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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스케 종방, 유희열 사실상 강제은퇴 (+류이치 사카모토 시한부)

by 쉼 표 2022. 7. 28.

꿈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요 며칠 전에 유희열의 표절과 관련된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딱히 큰 문제가 아닐거라 생각했다. 오랜 기간 토이의 음악을 좋아해 온 팬으로서 무슨 오해가 있었겠지 싶었다. 그만큼 유희열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준 겸손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은 굉장히 호감이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방송 이미지일 뿐, 작곡가로서는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어선 것 같다.

 

유스케 종방, 유희열 사실상 강제은퇴

유희열은 서울대 작곡과 출신의 천재 작곡가로서 대한민국 음악계에 한획을 그은 인물이다. 또한 수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안테나의 수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그를 작곡가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사실상 그는 음악 기술자였던 것 같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곡인 '매우 사적인 밤'은 일본 음악계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의 아쿠아(Aqua)와 유사하다는 시비에 휘말렸다. 일반인인 내가 듣기에는 사실상 동일한 곡이었다.

 

류이치 사카모트 입장

 

당사자인 류이치 사카모토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법적으로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참고로 류이치 사카모토가 문제 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우 사적인 밤'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메인테마의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표절임을 인정한다고 봐야 된다. 메인테마는 사실상 곡의 전부라 할 수 있는데, 그게 비슷하면 표절이지, 기술적으로 표절에 가까운 곡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무한도전 Please don't go my girl, 유희열 춤

 

그렇게 문제가 일단락되는가 싶었는데, 그가 작곡한 수십여 곡에서 비슷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발표했던 Please don't go my girl 마저 심정적으로 100% 표절인 정황이 걸리면서, 대중들이 엄청난 반발에 나섰다. (유희열이 췄던 그 춤이 표절한거라 예상되는 곡을 부른 그룹의 춤과 동일했다. 설마 춤마저 우연으로 동일했다고 믿어줄 멍청한 사람은 없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종방

 

그 결과 유희열의 스케치북, 일명 유스케는 600회를 마지막으로 지난 13년 3개월 간의 긴 여정을 마치게 됐다. 애써 침착하게 진행하던 유희열을 향해 방청객들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마무리짓게 도와줬다. 누군가는 유희열도 사람이니 한번쯤은 실수할 수 있고,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솔직히 반대한다. 왜냐면 결코 실수가 아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수는 한번 문제가 생겼을 때 실수라고 부른다. 현재 유튜브를 조금만 뒤져보면, 그가 표절한 것으로 예상되는 곡들이 나오는데, 무려 수십곡이다.

 

MBC 100분 토론, 김태원

 

사실 그의 이번 논란은 김태원이 출연한 '100분 토론'에서 굉장히 말끔하게 정리됐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한 게, 작곡가로서 보통 표절을 한다면, 멜로디를 한두개 바꾸거든요? 표절을 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죠. 흑심이 있는 것이죠. 제가 들어본 한 8마디 정도가 그냥 똑같은데, 멜로디가 흩트림 없이 딱 그거예요.' 전문가인 김태원의 귀에도 그냥 똑같게 들린 것이다.

 

사실상 누군가에게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이유는 핑계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유희열은 작곡을 전공한 사람이다. 즉, 반드시 표절의혹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논문도 표절의혹이 굉장히 많은 편이니, 이를 고민해보면,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논문을 발표하기 직전에 관련분야 전문가 집단인 피어그룹에게 평가를 받는다. 이후에는 이전 논문들과의 일치도가 얼마나 높은지 프로그램을 통해 체크한다. 유희열은 과연 자신의 노래를 발표할 때 이 정도의 노력을 했을까?

 

물론 했을 수도 있다. 만약 했는데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유희열은 표절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까? 아니다. 사실 표절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표절을 당한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문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작자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지어 원작자가 느꼈을 때 단 2마디라도 똑같으면 표절이 될 수 있는 반면,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관대한 사람은 설령 16마디가 비슷하다 하더라도 괜찮다고 넘어가기도 한다.

 

유희열의 수법에 관해 어떤 전문가는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져오는 대신 일부 악기의 편성을 바꾸고, 멜로디를 화음이 되는 멜로디로 바꿨다고 한다. 그래서 두곡을 동시에 틀면 듀엣을 하는 느낌이 난다고 한다.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어떤 것도 밝혀진 것이 없지만, 그의 음악을 열렬히 들어왔던 나로서는 너무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앞으로 잘하자고 하고 다독이며 넘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곡들이 표절시비에 휘말렸기에 그런 말조차 입 밖으로 안나온다.

 

류이치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시한부

대신 이번 기회에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거장을 알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요새 일하거나 블로깅을 하는 와중에 그의 피아노 연주곡을 즐겨 듣고 있다. 그는 영화음악의 대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모두가 알만한 유명한 곡으로는 영화 '마지막 황제'의 'Rain'이다. 긴장감 넘치는 바이올린 선율이 정말 매력적이다. 반드시 한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류이치 사카모토는 암으로 투병 중이며, 앞으로 대략 6개월 정도 남은 시한부 상태이다. 이번 유희열 표절의혹 사태를 관대하게 넘어간 것 역시 몸상태가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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