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어 시작했던 나의 필리핀 어학연수에 관한 이야기다. 참고로 아래 후기는 필리핀 어학연수 당시 아이엘츠 each 6.5를 막 획득했을 당시에 작성했다. 그때의 후기를 지금 봐도 대부분 동의하기 때문에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다시 게재한다. 올해 2023년부터는 어학연수와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란다.
취업을 하기 전 학부 때 가장 높았던 토익성적은 950점이었고, 나름 영문법을 비롯해 리딩과 리스닝에 자신이 있었지만, 5년이 넘는 회사생활 동안 영어를 계속 사용하지 않은 탓인지, 아이엘츠(IELTS) 시험을 준비할 당시에는 기초가 생각보다 많이 무너져있었다.
또한 공부에 몰입하는 데 있어 좋은 체력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당시만 해도 음주, 흡연,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망가진 상태였다. 그래서 어학연수 초창기에는 반요양하는 느낌으로 쉬엄쉬엄 공부를 시작했다. 학생으로서 어학연수를 마친 뒤, 공부했던 어학원과 인연이 닿아 GM으로 일하고, 베트남에서 유학원과 온라인 영어회사를 창업하기까지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 최종적으로 each 7.5까지 획득했다.
필리핀 바기오 아이엘츠 어학연수 후기
30대 초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호주로의 이민을 결심하게 됐고, 이왕 아이엘츠 공부를 시작한 만큼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아이엘츠를 공부할 수 있는 필리핀 어학원을 알아보던 중 최종적으로 ☆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고득점(일반적으로 오버롤 7.0 이상)을 만들어 낸 경험이 가장 많은 어학원이라는 유학원들의 공통적인 추천 때문이었다.
그리고 총 7개월 동안 공부에 후회 없이 매진했고, 목표점수를 획득했으며, 드디어 며칠 전에 호주 멜버른대 대학원 회계학과에 합격오퍼를 받았다. 돌이켜 보면, 정말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마지막 6주는 성적을 받은 상태에서 체류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점수를 따기까지 약 5개월 정도 걸렸다. (당시 최종결과는 리스닝 6.5, 리딩 6.5, 라이팅 6.5, 스피킹 7.0이었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과 아이엘츠와 관련된 얘기를 하며 내린 결론이 몇가지 있다. 그중에 정말 중요한 핵심을 공유한다.
필리핀 어학연수 간 3가지 주의사항
① 반드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오버롤 5.5 밑으로는 1달에 0.5~1.0 정도를, 오버롤 5.5 이상부터는 2달에 0.5~1.0 정도 향상된다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어학원의 레벨 테스트와 위클리 테스트는 경험상 실제 시험과 비교해 봤을 때 난이도가 비슷했던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제일 처음 봤던 레벨 테스트의 결과는 기억나지 않지만, 1주차 위클리 테스트의 결과는 리스닝 5.5, 리딩 5.5, 라이팅 4.5, 스피킹 4.5이었다.
초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형적인 한국인의 영어 습득 패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기간 동안 약점인 라이팅과 스피킹 향상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이 두 과목을 연습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욕심만으로 안되는 게 성적획득이다. 공부하는 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지켜보며, 아이엘츠 역시 시험이기에 문제를 접근하는 스킬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실력이 향상되지 않고서는 절대 고득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특정 과목에서 과락 때문에 목표점수를 못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엘츠 시험 자체가 매번 난이도에 힘을 주는 과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표점수에 미달한 과목만 공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반드시 일단위로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② 목표점수에 따라 공부전략은 반드시 달라야 한다.
누구나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긴 어렵다. 따라서 짧은 기간 동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목표점수와 실제 실력 간의 차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 다르다.
먼저, 목표점수가 오버롤 5.5 이하일 경우에는 과감히 문법공부를 안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 아이엘츠 시험에서 문법 그 자체의 지식을 요구하는 과목은 라이팅과 스피킹 밖에 없으며, 이 역시 하나의 평가요소에 불과하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문법을 세세히 공부하기보다는 (속칭 양치기라 불리는) 문제풀이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오버롤 6.0 이상부터는 (목표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반드시 문법공부에 공을 들여야 한다. 특히 ㉮ 어휘의 수준과 ㉯ 문법 실수의 빈도가 5.0과 6.0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봐야 된다. 예를 들어 라이팅 task2의 경우, 에세이 내에서 문법실수가 5개 미만이면, 점수가 상당히 관대하게 나오는 사례를 자주 경험했다.
③ 너무 무리하지 말자.
처음에는 누구나 열심히 공부한다. 어학원 역시 이에 발맞춰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수업을 제공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수험생 본인의 처음 결심은 무뎌지고, 체력적으로 지치기 때문에 슬럼프가 오기 마련이다. 더불어 그룹수업 5개, 1:1수업 3개를 하루에 소화해야 되는데 최상의 컨디션으로 모든 수업을 다 참석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따라서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확실히 쉬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3개월 이상 공부해야 되는 사람들은 텀 종료 후 방학기간 동안 산 페르난도(San Fernando)나 헌드레드 아일랜드(Hundred Islands) 같은 바닷가에 한번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비용이 저렴하고, 거리가 가까워 스트레스 관리에 괜찮은 것 같다.
더불어 공부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체력이 떨어져 아프기 십상이다. 따라서 슬럼프를 느끼면 느낄수록 잠만큼은 절대 줄이면 안된다. 짧은 기간 동안 공부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은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도 버틸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공부하는 사람들은 6~7시간 정도는 꼭 자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 정도 자고 모든 수업의 복습과 숙제를 소화하려면 부지런해야 된다. 아마도 자습시간 외에 식사시간 이후의 시간까지 최대한 활용해야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마무리하겠다. 연수 도중에 건강상의 문제로 잠시 한국에 갔다 온 적이 있었다. 마닐라 공항을 거쳐 다시 어학원으로 돌아왔는데, 그때 정확히 토요일 새벽 3시 40분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서관에 들러 봤는데, 몇몇 학생들이 여전히 공부에 푹 빠져 있었다. 물론 그 학생들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본 ☆의 분위기는 대체로 이러했다. 따라서 정말 원 없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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