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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영화

영화 시간이탈자 결말, 줄거리, 명대사 (+타임슬립 영화)

by 여의도 제갈량 2022. 1. 1.

영화 '시간이탈자'는 지난 2016년에 개봉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올드한 감성의 작품이다. 곽재용 감독의 이전 작품인 '엽기적인 그녀'나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나올법한 뭔가 애틋함을 강요(?)하는 듯한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 솔직히 손발이 조금 오그라들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되레 좋은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타임슬립물이지만, 환생이라는 소재가 복합적으로 혼재하다 보니,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메타포가 영화 전반에 걸쳐 자리잡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랑에 관한 로맨스 장르 같지만, 의외로 범죄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스토리를 풀어감에 따라, 뭔가 이도 저도 아닌 혼종이 되고 말았다. (좋게 얘기하면, 많은 관객들이 자신이 좋아할 만한 감상 포인트를 하나 정도는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뷔페식 연출은 대체로 흥행에 실패하는데, 실제 영화 ‘시간이탈자’는 개봉 당시 기대에 비해 상당히 안좋은 관객수를 기록했다.)

 

음악선생님 백지환(1983년) 역을 맡은 조정석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초반부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하게 된 계기와 방법이 모두 느닷없이(?) 시작되면서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1983년의 조정석과 2015년의 이진욱이 한날한시에 죽을 정도의 부상을 당하면서, 꿈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타임슬립이 시작된다.) 솔직히 타임슬립물로 유명한 드라마 '나인'의 히로인인 배우 이진욱을 굳이 캐스팅했어야 됐나 싶다. 영화를 시청하는 내내 '나인'의 장면들이 계속 생각나서 몰입에 방해가 됐다.

 

 

타임슬립 드라마 나인 결말, 명대사 (+시간여행)

지난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무려 20편으로 제작됐다. 요새 같으면 상상이 잘 안되지만,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20편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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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뿌려놓은 떡밥들은 대부분 착실하게 그리고 명쾌하게 회수했을 뿐만 아니라, 중반부터는 스토리 전개가 빠른 편이라 대체로 재밌었다. 뭔가 뻔하지만 뻔하지 않아서 좋았달까? 평소에 타임슬립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찾아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환생전(1983년)과 환생후(2015년)

 

영화 시간여행자 결말, 줄거리, 명대사

타임슬립물은 사건의 인과관계를 쫓듯 스토리를 분석하며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작품의 배경인 1983년 속 등장인물과 32년 뒤인 2015년 속 등장인물 간의 연결지점을 잘 찾아야 된다. 서경교 음악선생님 백지환(조정석)은 환생후 형사 김건우(이진욱)가 된 반면, 서경고 화학선생님 서윤정(임수정)은 나중에 환생하더라도 지금 모습으로 그대로 태어나겠다는 약속 때문에 동일한 모습으로 미성고 화학선생님 정소은(임수정)으로 다시 태어난다. 참고로 이 둘은 모두 죽었기 때문에 다시 환생할 수 있었다.

 

사람은 죽는 순간에 다음 생애의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데. 그런데 망각의 강을 건너게 되면, 금방 다 잊어버리고 만데. 그렇게 다 잊어버리고 다시 태어나서는 평생을 세상 어딘가에 있는 자기 짝을 찾아 헤매는 거야.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모습 이대로 태어날 거야. 지환씨가 나 알아볼 수 있게. 우리 꼭 다시 만나. 알았지?

 

경찰 강승범 반장 역을 맡은 정진영

 

조정석이 믿음으로 기다려줬던 학생 강승범은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풀고, 자신을 믿어준 선생님을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됐으며, 32년이 지나 반장(정진영)이 되서 이진욱의 상사로 나타난다. 환생을 직접 겪지 못한 정진영이 조정석이나 이진욱처럼 타임슬립 없이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정석이 사망 전에 자신이 보았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과 현재 겪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기록들을 모두 녹음해 학생 강승범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나침반 바늘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은 방향을 알 수 없는 법이지. 길을 잃어서 나침반을 꺼냈다고 생각해봐. 그럼 방향을 찾으려고 나침반 바늘이 마구 움직이겠지? 그동안 눈금을 읽을 수 있을까? 넌 아직 방향을 찾고 있는 거야, 인마. 네 나침반 바늘이 아직 흔들리고 있는데, 남의 말을 듣고서 너를 판단해서야 쓰겠냐? 나침반 바늘이 움직이는 동안 난 너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기로 했다. 교사의 본분은 가르치는 게 아니야. 기다려주는 거지.

 

녹음기를 학생 강승범에게 넘겨주는 음악선생님 백지환

 

사실 스토리의 전개 때문인지 조정석은 굉장히 비상식적인 선택을 자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연인이 언제 죽을지 알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라도 외부활동을 자제시켜야 했고, 만약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확신이 안가서 강권할 수 없었다면, 확신이 들었던 그 순간에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잡으러 갈게 아니라 바로 연인에게 뛰어갔어야 됐다.

 

물론 임수정(1983년)은 애초에 죽을 운명이었기 때문에, 뭘해도 죽음 자체를 피할순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이미 환생을 했기 때문이다. 즉, 임수정(1983년)이 죽지 않으면, 임수정(2015년)이 태어날 수 없는 설정이다. 더불어 연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은 급작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체육관 화재를 막아내지 못한 것은 어떠한 변명도 불가능하다. 정확히 언제 화재가 날지 알고 있다면,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행사준비를 못하도록 막아야 됐는데, 화재가 나고 나서야 뒤늦게 소화기를 들고 뛰어가 이를 진압한다는 것이 정말 상식에 안맞다.

 

서윤정(1983년)과 정소은(2015년) 역을 맡은 임수정

 

정진영이 임수정(2015년)을 위기에 몰아넣은 것 역시 언뜻 이해가 안될 수 있다. 그는 이진욱이 임수정(2015년)을 죽음으로부터 살려낸다면, 이전에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잃었던 자신의 아내가 살아 돌아올 거라 굳게 믿었던 것이다. 이 부분은 결과적으로 맞았다. 물론 임수정(2015년)을 살린다고 해서 2015년의 상황들이 바뀌진 않았지만, 2015년에 일어나는 일을 모두 타임슬립을 통해 볼 수 있는 조정석을 각성시켜, 1983년에 어떻게든 범인을 잡게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미래가 바뀌게 됐다.

 

범인이 사망전, 사망후 바뀐 운명

 

환생이 이뤄지지 않았던 강승범 반장의 아내는 1983년에 조정석이 범인을 잡으면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환생이 이뤄지기 전에 이미 죽었던 임수정(1983년)과 범인을 잡으면서 함께 죽었던 조정석은 각각 임수정(2016년)과 이진욱이 된다. 재밌는 점은 이진욱의 직업이 형사가 아닌 자신의 전생인 조정석과 같이 음악선생님이 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굳이 경찰이 될 필요가 없었던 학생 강승범은 교사가 되어 학생주임(정진영)으로 마지막 엔딩을 장식한다. (즉, 정진영은 자신의 의지로 경찰이 됐다면, 이진욱은 운명의 이끌림에 따라 경찰이 됐던 것이다.)

 

형사(2015년) 역을 맡은 이진욱

 

나이를 먹어가면 점차 현실적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30대인 나는 아직도 운명을 믿는다. 되레 좀 더 어렸을 때는 운명이라는 것을 좀처럼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된 게 그 반대가 됐다. 의외로 불가역적인 일들이 많다는 것들을 깨달으면서 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조정석이 임수정(1983년)에게 한 '다음 생에 네가 뭘로 태어나던 내가 꼭 찾아낼게.'라는 다짐을 현실화시켜준 영화에게 고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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