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은 많은 점에서 부족한 케이퍼 무비다. 가장 큰 문제는 딱히 이렇다 할 서사가 없다는 것이다. 4명의 친구들이 모여 도박장을 털었는데, 이후 조폭들이 보낸 킬러에게 쫓긴다는 내용이 전부다. 그나마 주연배우들의 열연으로 서사의 공백을 채우긴 했지만, 아쉬운 점들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한국의 암울한 미래를 그렸다는 점에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폐허가 된 건물, 관리되지 않아 더럽기 짝이 없는 도로, 총기사용마저 난무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미래의 현실이 될까 봐 불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섬뜩할 정도 현실감 있게 구현해내진 못한 까닭에 큰 몰입감은 없었다.
한국 관객들은 서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네이버 평점 5.7점, 다음 평점 4.5점으로 평가가 매우 박한 편이다. 그래도 이제는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배우를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점만큼은 굉장한 메리트였던 것 같다. 실제로 이들이 펼친 앙상블은 꽤나 합이 잘 맞았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영화 사냥의 시간 출연진, 줄거리, 평점, 결말 총정리
① 준석, 장호, 기훈, 상수
결단력과 실행력이 강한 준석(이제훈)은 4인방 중에서 리더의 위치에 서있다. 실제로 지난 절도사건에서 장호와 기훈을 보호해 주기 위해 대신 감옥에 가기도 했다. 이런 그의 희생 탓인지, 이들의 관계는 매우 끈끈한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평면적으로 이들의 관계를 설정했기에 지루해졌던 것 같다.) 친구들을 설득해 도박장을 터는 데는 성공하지만, 킬러인 한의 추격으로 인해 친구들을 모두 잃은 채 홀로 목적지였던 대만으로 들어가게 된다.
영화의 종장에 이르러, 준석이 한과의 대결을 대비해 스스로를 단련하는가 하면, 다시 한국으로 향하는 모습이 나오기에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사냥의 시간2'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후속편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못 박은 만큼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사적으로도 준석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주연배우들이 사망한 만큼, 후속편이 나온다 한들 연결점을 찾기 어려울 듯싶다.
장호(안재홍)는 여러 가지 기믹을 가지고 있다. 일단 친구인 기훈의 옷을 몰래 입는다. 이는 손버릇이 나쁘다기보다는 그와 가족과 같은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식이 있는지 긴장한 순간마다 네블라이저를 사용하며, 잠자는 척하면서 친구들의 말을 엿듣길 좋아한다. (하지만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해 친구들과 잠깐이라도 떨어져 있는 순간을 견디지 못한다.) 키 없이도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있는 특별한 스킬이 있어, 친구들을 수차례 구하기도 했다. 한이 저격한 총에 맞아 사망한다.
기훈(최우식)은 별다른 특별한 능력이 없는 애매한 포지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수를 제외한 나머지 3인방이 좀 더 돈독한 뭔가가 있다는 점에서 부족한 점도 딱히 없는 것 같다. 유일하게 양친이 살아있는 설정이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다른 친구들에 비해 보수적인 편이다. 부모님에 대한 유대감이 끔찍한 편인데, 한이 부모님을 찾아왔다는 것을 직감하자 주저 없이 집으로 향했을 정도다. 어떻게 됐는지 명확하게 묘사는 안됐지만, 함께 몰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수(박정민)는 4인방이 털기로 한 도박장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준석이와 돈과 관련된 부채관계가 있어서 망신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상수를 준석의 친구로 끼워 넣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지만, 준석이 그에게 신경 쓰는 모양새가 진심처럼 보였기에 그냥 4인방으로 간주하기로 결정했다.) 계획했던 돈을 훔치는 데 성공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다시 출근하지만, 결국 지레 겁을 먹고 도주한다. 이후 한에게 당해 죽는다.
② 한
한(박해수)은 도박장 소속의 프로킬러다. 아마추어인 4인방들과 달리 수준 높은 사격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찰에서 일하고 있는지 경찰차를 타고 다닐 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력도 좋은 편이다. 준석을 제외한 나머지 3인방과 봉식, 봉수를 모두 살해했다. 처음에는 박해수 배우인지도 못 알아챘을 정도로 영상에서는 시종일관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킬러로서의 은밀함을 강조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로 보인다.
③ 봉식, 봉수, 빈대
봉식(조성하)은 쌍둥이 동생이다. 총기밀매상으로서 준석 일당에게 다양한 총기를 제공한다. 한의 무자비한 협박을 이기지 못해 준석의 위치를 발설하고 말지만, 결국에는 죽임을 당한다.
봉수(조성하)는 쌍둥이 형이다. 조폭으로서 쌍둥이 동생 봉식의 복수를 위해 한의 뒤를 밟는다. 다만, 그를 손쉽게 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승심 때문인지 그에게 총기를 제공하는 병크를 저지르고 만다. 이 때문에 3인방이 죽었으며, 결국 본인 역시도 죽음을 당하게 된다. 조성하 배우가 1인 2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참고로 이마를 깐 모습이 봉수다.
빈대(김원해)는 준석이 감옥에서 만났던 좋은 형이다. 그에게 대만으로 건너와 사는 것을 제안하면서, 모든 서사가 출발한다. 사업수완이 꽤나 좋은지, 대만의 한 해안가에 여러 가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기훈과 한, 봉수의 뒷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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