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노트/주식

쌍용양회(쌍용C&E), 주가를 바꿀 4가지 이슈

by 쉼 표 2021. 3. 3.

비중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제 주식계좌의 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이 있다면, 바로 쌍용양회입니다. 이유는 (이웃집 영희네 엄마도 알고 있는) 배당 때문입니다. 좀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정확히는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함께 가는 편입니다. 4분기에 실시되는 연말배당의 경우, 배당률이 좋은 다른 회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쌍용양회를 굳이 보유해야 될 필요가 없어, 오히려 배당기준일 전에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았다가, 배당락 이후 주가가 많이 떨어진 연초에 다시 매집을 하는 패턴이 몇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비중은 5~30% 정도 들고 가는데, 급등이 나오면 조금씩 분할매도를 하고, 급락이 나오면 반대로 조금씩 매수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익률이 단기적으로는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이 분산되고 수익률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은행이자나 채권수익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평생 이렇게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 같던(?) 쌍용양회가 드디어 변신을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간 회사의 가치평가에 가장 큰 걸림돌 중에 하나였던 ⓐ 쌍용양회 우선주의 상장폐지에 이어, ⓑ 회사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회사 측에서는 기존에 쌍용양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가치주 혹은 경기민감주라는 포지션 자체가 주가상승의 장애물이라 생각했는지, 이제는 성장주 혹은 친환경주로 새롭게 포지셔닝하려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쌍용양회 우선주는 유통물량이 워낙 얼마 안돼, 세력이 작정하고 호가를 장악하면, 주가급등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회사의 가치평가를 하는데 방해됩니다. 따라서 나중에 한앤컴퍼니가 회사를 매각하고 엑시트(exit)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는 우선주를 미리 손본거라 할 수 있습니다.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매각할거라 확신하는 이유는 저평가된 회사를 저가에 매입해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한 뒤, 고가에 매각하는 것이 애초에 한앤컴퍼니와 같은 사모펀드가 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정해진 미래라 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인 우리들로서는 그 시점을 최대한 예측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슈 1 : 심지어 앞으로의 배당은 모두 비과세!

일단 한앤컴퍼니는 여러가지 조건이 무르익기 전까지는 계속 쌍용양회의 대주주로서 운영을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이유는 한앤컴퍼니 입장에서 쌍용양회 이후의 후속 투자처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캐시카우(cash cow)와 같은 쌍용양회를 버러가면서 까지, 출구전략을 급하게 실행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쌍용양회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고배당을 쭉 유지해도 될 만큼, 여전히 현금여력이 충분한 회사입니다.

 

 

현재 쌍용양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단기금융자산이 줄어들고, 매각예정비유동자산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배당재원을 신경쓰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세부내역을 확인할 수 없기에 변동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한앤컴퍼니가 배당에 대한 욕구가 남다르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작년 9월에는 배당을 더욱 적극적으로 주기 위해 보통주에 대한 무상감자를 실시했을 정도입니다.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양이 충분하냐 불충분하냐도 중요하지만, ⓑ 순이익의 규모도 동시에 중요합니다. 그동안 쌍용양회는 순이익을 넘어선 배당금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지속적인 배당이 가능하냐에 대한 의심이 컸습니다. 그래서 작년 9월에 아예 주식의 액면가를 1,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행했으며, 이때 확보한 이익잉여금(변경된 자본준비금)으로 대략 앞으로 4년동안 현재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상감자라는 개념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로서 정의와 효과 정도는 기억하시길 추천합니다.)

 

작년 한해에는 코OO 때문에 건설경기가 굉장히 안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선방하면서, 회사는 이전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습니다. 계산해보니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배당금으로만 약 1,722억원(=440원 × 391,388,365주)을 챙겨갔으며, 이는 우선주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심지어 무상감자가 진행된 이후 지난 4분기에 지급된 배당의 경우, 주주입장에서는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10원이 아닌 130원을 지급했다고 봐도 되며,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약 1,800억원(=460원 × 391,388,365주)을 지급한 셈이 됩니다.

 

참고로 배당금을 지급받게 되면, 원래 15.4%(= 배당소득세 14% + 주민세 1.4%)의 세금이 원천징수되는데, 작년 4분기에 실시한 배당의 경우에는, 작년에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준비금을 감액하면서 늘어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더불어 당분간은 이 재원에서 배당을 지급했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1년에 440원이 아닌 520원을 받는 꼴이 됩니다.)

 

이슈 2 : 친환경 기업으로 패러다임 시프트

당분간은 배당여력이 좋기 때문에, 계속 유지한다 치더라도, 이후에 배당여력이 없어지면 어떻할건데 라고 물어보신다면,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라는 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컨셉을 아예 바꿔 주가를 부양하는 작업을 실행할거라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의 주가를 어떤 방식으로 상승시킬까요?

 

 

일단 회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감으로써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C&E는 Cement와 Environment의 약자이며, 앞으로 친환경 사업을 아주 비중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 실시된 임시주주총회 때 이미 아래와 같이 정관의 사업목적을 수정하는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친환경사업을 앞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 기존에 투자해오던 친환경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보도자료를 찾아보니 쌍용C&E는 최근 5년동안 친환설 생산설비 구축 등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비용투자를 해온 것으로 확인됩니다. 삭제한 사업목적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전통적인 사업분야인지라 쌍용C&E가 얼마나 색깔바꾸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미 이런 투자들은 작년에 실적개선으로 성과 확인을 했습니다. 매출액은 일부 감소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이 9.2%나 향상됐습니다. (영업이익률 기존: 14.8% → 작년: 17%) 더구나 올해 건설경기가 좋을거라 예측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좋아보입니다.

 

이슈 3 : 블록딜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항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쌍용C&E의 주식을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51%보다 훨씬 더 많은 77.68%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에 있었던 SK바이오팜의 블록딜을 근거로 대략 10~25% 정도의 주식은 언제든 블록딜을 실행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근거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는 배당을 선호하는 한앤컴퍼니의 특성상 당장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블록딜을 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되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당장에 한앤컴퍼니가 받아갈 수 있는 배당금의 규모가 줄어들게 됩니다. 단순계산으로 주식의 25%를 블록딜한다 치면,(땅집고 헤엄치며 받아가던) 배당금의 규모가 2/3 수준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한앤컴퍼니와 같은 사모펀드가 이런 합법적인 눈먼 돈(?)을 포기할리가 없습니다. 물론 블록딜을 하게 된다면, 좀 더 손쉽게 쌍용C&E의 매수주체를 찾을 수 있다는 유인이 생기기도 합니다. 매수주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77.68%의 지분을 사오느니,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을 만큼만 사오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블록딜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하지만, 회사의 본질적인 기업가치가 손상된 것이 아니므로,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대체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쌍용C&E의 경우에는 블록딜이 매각이슈와 맞물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매수주체가 누군지 정해지기 전까지는 주가가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쌍용C&E의 대주주가 지금과 같은 고배당을 유지할지의 여부가 주가의 흐름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쌍용C&E의 블록딜 시그널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 배당재원이 떨어져가는 시점입니다. 참고로 한 증권사에서는 지난 무상감자를 통해 확보한 배당재원으로 앞으로 4년동안은 지금과 같은 배당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두번째는 앞서 살펴본 ⓑ 친환경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가, 회사가 친환경기업으로 재평가받는 시점입니다. 특히 친환경사업의 경우, 미래의 트렌드에 주도적으로 부합하기 때문에, 앞으로 고밸류를 받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경우 당연히 주가는 우상향하게 될테니, 기존에 배당투자를 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슈 4 : 그래서 한앤컴퍼니는 언제 회사를 매각할까?

블록딜을 안하게 되면, 당연히 기존에 받아가던 배당금을 앞으로도 꾸준히 받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 4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쌍용C&E를 본격적인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주가는 현재보다 밸류업될 것이며,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그동안 챙겨간 배당수익 이외에도) 매매차익을 크게 거두면서, 매각에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중간에 블록딜을 안하게 되면 매각대금이 비싸기 때문에 매수주체를 찾기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3가지 정도의 잣대를 가지고 한앤컴퍼니의 매각시점을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 작년에 유상소각했던 쌍용양회 우선주의 공개매수가인 15,500원이 왠지 모르게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쌍용양회의 PER는 27배이며, 동종업계 여타 시멘트업체들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고밸류를 받고 있긴 하지만, 회사의 색깔이 본격적으로 친환경 회사로 거듭나게 되면, 다시 한번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물론 15,500원은 현재가에 비해 거의 100% 이상을 성장해야 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저만의 희망가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두번째는 ⓑ 쌍용C&E의 친환경 사업이 굉장히 빠르게 정착하면서,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쌍용C&E의 몸값이 단번에 상승되긴 하겠지만, 매수 주체자 입자에서는 굉장히 탐스러운 인수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단, 건설경기가 좋아져서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 아닌 친환경 사업분야에서 실적을 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세번째는 ⓒ 배당재원이 어느 정도 소진될거라 예측되는 앞으로 4년 후입니다. 그동안 쌍용C&E는 고배당주로 인기를 끌면서, 더 많은 수급을 끌어온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배당이 약해질거라 예상되는 그 순간부터 투자자들은 투자자금을 회수할 것이며, 이때를 발맞춰 한앤컴퍼니 역시 본격적인 매수주체를 찾아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장폐지가 예고된, 쌍용양회 우선주 날아가는 이유

분기말이 다가오기 1~2달 전부터는 해당 분기에 배당을 주는 배당주를 돌아보게 됩니다. 배당이 나름의 안전마진이 되기에, 시세 하락을 견딜 수 있는 자그마한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solenedu.tistory.com

 

분기마다 배당을 주는 분기 배당주 리스트, 9월 배당주

은행 예적금 금리가 0%에 가까운 요즘,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배당투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 동료나 친구들과 배당투자에 관해 얘기 하다보면, 깊이있는 대화가 진

solenedu.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