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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게임

복룡봉추 총호유린 총정리 (용, 봉황, 호랑이, 기린)

by 쉼 표 2023. 4. 28.

정사 삼국지는 실제 역사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나관중이 상상력을 더해 창작된 삼국지연의는 엄연히 소설이다. 다만, 나름 굉장히 깊이 있게 검증한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에 마냥 소설이라고 폄하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정사에는 단 몇줄에 불과한 제갈량의 남벌을 연의에서는 굉장히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99%가 허구라 할 수 있지만, 의외로 역사적인 배경을 찾아보면, 당시의 현실을 그럴듯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와룡봉추

 

물론 소설인만큼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영웅들을 만들어야 되는데, 작가인 나관중 본인이 촉한정통론자였던 만큼 유비, 제갈량 등을 비롯한 촉나라 장수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극적인 서사를 많이 첨가했다. (즉, 아예 없었던 일은 아니고, MSG를 많이 쳤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중국독자들은 이런 영웅들 가운데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고 평가받던 복룡봉추와 함께 총호유린을 덧붙여 삼국지의 4대기재(器才)로 부른다. 이들 영웅들은 중국에서 신성시되는 용, 봉황, 호랑이, 기린(麒麟)에 비유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복룡봉추(용, 봉황)

삼국지를 잘 모른 사람들도 와룡봉추(臥龍鳳雛)나 복룡봉추(伏龍鳳雛)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거다. 각각 잠자는 용(엎드린 용)과 새끼봉황을 뜻하는데, 아직 재야에 있는 인재 혹은 세상에 두각을 드러내지 않은 인재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된다. 각각 제갈량과 방통을 지칭하며, 당대 최고의 명사라 불리던 수경선생 사마휘가 연의에서 '와룡이나 봉추 중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제패할 수 있다'해서 유명해졌다.

 

유비, 제갈량, 방통, 사마휘

 

제갈량과 방통 모두 유비 휘하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핵심요직을 차지했다. 단, 방통은 입촉당시 낙봉파(落鳳坡)에서 장임이 쏜 화살에 맞아 36세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한 탓에, 그 명성에 비해 생각보단 큰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참고로 방통이 사망했던 낙봉파의 이름은 '봉황이 추락하는 언덕'을 의미한다. 이는 연의에서 극적인 재미를 위해 창작된 부분이며, 실제로는 낙성전투에서 눈먼 화살인 유시(流矢)를 맞아 죽었다. (이런 식으로 MSG를 쳤다.)

 

제갈량은 방통에 비해 훨씬 오래 살았기에 승상으로서 촉나라의 근간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 다만, 인재가 부족했던 촉나라의 형편상 과로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54세에 사망했다. 다만, 당시 기준으로 50대에 사망하면, 평균수명 이상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는 만약 제갈량이 장수했다면, 사마의가 고평릉의 사변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의 손자인 사마염이 서진(西晉)을 세우지 못했을 거라 하는데, 대체로 동의한다.

 

장임, 사마의, 사마염, 강유

 

사실 제갈량과 방통 모두 천재임에 틀림없지만,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제갈량은 행정과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에 특화됐다면, 방통은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전술에 능했다. 따라서 군인으로서 야전에 특화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은 제갈량이 아닌 방통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방통은 임기응변이 좋았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에 맞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빠르게 찾았다. 물론 제갈량 역시 남벌과 북벌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지만, 만약 방통이 대신 지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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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호유린(호랑이, 기린)

총호유린(冢虎幼麟)은 아마 대부분 못들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워낙에 4대 시리즈를 좋아하는 중국인들답게 제갈량과 방통에 덧붙여 2명의 인재를 추가했는데, 이들은 사마의와 강유다. 각각 늙은 호랑이와 어린 기린로 불린다. 용을 상징하는 제갈량과 라이벌이었던 사마의는 용호상박(龍虎相搏) 사자성어 때문인지 호랑이로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사마의가 제갈량 사후 늘그막에 성공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늙은 호랑이라는 호칭이 어찌 보면 굉장히 어울리긴 하다.

 

어린 기린이라 불리던 강유는 상대적으로 장수한 편이다. 63세의 나이에 종회와 함께 위나라에 반란을 꾀하던 와중에 죽어서 그렇지 자연사했다면, 아마 훨씬 더 오래 살았을 것이다. 강유가 어린 기린으로 불렸던 이유는 그의 별명이 량주의 기린아(麒麟兒) 였다는 점과 함께 어린 나이임에도 무려 제갈량을 전술로 격파했으며, 심지어 조운과 호각을 다툴 정도로 엄청난 일기토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조운의 나이가 굉장히 많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제갈량을 전술로 이겼다는 점은 절대 평가절하할 수 없다.

 

그만큼 독자들에게는 등장부터 임팩트가 강렬했다. 그러다 보니, 연의에서 강유는 유비, 제갈량에 이어 사실상 세번째 찐주인공으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죽음과 함께 삼국지라는 대서사시가 마무리된다. 과거에는 보통 제갈량의 죽음이 소설의 종장을 차지했기 때문에 강유와 관련된 서사가 마치 삼국지의 외전처럼 느껴졌지만, 요새는 삼국지를 탐독하는 사람들이 늘어감에 따라 제갈량 사후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재평가되고 있다.

 

참고로 기린은 상상의 동물로서, 서양으로 치면 (역시나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다. 외형은 용과 말의 중간쯤 혹은 사슴과 소의 중간쯤 정도로 묘사된다. 기린은 뛰어난 성인이 태어나거나 태평성대를 이룬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기린을 본 것 자체를 길조로 여기며, 반대로 기린의 사체가 발견되면 흉조로 여긴다. 보통 능력이 탁월할 정도로 뛰어난 아이를 기린아라 불리는데, 강유는 량주 전체에 소문날 정도로 뛰어난 천재였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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