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가 났다. 역대급 졸작이 나왔다. 난생처음으로 드라마를 보다 1회부터 재미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망작도 보통 4회까지는 워낙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재밌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동시상영을 했으니 뭔가 있겠지 하는 마음에 억지로 2회까지 봤는데, 역시는 역시다. 주저없이 접었다.
미남당 시청률 박살난 이유 1가지
KBS 월화드라마(저녁 9시 50분)로 상영되고 있는 '미남당'은 6회까지 시청률이 점차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5.6%로 시작된 시청률은 5.7%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4.2%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앞으로 더 떨어질 거라 예상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주연급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못한다. 완벽한 미스 캐스팅이다.
'미남당'의 기획 자체는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았던 것 같다. 전직 프로파일러 경찰이었던 주인공 남한준(서인국)이 현재는 박수무당이자 사기꾼이 되어 동료들과 함께 활약하는 것이다. 장르는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이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어렵지 않다는 편견이 있어서 인지, 연기자들을 대충 캐스팅한 듯 싶다. 솔직히 서인국·정만식 배우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배우들이 문제라 누구 하나 꼭 집어 마녀사냥하기도 힘들다. (마녀사냥을 하고 싶다거나 해야 된다는 게 아니다. 너무 구멍들이 많아서 특정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일단 연기자들이 웃기기 위해 너무 애쓴다. 그런 느낌 알거다. 뭘 하려는지 알겠는데, 오글거려서 도저히 못보겠는 그 느낌. 코믹이 첨가된 순간부터 진지한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아예 몰입 자체가 안된다. 장르가 코미디면 웃겨야 되는데, 그 흔한 피식 조차 단 한번도 안나왔다.
출연진은 미남당팀과 경찰팀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주인공 남현진 역의 서인국은 그래도 연기가 괜찮은 편이었다. 주연배우로서 스토리를 어느 정도 장악한다는 느낌이 든다. '응답하라 1997', '38사기동대' 등을 거쳐 주연급 커리어를 쌓아와서 그런지 이제는 제법 포스가 난다. 아직 소름 끼칠 정도의 뭔가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계속 작품을 쌓아가면, 대배우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서인국의 동료이자, 전직 강력반 형사(공수철) 역의 곽시양 배우는 사투리가 능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색하다. 잘봐줘야 능청스럽다는 느낌의 사투리는 되레 몰입에 방해된다. 서인국의 여동생이자, 전직 국정원 해커(남혜준) 역의 강미나 배우는 연기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솔직히 연기에 재능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소속사에서 자꾸 연기를 시키는지 모르겠다. 아마 본인 스스로도 연기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들 두 배우가 주연배우의 동료이기 때문에 출연빈도가 높은데, 딱히 케미가 괜찮은지 모르겠다.
가장 큰 문제는 여주인공 한재희(강력팀 팀장) 역을 맡은 오연서 배우다. 이제 연차가 쌓인 만큼 기대를 많이 하게 되는데, 너무 미흡했다. (물론 '크라임 게임'에서 역대급 발연기를 선보인 송선미 배우보다는 낫다.) 물론 김희선 배우를 연상시킬 만큼 굉장히 예쁜 것은 인정한다. 근데 여주인공이라는 자리가 원래 예쁘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스토리를 주도하고 시청률을 견인해야 되는데, 존재감이 전혀 안느껴진다. 지난 드라마들에서는 나름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 것으로 봐서는 배역을 많이 타는 배우일 수도 있다.
그나마 베테랑 강력계 형사인 장두진 역을 맡은 정만식 배우 탓에 끊어질듯한 집중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나머지 배우들은 아예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임팩트가 없었다. 배우들의 전반적인 개인기가 떨어지다 보니, 작가와 감독이 남은 스토리와 연출에 살짝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나마 스토리가 뭔가 통쾌하게 전개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맛이라도 있으니, 편성을 줄여서 전개를 스피디하게 할 수도 있다. 근데 넷플릭스와 18화차를 이미 계약했기에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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