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서 제작한 '브로앤마블'의 느낌 자체는 '신서유기' 시리즈와 비슷하다. 촬영을 진행한 도시를 돌아다니며, 각종 게임을 펼친다. 그동안 예능에서 활약했던 검증된 방송인들 위주로 멤버를 구성해서 그런지, 무겁지 않고 재밌었다. 빵빵 터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평타는 해낸 예능이었다.
서사를 전개하는 방식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국민 보드게임인 '부루마불'의 게임포맷을 채용해 전략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서바이벌 게임 같은 느낌도 났다. 확실히 제작진이 꽤나 많이 준비한 것 같다. ㉮ 운, ㉯ 독박, ㉰ 요술램프, ㉱ 선택, ㉲ 베팅이라는 5가지 테마를 적용해 출연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주사위의 결과에 운명을 맞기는 운빨 게임이라는 느낌을 최대한 지웠다.
뿐만 아니라 상금의 규모가 역대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출연자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보유한 땅과 현금이 가장 많은 팀이 우승하는데, 보유하고 있는 잔여현금과 땅문서 모두를 한화로 환전해 우승상금으로 지급한다. 실제로 출연자들이 꽤나 몰입해서 게임에 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일부 에피소드가 좀 늘어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재밌었다. 현재 티빙에서 모든 에피소드를 시청할 수 있다.
브로앤마블 출연진, 최종결과
① 뱅커 이승기
이승기는 실제 돈으로 게임을 하는 '브로앤마블'을 이끄는 MC다. 이승기의 노련한 진행 덕분에 출연자들이 손쉽게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이승기는 뱅커가 되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리드했다. 심지어 최근에 삭발을 했던 만큼 메인미션이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가발을 쓰는 등 투혼을 보여줬다. 사실 이 부분은 이미지 때문에 연예인으로서 많이 걸렸을 텐데, 용기를 내줬던 것 같다. (아마도 탈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참고로 '브로앤마블'은 두바이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개인적으로는 두바이의 전경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직은 꽤나 멀게 느껴지는 아랍에미리트지만, 이 지역의 유명한 관광명소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친근해진 것 같다. 이런 점들로 봤을 때 '브로앤마블'은 사실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아래는 '브로앤마블'에서 선정한 랜드마크와 그에 상응하는 가치다. 이외에도 출연자들이 여행을 통해 다양한 지역들을 둘러봤다.
· 로컬 : 러브레이크(300), 수크(1000), 모스크(500), 비치파크(800)
· 패키지 : 선셋(800), 푸드(500), SNS(1000)
· 내셔널 지오그래픽 : 히든동굴(300), JBR비치(1500), 하타(800), 팜 주메이라(1000)
· 골드 : 부르즈 할리파(2300), 버즈 알 아랍(2500), 베르사체 호텔(2000)
② 지브로(지석진, 이동휘, 조세호)
MSG워너비를 통해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어온 지석진과 이동휘는 지브로로 팀명을 정했다.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지석진은 유재석과 '런닝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예능인이다. 지금이야 엄청난 성공을 바탕으로 다소 여유 있어 보이지만, 솔직히 대중들이 손쉽게 사랑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참고로 지석진은 5화를 기점으로 '런닝맨' 촬영을 위해 중도 하차했다.
이동휘는 드라마 '카지노'를 통해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입지를 높일 수 있었다. 숨길 수 없는 개그감 때문인지 가끔씩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존재감이 대단하다. 이번 '브로앤마블'에서도 다른 멤버들과의 케미가 유독 좋았다. 우여곡절 끝에 조세호와 함께 우승을 차지하지만, 죄수의 딜레마가 적용된 마지막 배팅에서 실패하며 우승상금 확보에는 실패한다.
참고로 '브로앤마블'의 출연자들 대부분이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어서 그런지, ost에 참여했다. (실제로 멤버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범상치 않다. 이승기와 규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라더이며, 지석진과 이동휘는 MSG워너비, 조슈아와 호시는 세븐틴, 유연석은 현직 뮤지컬배우다. 제작진이 ost를 위해 이렇게 모은 게 아니었을 텐데, 신기하긴 하다.) 총 5개의 곡을 만들었는데, 퀄리티가 놀라울 정도로 좋다. 정말 강추한다. 현재 위버스샵에서 ost를 판매하고 있다.
지석진의 빈자리를 역시나 유라인인 조세호가 채웠다. 5화를 기점으로 등장했는데, 진짜 웃음폭격기 그 자체였다. 예전 양배추 시절의 비호감을 완전 털어내고, 이제는 뭔가 건실하긴 한데 (이율배반적으로) 명품을 즐기는 허세 가득한 캐릭터를 갖게 됐다. 자기 주관이 강한 MZ 세대의 트렌드와 맞물리며 치트키 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 허술한 듯싶지만, 팀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착실하게 만들었다.
③ 갓브로(유연석, 규현)
유연석과 규현은 갓브로라고 팀명을 정했다. (딱히 별다른 의미 없이 정한 것 같다.) 둘은 유명 뮤지컬 넘버인 '베르테르'의 주연에 더블캐스팅이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뮤지컬 배우인 만큼 노래실력이 출중하다. 유연석은 기본적으로 주관이 뚜렷한 편이다. 물론 규현보다 나이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애초에 리더십이 강하다고 봐야 될 것 같다. 대체로 좋은 판단을 내리는 편인데, 치밀하게 확률을 계산하기보다는 전적으로 운에 맡기는 모양새다.
규현은 이승기 모델을 따라가 예능에서도 성공했다. 처음 나영석 사단에 발탁됐을 때만 해도 예능인 치고는 살짝 소극적으로 보였는데, 어느새 수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베테랑이 됐다. 적재적소에 치고 빠지는 것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 더불어 책임감과 팰로우십이 강해 다른 멤버들과도 조화롭게 어울렸던 것 같다.
④ 시브로(조슈아, 호시)
조슈아와 호시는 각자를 각각 조시와 호시라고 소개하며, 팀명을 시브로로 정했다. 요새 엄청 잘 나가는 보이그룹인 세븐틴의 멤버인 만큼 화제성을 일으킬 목적으로 캐스팅한 게 다분해 보였다. 단, 이들이 보여준 활약을 보면, 웬만한 예능인 이상으로 엄청났던 것 같다. 매번 어려운 미션을 맡았지만, 방송경험이 많은 형들 사이에서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잘해냈다. 이 와중에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 쉽지 않을 텐데, 잘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뿌듯했을 것 같다.)
조슈아는 마침 열애설이 터지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팬들이 추측한 여자친구는 과거 리얼 연애 프로그램인 '비포썸라이즈'에 출연했던 조미영으로 현재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세븐틴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비주얼 멤버인 만큼 팬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주목하는 듯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