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역시 스튜디오드래곤이 만들면, 말랑말랑한 로맨스도 고퀄리티로 잘 뽑아내는 것 같다. 사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넷플릭스 '일타스캔들'은 대놓고 치열한 대한민국의 사교육계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스카이캐슬'과 같은 무거운 드라마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정반대다. 가볍게 즐기기 딱이다. 물론 전도연 배우 덕분에 작품의 무게 자체는 가볍지 않다. 그저 그녀가 선보이는 극강의 귀여움에 빙구웃음을 지으며 드라마의 서사에 젖어들 뿐이다.
일타스캔들 반찬가게 위치
참고로 주요 무대가 되는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실제 위치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운청동이다. 원래는 카페를 영업하던 곳인데, 지난 2022년 6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아무것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일타스캔들'은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모두 감상이 가능했던 만큼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기 쉬웠던 것 같다. 실제로 최종화는 시청률이 무려 17%에 달성했을 정도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일타스캔들'은 '오 나의 귀신님'으로 스타덤에 오른 양희승 작가의 작품이며, 작가가 '남자셋 여자셋', '순풍산부인과', '뉴논스톱', '똑바로 살아라' 등과 같은 시트콤을 집필했기 때문에 일상·코미디 장르에서 만큼은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일타스캔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 짓는 장면이 많으며, 생활밀착형 코미디가 잔잔하게 깔려있다.
드라마 일타스캔들 출연진, 노윤서, 결말, 쇠구슬 범인
① 최치열 강사, 지동희 실장
최치열(정경호)은 더프라이드 학원의 일타강사다. 단순한 에이스 정도가 아니라 연간 1조 이상의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스타강사다. 냉철해 보이지만, 사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편이며, 스트레스 때문인지 섭식장애가 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당시 남행선의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했는데, 그때 받은 남다른 사랑을 기억하는지 유독 남행선이 준비한 반찬을 좋아한다.
정경호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정말 놀라울 정도로 학원강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이미지만 비슷한 게 아니라 일타강사로서의 삶도 잘 그려냈는데, 이는 정경호가 단순히 잘생긴 주연급 배우급을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남해이가 자신이 가르치던 의대 올케어반에 이런저런 이유로 합류하지 못하게 되자, 무료로 일대일 과외를 해주며, 남행선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그녀에게 빠지는 모습을 과장스럽지 않게 그려 꽤나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지동희(신재하) 실장은 최치열 강사의 오른팔이며, 온갖 잡무를 다 맡고 있다. 최치열이 강의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식사와 스케줄링은 물론 연구개발에도 참여한다. 진심으로 최치열을 존경하기 때문에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모습이다. 만약 '일타스캔들'이 막장드라마였다면, 지동희가 커밍아웃하고 최치열에게 사랑을 고백했을지도 모른다. 쇠구슬을 쏜 범인은 지동희로 밝혀졌는데, 이는 집착에 따른 결과였다. 다만, 나름의 사연을 충분히 쌓아놓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서 그런지, 딱히 빌런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② 남행선, 남해이
남행선(전도연)은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였지만, 그녀의 언니가 딸(남해이)을 낳고 도망가는 바람에 도맡아 키우게 됐다. 여기에 남동생마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어, 모두를 돌봐야 되는 그녀의 상황은 솔직히 녹녹지 않다. 다만, 워낙에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 탓에 이를 잘 이겨내고 있을 뿐이다. 생계를 위해 '국가대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행히 엄마의 음식솜씨를 물려받아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가게로 키워냈다.
당장에 돈을 벌어야 돼서 딸인 남해이의 학업에 크게 신경 쓰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열혈엄마가 돼서 남해이를 위해 교육에 올인한다.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특징이 있다면, 자식들은 대체로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어른들이 되레 미성숙하게 그려진다. 그 와중에 남행선은 실수를 하지만, 대체로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캔디 같은 캐릭터라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남해이(노윤서)는 여러모로 부족한 가정환경이지만 슬기롭게 잘 해쳐가고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아내는 모습을 보며, 코끝이 찡했을 부모님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부도 수학을 빼놓고는 1등급을 유지하고 있는데,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고, 스스로 해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 최치열의 현장강의에 참여하고부터는 수학마저도 1등급을 달성했을 정도로 엄청난 영재다. 최치열에게 과외를 받으며, 실력이 급속도로 향상해 결국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이 된다. 참고로 노윤서 배우의 미모와 연기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③ 장서진 변호사, 이선재
장서진(장영남) 변호사는 삐뚤어진 부모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장남의 입시에 실패하면서 둘째인 이선재를 타이트하게 관리하지만, 정작 어른으로서 전혀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드러내기 일쑤다. 날카롭고 차갑지만,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할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런 엄마를 이해하는 이선재(이채민) 역시 남해이만큼이나 굉장히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현실에 존재하기 쉽지 않아 보이며, 주 시청자층인 부모님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다. 남해이를 좋아하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그녀를 대신해 온갖 누명도 다 뒤집어쓸 정도다. 공부도 곧잘 잘해 남해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④ 조수희, 방수아
조수희(김선영)는 장서진 변호사만큼이나 삐뚤어진 부모다.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알며, 딸인 방수아를 위해 각종 음해를 서슴지 않는다. 사실 빌런들은 자기만의 안타까운 서사가 있기 마련인데, 작가가 조수희에게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굉장한 빅엿을 한번 먹을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나 몰래 바람을 피우던 남편에게 크게 뒤통수를 맞게 된다. 하지만 따뜻한 드라마를 표방한 만큼 최대한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 나왔다. 딸이 입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입시 코디네이터가 된다.
방수아(강나언)는 엄마를 닮아 인격적으로 문제가 많다. 물론 공부는 전교 1등 수준이지만, 수학에 자신감이 붙은 남해이에게 밀려 날이 갈수록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쇠구슬의 유력한 범인 중에 하나로 거론됐지만, 결국은 아니었다. 아마도 최치열 강사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신이 희망하던 한국대학교 의과대학 입학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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