룹 가계도 (+금호석유)

by 여의도 제갈량 2021. 2. 8.

경영권 분쟁이나 승계과정, 혹은 사업구조 재편에 놓여있는 기업들은 주가의 흐름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대신, 투자하기 전에 이슈가 발생한 배경을 최대한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공부하는데, 그 과정 간에 뭔가 실체가 보이는 인간의 뜨거운 욕망(?)이 느껴진다면, 투자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주가는 근본적으로 욕망을 먹으면서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재벌에 대한 환상이 깨질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공부했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의 경영권 분쟁은 정말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막장이었습니다. 반년 가까이 기다렸던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결국 대주주간의 지분매집 경쟁이 아닌 한국아트라스BX를 흡수합병하는 예상외의 전개로 당분간은 일단락될 것 같습니다. 결국, 오너가의 세금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한국아트라스BX를 합병하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는 단계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제부터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유)의 주가를 가를 수 있는 3가지 이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파급력이 클거라 예상되는 이슈는 당연히 경영권 분쟁입니다.

 

첫번째 이슈 : 경영권 분쟁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몰락

금호석유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밑그림이 어느 정도는 완성된 것 같습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전에 금호석유가 속해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변천사를 인물 중심으로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때 재개 서열 7위까지 올랐던 재벌그룹인 만큼 그 역사가 상당히 복잡하므로,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다뤄보겠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1대)에게는 5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이 있습니다. (참고로 그동안 딸들은 그룹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막내아들인 박종구씨는 교육부 차관, 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하면서, 교육계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이번 분쟁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박인천 초대 회장은 특정 후계자를 지목해서 경영권을 물려준 것이 아니라, 형제간에 돌아가면서 그룹을 경영할 것을 원해 지분을 골고루 나눠줬습니다.

 

장남인 박성용 2대 회장이 1984년부터 1996년까지, 차남인 박정구 3대 회장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그룹을 이끌었습니다. 박성용 2대 회장과 박정구 3대 회장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성용 회장이 제2민간항공사 사업권을 따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박정구 회장이 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박정구 회장 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최대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룹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아쉽게도 차남 박정구 3대 회장이 질환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은퇴했으며, 3남인 박삼구 4대 회장이 취임했습니다. 이때 장남인 박성용 2대 회장의 제안으로 형제공동경영 합의서를 작성합니다. 그동안은 단순히 합의하에 형제공동경영을 이어가고 있었다면, (박삼구 4대 회장에게서 뭔가 찝찝함을 느꼈는지) 이를 명문화시킨 것입니다. 원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 그룹회장직은 65세까지이며,
② 최장 10년을 넘기지 않는다.
③ 그룹회장직은 4가계의 추대로 결정되어야 하며,
④ 4형제가 그룹의 지분을 동일하게 나눠 보유한다.

 

문제는 장남 박성용 2대 회장이 작고한 뒤, 3남 박삼구 4대 회장이 형제공동경영 합의서를 수정하면서 시작됩니다. 나이제한과 임기에 대한 조항이 삭제되고, 4가계의 추대로 그룹회장을 결정한다는 조항은,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시 다수결 및 연장자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수정됩니다. 이후에는 그룹을 분할하거나 해체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과 만약 합의를 어길 시, 보유주식의 50%에 해당되는 금액을 다른 가계에 보상한다는 조항마저 추가시켰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이제 남보다도 못한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박삼구 4대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들을 기쁨조로 이용했던 도덕적인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경영능력마저 부족해서 대체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대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일순간에 해체시켰으니, 역대급 최악이었다는 세간의 평가가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박삼구 4대 회장이 무능했다기보다는 2008년 금융위기라는 최악의 경영환경 때문이라는 항변을 하지만, 이와 비슷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박정구 2대 회장과는 굉장히 비교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악이었다는 평가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입니다. 이 결과 대우건설(산업은행), 대한통운(CJ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금호타이어(중국 더블스타), 금호렌터카(KT금호렌터카→롯데렌터카) 등과 같은 업계를 대표하던 회사들이 매각됐으며,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계열사들과 자산들이 헐값에 팔려 나갔습니다. 이때 4남 박찬구 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이라도 지키기 위해, 그룹에서 나오게 됩니다.

 

금호석유의 독립

이는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으며, 현재 금호석유는 굉장히 건전하게 잘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현재 금호석유와 금호그룹은 법적으로 전혀 별개의 회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박찬구 회장은 1남 1녀가 있으며, 모두 금호석유의 임원으로서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박준경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으며, 박주형 상무 역시 기회가 생길 때마다 회사의 지분을 늘려가면서 승계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조카의 난

이번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은 금호석유에서 임원으로 재직중인, 박성용 3대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상무의 예상치 못했던 공시가 포문을 열었습니다. 지난 1월 28일(목), 업데이트된 공시내용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는 기존 대표보고자(박찬구 회장)와 공동보유관계를 해소했으며, 이에 따라 특별관계 역시 해소됐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즉, 그동안 함께 행동하던 박찬구 회장 일가와는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반주주가 된 셈입니다. 그리고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주주제안을 통해 2가지 안건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① 파격적인 배당 확대

박철완 상무는 작년에 보통주 기준으로 1,500원이었던 배당금을 올해는 10,000원으로 확대 지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동안 금호석유는 수익 대비해서 배당률이 굉장히 낮은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 보수적인 박찬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반영된 탓일 것입니다.

 

다만, 그동안 일반주주들이 이에 대한 별다른 반발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난 2016년부터 박찬구 회장 자신을 포함한 박씨일가는 배당금을 적게 받는 차등배당을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늘 사익을 취하던 나쁜 재벌들이 익숙하던 개인투자자들에게 박찬구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놀라웠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박철완 상무도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배당을 적게 받았습니다.) 또한 크진 않지만, 매년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점 역시 호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② 경영진의 교체

박철완 상무는 자신을 사내이사로 임명하고, 나머지 사외이사 3명에 자신이 추천하는 인사를 고려하라는 안건 역시 함께 제안했습니다. 금호석유의 이사회는 현재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사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7명입니다. 올해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의 임기가 종료되기에, 다가올 3월의 주주총회때 이사 선임에 관한 투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정도면 박철완 상무가 앞으로 금호석유의 경영권을 본격적으로 다투겠다는 의지가 충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철완 상무는 왜 경영권 분쟁을 결심하게 됐을까?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조카가 되므로, 언론에서는 이를 조카의 난이라 부릅니다. 어쩌다 조카 박철완 상무와 작은 아버지 박찬구 회장은 사이가 이렇게나 틀어지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박철완 상무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경영권 분쟁을 결심하게 된 것일까요? (앞으로 말씀드리는 의견은 모두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미리 밝힙니다.)

 

①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의 분리독립을 가능하게 했던 주체

일각에서는 예전에 3남 박삼구 4대 회장과 4남 박찬구 회장이 다퉜던 형제의 난이 발생했을 때, 박철완 상무가 박삼구 4대 회장 편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박찬구 회장이 이를 대승적으로 이해해주면서, 금호석유에 몸담게 된 부분을 지적하며 은혜를 모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호석유의 지분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다른 측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금호석유는 박철완 상무의 도움이 없었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분리독립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박찬구 회장 일가가 확보하고 있는 지분을 모두 합쳐도 불과 14.84% 밖에 안되기 때문에, 박철완 상무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박철완 상무는 차남 박성용 3대 회장의 가계를 대표하기 때문에, 만약 제대로 합류하게 되면 좀 더 그럴듯한 분리독립의 명분을 쌓을 수도 있다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박철완 상무는 당시 편을 들었던 박삼구 4대 회장이 아무런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찬구 회장과 함께 해야만 했던 측면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금호석유에서의 박철완 상무의 위치는 굉장히 애매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상무보, 상무에 머물면서 해외영업담당 임원직을 수행했습니다. 물론 해외영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보통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경영기획이나 재무 등과 같은 부서에서 회사를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또한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직급에서 시작했던 동갑내기 사촌인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가 작년에 전무로 승진해서 승계에 한발 다가선 것도 조바심을 불러일으켰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아마도 박주형 상무를 위해 금호리조트를 인수해온 점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공동경영을 생각하며 금호석유에 합류한 박철완 상무 입장에서는 대우가 적절치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주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② 취약한 박찬구 회장 일가의 지분율

앞서 살펴봤다시피, 박찬구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겨우 14.84% 밖에 안되는 반면, 박철완 상무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의 지분은 10%로서 단일주주로는 최대입니다. 박철완 상무 입장에서는 자신의 백기사가 지분을 대략 5%만 확보해도 주주총회때 결선투표를 한번 해볼 만한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기타법인도 5% 이상의 지분을 매집했다는 공시가 없지만, 백기사는 1명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박빙의 차이로 이기고 있는 박찬구 회장 일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③ 박찬구 회장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던 국민연금

더불어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을 지지할지가 미지수입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지분을 7.91% 확보하고 있으므로,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주주총회때 박찬구 회장의 재연임을 반대한 전적이 있습니다.

 

사유는 지난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박찬구 회장에게 32억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배당이 너무 적어 주주친화적이지 않다는 점 역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을 포함한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우여곡절 끝에 박찬구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후 블랙록은 보유비중을 줄였는지, 지난 2020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명단에서 빠져 있습니다. 박철완 상무가 어쩌면 가장 민감한 부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박철완 상무에게 승산이 있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양측 모두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중요한 캐스팅 보트는 국민연금이 쥐고 있지만, 의외로 1~5% 미만을 들고 있는 자산운용사, 기관투자자, 큰손들이 향방을 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에 아이에스동서(IS동서)의 권민석 대표와 일부 임원들이 5개월 간에 걸쳐, 금호석유 주식 약 1,000억원어치를 이미 매입완료했다는 보도자료가 발표됐습니다. 대략 3~4%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참고로 권민석 대표는 박철완 상무와는 동갑내기 고교동창이며, 학맥이 상당부분 겹칩니다.

 

출처: 아이에스동서 2020년 9월 분기보고서

 

현재까지는 권민석 대표와 일부 임원들이 개인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에 불과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참전하게 된다면, 역시나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알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아이에스동서의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당장에 사용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대략 4,000억원이나 됩니다. 진입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단번에 10% 내외의 금호석유 지분을 획득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외에도 지난 2월 5일(금)에는 금호석유의 지분을 1% 내외로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의 몇몇 자산운용사들이 박철완 상무를 지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했습니다. 심지어 박철완 상무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KCGI의 강성부 대표와도 접촉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다만, KCGI가 자금을 준비하고 계획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필요할테니, 당장 이번 3월에 있을 주주총회 전까지는 참전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약 참전한다면, 제2의 한진칼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우호세력이라 할 수 있는 자사주 18.36%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사주는 애초에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백기사를 찾아 서로의 지분을 교환해서 의결권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월 주주총회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얼마 안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박철완 상무가 철저히 준비한 티가 여기저기 많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박철완 상무의 법적대리인으로 M&A와 분쟁전문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가 선임됐다는 점도 뭔가 의미심장합니다. 금호석유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에서 분리독립해서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의 박철완 상무의 행보를 살펴보면, 권력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해서 금호석유의 주요사업부문을 살펴봤는데,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일부만 떼어내, 새로운 기업을 만들기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한다면 (A-1) 합성고무, 합성수지 부문과 (A-2) 기초유기화합물 부문을 분할하는 방법이나 (B-1) 울산사업부문과 (B-2) 여수사업부문으로 나누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자의 경우, 동일한 사업영역을 가진 2개의 중견회사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금호석유의 경영권을 통째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됩니다.

 

두번째 이슈 : 금호리조트 인수

일각에서는 박철완 상무를 챙겨주기 위해 금호리조트를 인수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금호리조트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석유가 선정됐음이 발표된 시점은 1월 19일~20일경이며, 박철완 상무가 특별관계 해소에 관한 공시를 올린 시점은 1월 28일입니다. 오히려 박철완 상무 입장에서는 자신과 아무런 상의없이 금호리조트를 인수하기 위해 무리하게 3,000억원이나 가까운 비용을 들였다는 점이 경영권 대결을 빨리 시작해야 겠다는 결심을 확고하게 했을 것 같습니다.

 

금호리조트가 소유하고 있는 아시아나CC(아시아나 컨트리 클럽)

 

금호리조트가 비상장사라 정확한 재무제표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자산은 대략 5,000억원이며, 이중 부채가 4,000억원, 자본이 1,000억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1,000억원 짜리 회사를 7,000억원(=인수금액 3,000억 + 부채 4,000억)이나 주고 인수한 꼴이 됩니다.

 

물론 현재 금호석유가 유지하고 있는 매출이나 이익,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등을 살펴보면, 회사가 무너질 정도로 무리했던 인수는 아니지만, 다른 경쟁입찰자들이 1,000억원 후반대나 2,000억원 초반대를 제시했다는 점을 미루어 볼때, 굉장히 비싸게 주고 인수한 것은 맞습니다. 주주입장에서는 석유화학회사가 다른 입찰자들이 제시한 가격보다 1,000억원이나 비싸게 주고 골프장(아시아나CC)을 인수했다는 사실에 당연히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차라리 그 돈으로 그동안 등한시했던 주주환원정책에 신경써서 주가를 부양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의견이 아주 많습니다.

 

특히, 금호리조트가 금호석유와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만약, 박찬구 회장이 단순히 예전 금호그룹의 영광을 재건하기 위해 금호리조트를 인수한 것이라면, 이는 배임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솔직히 금호석유의 일반주주들은 예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건되건 말건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살펴본 경영권 분쟁과도 연결되는 대목인데, 원래 경영권 분쟁의 가장 큰 원동력은 기존 경영진에 대한 불신입니다. 박찬구 회장은 이전에 배임행위를 저지른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관련 이슈가 뜨거워진다면, 아마 경영자로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번째 이슈 : 기존에 보유하던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무상감자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무상감자 이슈(악재)는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의 주가에 이미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완전히 해소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무상감자는 아무런 보상없이 주식을 소각시켜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악재 중에 악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1의 비율로 무상감자가 실시됐으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3주라면, 이중 2주가 아무런 보상없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무상감자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일시적으로나마 좋게 보인다는 점과 함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대형호재가 터지는 바람에 현재는 주가가 엄청나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감자 직전에 4,21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월 5일(금) 종가기준으로 14,700원이 됐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자가 끝나고 주식매매가 재개됐을 때, 주가가 일시적으로 18,000원까지 상승했다가 이후부터는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호석유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1.02%(=8,197,800주)이며, 이 지분도 나중에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다툼을 벌일 때,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이를 현재시가의 금액으로 계산해보면 대략 약 1,200억원(=14,700원 x 8,197,800주) 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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