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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일년살기/꿀팁, 문화

베트남 도롱집 유래, 특징 총정리 (+왜 좁고 길게 만들었을까?)

by 쉼 표 2023. 5. 26.

베트남 사람들은 대체로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모여 한집에 사는 대가족 형태를 지향한다. 자연스레 폐쇄성이 짙은 아파트보다는 개방성이 강한 주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베트남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건물은 가정집으로 사용되는 5층 빌라다. 이런 빌라를 한국에서는 협소주택 혹은 도롱집이라 부르는데, 베트남어로는 냐옹(nhà ống), 영어로는 tube house다.

 

베트남 도롱집 유래, 특징 총정리

① 베트남 도롱집 특징

베트남 도롱집의 경우, 도로와 맞닿은 입구가 있는 쪽(가로)은 매우 좁지만, 세로가 굉장히 길어서, 실제 내부에 들어가 보면 공간이 생각보다 훨씬 넓어서 깜짝 놀라게 된다. 아직 베트남을 방문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이 안될 텐데, 두툼한 성냥갑 모양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도로와 맞닿아 있는 가로는 보통 3~6m 정도이며, 세로는 20~60m 정도다. 아래 사진이 도롱집의 예시인데, 지방의 경우에는 5층 주택이 아니라 2~3층 정도의 주택들이 훨씬 많다.

 

베트남 도롱집

 

② 베트남 도롱집 유래

베트남 집들이 이런 특이한 모양을 갖게 된 데는 2가지 설(說)이 있다. 첫 번째는 베트남 국부(國父) 호치민 주석이 도시재건계획을 수립할 당시, 모든 인민들의 주택은 도로에 조금이라도 닿아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되는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상식처럼 들리지만, 당시의 베트남은 이제 막 식민시기를 종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된다는 호치민 주석의 주장은 울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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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프랑스 식민통치 당시 주택보유에 대한 세금을 도로와 맞닿아 있는 입구 쪽 가로길이를 기준으로 징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랬기에 당시 베트남인들은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주택의 가로길이를 최소화하는 대신, 세로길이를 최대한 길게, 그리고 위로 높게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두가지 설 모두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주택과 한국 주택의 차이점

베트남 주택의 경우, 바로 옆에 언제든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거나 증축될 수 있기 때문에 옆면에는 창문을 만들지 않고, 있어도 높은 층에만 만든다. 이렇게 주택의 옆면과 뒷면을 방치하는 대신 앞면의 층과 층 사이를 화려하게 꾸민다. 참고로 베트남인이 생각하는 1층은 한국인에게는 2층에 해당하며, Ground Floor가 한국인이 생각하는 1층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습관적으로 1층을 누르는데, 1층에는 야외로 나가는 출구가 없다. 호텔, 백화점 같은 곳은 Lobby층이 추가로 있어, Lobby층, Ground층, 1층, 2층, 3층 순으로 층이 구성된다.

 

베트남 도롱집 옆면

 

주택의 내부 역시 한국과 많이 다르다. 베트남은 지역에 따라 다소 간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일년내내 덥고 우기(雨期)가 긴 탓에 벽면을 벽지로 마감하거나 나무재질의 타일을 바닥에 깔아 놓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십상이다. 따라서 벽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리석을 바닥재로 많이 사용한다. 거실을 중심으로 생활이 이뤄지는 한국과 달리 층마다 방이 2개씩 있어 공간의 독립성을 좀 더 강조했다.

 

오토바이는 집밖에 두는 게 아니라 집안의 현관 쪽 거실에 두고 보관한다. 오토바이를 노리는 도둑들이 워낙 많을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의 시건장치나 개폐식 대문 정도는 쉽게 따버리는 탓에, 아예 위아래로만 작동하는 무거운 철문을 선호할 정도다. 참고로 도둑들은 오토바이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물론 베스파 같이 고가의 오토바이가 좀 더 값을 받을 수 있겠지만, 오래된 오토바이 역시 해체해 낱개 부품이나 고철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주택에 살다 보면, 가끔씩 조그만 도마뱀과 마주치게 되는데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이 도마뱀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개미나 바퀴벌레 같은 벌레들을 잡아먹기 때문에 위생상 더 좋을 수 있다. 심지어 어르신들 중에는 도마뱀을 행운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최근 베트남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주택 대신에 아파트인 쭝끄(chung cư)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공동주차장이 갖춰졌을 뿐만 아니라 수영장, 헬스장, 공원 등과 같은 편의시설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 외에는 아파트 출입 자체가 어려운 관계로 도둑이나 강도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도 크다. 다만,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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