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미디 영화 자체가 침체기에 들어선 와중에 '육사오'의 선방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누가 봐도 확실히 평타이상은 해낸 듯싶다. 개인적으로는 베트남 현지 극장에서 관람해서 그런지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도 방영을 시작한 만큼, 출연진과 평점, 스토리, 결말 등을 정리해 봤다.
솔직히 '육사오'의 유머코드는 올드한 편이다. 뻔하디 뻔한 진부한 클리셰들도 간간이 보인다. 따라서 SNL과 같은 트렌디한 코미디를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장르 자체가 코미디인 만큼 스토리의 개연성도 없다. 사실상 판타지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뭐랄까.. 유치하긴 한데, 나름 재밌게 즐길만한 포인트들이 있었달까? 서사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탓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관람객들의 평점 역시 꽤나 높은 편이다. 네이버 8.04점, 다음 8.1점으로 선방했다. 다만, 웃기려는 시도에 비해 정작 웃긴 장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웃음에 관대하다면, 충분히 몰입해서 영화를 시청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실제로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에 익숙한 베트남에서는 '육사오'가 신드롬급의 인기를 끌었다.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달성했을 정도다.
넷플릭스 영화 육사오 출연진, 스토리, 결말
① 박천우 병장, 강은표 대위, 김만철 상병, 보급관
박천우(고경표)는 제대까지 백일도 남지 않은 말년병장으로 GP에서 대북방송을 담당하고 있다. 우연히 1등 로또용지를 획득하며 서사가 시작된다. 앞으로 부자가 될 마음에 들뜨지만, 로또용지가 바람에 날아가 북한 영토로 넘어가는 바람에 좌절한다. 로또용지를 주운 리용호 하사와 고된 협상 끝에 반반씩 나누기로 결정하고, 당첨금을 찾아올 때까지 북한에 머물게 된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북한군이 키우던 오리와 닭들이 알을 빨리 낳을 수 있게 도와주는가 하면, 한눈에 반한 리연희 소위와는 썸을 탄다.
강은표(음문석) 대위는 GP의 소초장이다. 최전선을 책임지고 있는 엘리트 간부로서 꽤나 열린 마음으로 부하들과 소통한다. 박천우 병장이 로또용지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이상증상을 보이자, 진심으로 그를 걱정한다. 전후상황을 파악하고 당첨금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닫자, 혹시라도 이를 되찾으면 조금은 나눠 받고 싶어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였다. 리더십이 강하고, 돌발상황에도 잘 대처할 줄 아는 모습이 돋보였다.
김민철(곽동연) 상병은 로또 당첨금을 수령해 오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그가 실수할 것을 우려한 강은표 대위가 팬티에 주머니를 만들어 로또용지를 그곳에 보관하게 하는 병크를 저지르고 만다. 이 때문에 자주 중요부위를 만졌던 김민철은 SNS 상에 유명한 변태로 소문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가져온 당첨금 39억은 결국 멧돼지가 가져가고 말지만, 40만불 정도를 따로 보관하고 있었던 탓에 모두와 조금씩 나누어 가는지 훈훈한 결말을 맞이한다.
정확한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하사로서 급수담당 보급관(류승수)을 맡고 있다. 사실 이 정도 업무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중사 정도가 맡는 게 맞을 텐데, '육사오'에서는 의도적으로 매칭을 틀리게 했다. 대대장도 대령이 아닌 중령이, 소초장은 대위가 아닌 중위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보급관은 로또용지를 두고 다투던 6인방 사이에서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며, 양측이 한명씩 포로를 교환하는 것을 제안한다.
② 리용호 하사, 최승일 대위, 방철진 상급병사, 리연희 소위, 김광철 소좌
여기서부터는 북한군이다. 리용호(이이경) 하사는 바람에 날려온 1등 로또용지를 우연히 주었으며, 당첨금을 받아 가족들을 돕고자 한다. 이에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박천우 병장 일행들과 협상을 한다. 당첨금을 받고 나누지 않을 것을 염려해 본인은 국군에, 박천우 병장은 북한군에 머물기로 한다. 이 와중에 신병을 향한 군내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를 도와주는 등 선행을 펼쳤다. 위급한 순간에 즉흥연기를 해낼 정도로 순발력이 좋다.
최승일(이순원) 대위는 북한군 간부로서 리용호 하사가 당첨금을 받을 수 있게 돕는다. 여러모로 대척점에 있던 강은표 대위와 서로 통성명하는 과정에서 나이가 공개되는데, 의외로 어리다는 게 밝혀다. 실제로 나름 귀염상이긴 하지만, 노안인 것은 확실하다. 대위라는 직급 때문인지 시종일관 분위기를 잡는 모양새지만,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반전모습도 선보인다.
방철진(김민호) 상급병사는 리용호 하사와 함께 행동하는 가까운 동료이자 부하다. 서로를 굉장히 각별하게 생각하는 듯싶다. 정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남한의 사정을 꽤나 잘 알고 있다. 로또의 존재여부도 그가 제일 처음 리용호에게 알려줬다. 근무 중에는 할 일이 없는지 독일 전쟁영화를 즐겨 본다. 박천우 병장이 북한군에 머무는 동안 위기 때마다 최승일 대위와 함께 나서서 그를 도와준다.
리연희(박세완) 소위는 리용호 하사의 여동생이다. 아이유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수려하고 예쁜 외모와 넘치는 끼를 가지고 있다. 대남방송을 맡고 있으며, 대북방송을 하고 있는 방귀남과는 철천지 원수다. 오빠를 대신해 북한군에 머물고 있는 박천우 병장과는 썸을 타는데, 그 모습이 알콩달콩해서 눈길이 많이 갔다. 박세완 배우의 유난히 앳된 외모가 순수한 리연희와 굉장히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김광철(윤병희) 소좌는 국가보위성(=보위부) 소속으로 작품 내에서는 북한군 내 가장 높은 직급의 끝판왕 빌런이다. 참고로 북한군 소좌는 국군의 소령에 준하는 계급이다. 리연희 소위에게 집적거리는 와중에 박천우 병장이 수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 로또용지와 관련된 사건 전말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 총기를 앞세워 당첨금을 모조리 빼앗으려 하지만, 멧돼지에게 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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