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노트/주식

엑소 첸, 백현, 시우민 SM 전속계약 해지통보 3가지 쟁점 (+엔터주 악재)

by 쉼 표 2023. 6. 5.

소속사와 연예인 간에 노예계약 파문은 잊을만하면 터지는 사건이다.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됐던 사건은 이달의 소녀와 소속사 블랙베리크리에이티브 간의 분쟁이었다. 인기멤버였던 츄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소속사는 이에 츄를 이달의 소녀에서 제명하고 퇴출시켰던 사건이다.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상당히 시끄러웠던 이슈였지만, 이달의 소녀 자체가 국내팬덤이 약했던 관계로 생각보다 빠르게 잊히고 말았다.

 

이달의 소녀 출신 추

 

기본적으로 유명 연예인일수록 계약과 관련된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인기가 없는 아이돌은 재계약 혹은 정산과 관련해 문제가 생길 일 자체가 없다. 돈이 안되니, 그냥 사라질 뿐이다.) 실제로 역대급 인기를 누렸던 HOT와 동방신기 모두 계약과 정산이 문제 되면서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따라서 3세대 아이돌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엑소(EXO)의 계약해지 통보는 어쩌면 예정된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HOT를 탈퇴하고 만든 jtL

 

참고로 SM엔터테인먼트는 최고의 보이그룹을 매 세대마다 만들어 내는 동시에 이들과 계약 관련 분쟁을 일으킨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1세대 끝판왕 HOT, 2세대 끝판왕 동방신기와 분쟁이 일어났다. 더불어 우연찮게도 멤버 전원이 아닌 3명씩과 분쟁이 일어난 점도 흥미롭다. HOT를 탈퇴한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은 jtL이라는 그룹으로, 동방신기를 탈퇴한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은 JYJ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다. (아쉽게도 jtL와 JYJ의 성과는 기대이하였다. 이는 아티스트가 주도하는 아이돌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동방신기를 탈퇴하고 만든 JYJ

 

현재 가요계는 4세대 걸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2.5세대와 3세대에 걸쳐 활동했던 엑소는 아무래도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몇년 동안 멤버들의 군입대로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했던 만큼 인기가 예전만큼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폭발적인 수준의 반응은 없겠지만,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자체가 경영권분쟁을 겪었던 만큼 공론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일단 문제가 된 쟁점이 뭔지 살펴보도록 하자.

 

엑소 첸, 백현, 시우민 SM 전속계약 해지통보 3가지 쟁점

① 계약기간이 너무 길다?!

이번 전속계약 해지통보는 엑소 멤버 전원이 참여한 게 아니라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라 불리는 핵심멤버 3인방이 주도했다. 첸백시 3인방은 엑소 내 유닛그룹인 EXO-CBX로 활동한 바 있다. 참고로 엑소는 총 12명으로 런칭했지만, 이후 중국인 멤버 3인방(루한, 크리스, 티오)이 순차적으로 먹튀 하면서, 9인 체제가 됐다. 마지막까지 남은 중국인 멤버 레이는 엑소에서 탈퇴하진 않았지만, 지난 2022년 회사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엑소 첸백시(EXO-CBX)

 

엑소의 재계약은 지난 2022년 연말에 발표가 됐다. 이는 엑소가 지난 2012년 4월에 데뷔했으니, 10년차가 되던 해였다. 여기서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왜 7년차가 아닌 10년차에 재계약을 했냐는 것이다. 사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연예기획사는 소속 아티스트와 최대 7년까지 전속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표준계약서 역시 법적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 권고되는 사항이라서 그런지, 이를 준수하는 척 표준계약서를 사용함과 동시에 부속합의를 맺어 회사가 원하는 사항을 추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부속합의를 통해 해외활동이 있을 시, 전속계약을 최대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따라서 전속계약서 본문만 보면 7년 계약이 맞지만, 이면에 있는 부속합의서에 있는 3년연장 조항을 통해 10년 동안 활동했던 것이다.

 

추가적으로 발견된 최악의 독소조항은 SM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한 앨범활동 수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계약갱신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면, 엑소가 열심히 활동해서 빨리 앨범을 발매하면 되는 거 아닐까 싶지만, 현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애초에 앨범발매의 주도권을 회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사정으로 앨범발매가 지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악의 경우, 회사가 고의적으로 앨범을 발매해주지 않는 경우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즉, 회사가 원하는 앨범발매 개수를 채우지 못해, 계약연장기간이 무제한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앨범발매를 미루면서, 엑소를 콘서트나 광고촬영 등과 같은 부수적인 활동만 시켜도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진짜 현대판 노예계약이 되는 것이다. 사실 해당 조항은 원래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1년마다 1개 이런 식으로 앨범발매 시기를 구체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SM엔터테인먼트는 이 부분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② 수익금 정산과정이 불투명하다?!

첸벡시 3인방은 수익금 정산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회사 측에 정산자료와 근거를 요청했지만, 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2023년 3월 21일부터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정산자료를 요청했음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언제든 열람할 수 있게 해줬으며, 대외비인 만큼 사본제공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역시 사실이 맞으며, 첸벡시 3인방은 정기적으로 수익금 정산내역을 회계사와 함께 확인했다.

 

SM엔터테인먼트

 

다만, 회사 측에서는 정산자료의 사본을 공유하지 못한 것은 계약위반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결국 2023년 6월 6일 부로 관련 자료들을 사본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어쨌든 정황상 소속사의 움직임 자체는 뭔가 깔끔하지 못했다. 만약에 정산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이는 무조건 전속계약해지 사유가 되기 때문에 첸백시 3인방 입장에서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할 수 있다.

 

③ 외부세력이 첸백시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는 외부세력이 첸백시 3인방을 부추겨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범인은 MC몽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빅플래닛메이드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MC몽은 이단옆차기라는 작곡그룹 크루 중 한명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크루 중 한명이 빅플래닛메이드의 대표다.) 이미지가 워낙 안좋은 MC몽이다 보니, 솔직히 처음에는 왠지 모르게 정말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MC몽과 빅플래닛메이드가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팩트는 전혀 달랐다.

 

빅플래닛메이드

 

일단 MC몽은 빅플래닛메이드의 사내이사가 아니며, 백현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선배로서 위로를 했다고 한다. (물론 MC몽과 빅플래닛메이드의 대표가 사실상 한몸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첸백시 3인방과 만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계약과 관련해서 어떠한 논의도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마도 SM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백현이 MC몽과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했던 것 같다. 진실은 단순하다. 이후 첸백시 3인방이 어디에서 재데뷔하는지 보면 된다.

 

향후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첸백시 3인방은 지난 2023년 6월 1일 부로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그리고 현재 회사는 그들의 주장에 따라, 정산내역을 모두 사본으로 제공하는 것에 동의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틱한 사건이 없는 이상 첸백시 3인방의 SM 이탈은 기정사실이 됐다고 본다. 만약 이들이 정산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면, 이걸 근거로 전속계약해지를 확고하게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적으로 첸백시 3인방을 포함한 7인방과 재계약한 상태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첸백시 3인방의 이탈이 뼈아프긴 하지만, 나머지 4+1인방의 동의만 얻어낸다면, 어떻게든 수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참고로 기존 엑소 9인방 중 레이는 공식적으로 재계약이 불발됐고, 카이는 군입대로 인해 재계약 논의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하락

 

첸백시 3인방을 제외한 나머지 4+1인방으로 엑소를 운영하더라도, 어떻게든 매출 자체는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비근한 예가 바로 동방신기다. JYJ 이탈 이후 2인조(유노윤호, 최강창민)로 재편했는데, 그럭저럭 잘 돌아갔다. 더군다나 엑소의 텃밭은 중국이다. 한한령 때문에 한류가 예전 같지 않은 만큼, 엑소의 인기는 분명 예전과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주가하락이 별로 없었다. 사흘간에 걸쳐 대략 10% 정도 빠졌다.

 

개인적으로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첸백시 3인방이 한발 더 나아가, SM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아티스트들의 계약을 전수조사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엑소뿐만 아니라 나머지 아이돌 그룹 전부가 문제 될 수 있다. 회사만 유리한 이 7+3년 계약을 엑소만 했을 리 없다. 만약, 혹시라도 엔시티나 에스파 마저 이의를 제기한다면, 회사의 주가는 다시 한번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엔시티나 에스파 같이 주력이 아니더라도, 소속 아티스트 누구든 동조하는 순간마다 주가의 흐름은 당연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을 방지코자, 기존 계약인 7+3년 대신 7년으로 변경한다면, 당장의 사법리스크는 피할 수 있겠지만, 회사의 아티스트 장악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역시나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더불어 이는 SM엔터테인먼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엔터사에게 적용될 수 있으니, 당분간은 엔터주 자체를 조심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