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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일본 정치체계 총정리 (+아베 신조 전총리 피격사건)

by 쉼 표 2022. 8. 7.

솔직히 아베 전총리가 피격당하던 날 만우절인가 싶었다. 극우에 가까운 아베 전총리가 사망한 게 안타깝다기보다는 한국과 더불어 안정적인 치안으로 유명한 일본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피격당한 사람이 무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총리였다. 한동안 엠바고(embargo)가 걸렸는지 사망 여부에 대해 발표되지 않았지만,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베 전총리 피격사건 총정리

지난 2022년 7월 8일, 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경 아베 전총리가 선거유세 도중 피격을 당했다. 조만간 일본에서는 참의원 선거가 펼쳐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에 맞춰 계파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지원유세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현장을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이 있는데, '탕' 소리가 2번 났던 것으로 보아 범인은 2번 격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단순한 오발사고가 아닌 계획된 범죄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초창기에 총소리가 워낙 컸던 탓에 산탄총이라는 오해도 받았지만, 놀랍게도 사제로 개조했다.

 

아베 신조 피격사건

 

범인은 아베 전총리의 뒤쪽에 불과 3~5m 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었으며, 2번째 격발에 가슴이 피격된 아베 전총리는 심폐정지 상태가 됐고, 과다출혈로 결국 사망했다. 여기서 의문사항이 몇가지가 있었는데, 일단 ① 한국으로 치면 전직 대통령에 준하는 전직 총리의 경호가 이렇게나 허술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 아마도 범행도구가 총처럼 생기지 않은 탓이 컸었던 것으로 보인다. 총소리가 난 뒤 대략 5초 만에 범인이 바로 제압된 것으로 봤을 때 근접 경호가 펼쳐지긴 했다.

 

② 아베 전총리의 유세일정은 전일 저녁에 결정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범인이 그 일정을 알고 이리도 치밀하게 준비했는지에 대한 배후설과 음모론이 불거졌다. 범인은 41세 남성이며, 해상 자위대 장교로 3년 동안 복무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에 따르면, 범인 스스로가 아베 전총리에게 불만이 있었다는 자백이 나왔다고 하는데,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에서 이런 극단적인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충격적이다. 정말 정치는 종교가 가까운가 보다.

 

아베 전총리, 통일교 관련설

 

이후 밝혀진 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범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져 상당한 재산을 탕진했다고 한다. 일본에만 신자가 60만명에 달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명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가 창시한 종교다. 아베 전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수상이 공식적으로 통일교 교회에 방문한 기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아베 전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 역시 선거 때 통일교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현재 통일교 스캔들로 번지는 모양새다.

 

통일교 스캔들

 

아베 신조 전총리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일본은 사실상 자민당이 독식하는 구조다. 이 자민당 내에서 아베 전총리가 이끄는 계파가 최대 계파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보통 일본내 극우세력이라 불리는 계파가 바로 이들이다. 극우세력 자체가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을 이끄는 아베 전총리의 인기는 굉장하다. 합리적이고 온건해 보이는 아베 전총리의 인기는 일본 헌정사상 최연소 총리와 최장수 총리로 역임한 이후에도 여전히 매우 높은 편이었다.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 프로필

 

아베 전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들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정치인으로 한국에서는 인기가 매우 안좋은 편이지만, 일본에서는 극우파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전범의 후손이지만, 반대로 일본에서는 정치적으로 명망 있는 가문의 출신이 된다. 미국의 레이건 시대처럼, 많은 일본인들에게 일본제국(=일제)은 역사적으로 국력이 가장 강력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일본제국이 존재했던 시기에 대해 많이들 헷갈리는데, 메이지유신이 일어난 1868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됐던 1946년까지 라고 보면 된다.

 

아베 전총리는 1954년생이니 향년 67세로 아직 젊은 편이지만, 건강문제가 늘 발목을 잡았다. 총리로 재직했던 기간 모두 건강문제로 스스로 사임했다. 하지만 현재는 건강을 많이 회복했는지 다시 한번 총리가 되기 위한 준비 중이었다는 설이 있었다.

 

일본의 정치체계 총정리

대통령 vs 내각총리

참고로 일본은 독특한 정치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굳이 따지자면 영국과 유사하다. 입헌군주제와 함께 의원내각제를 동시에 채택하고 있어, 상징적인 의미에서 왕이 존재하지만,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내각총리)가 되어 국정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한국의 총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막강하며, 그냥 대통령이라고 보면 된다.

 

의원내각제라는 말에서 이해되겠지만, 일본에서는 의원이 되면 내각인 행정부의 각료로 임명된다. 즉, 의원내각제의 핵심은 입법부의 기능과 행정부의 기능이 혼합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리로 재직했었던 아베 전총리 역시 당시 현직 중의원이었으며, 현재 총리로 재직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현총리 역시 현직 중의원이다. 물론 민간인 출신의 각료가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드문 편이다.

 

양원제 vs 단원제

일본은 투표를 통해 참의원(參議院)과 중의원(衆議院)을 선출한다. 참의원(6년)은 상원, 중의원(4년)은 하원에 속하므로, 양원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국회의원을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를 통해서 구분할 뿐 역할은 동일하지만, 일본의 참의원과 중의원은 권한과 역할이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지역구 국회의원이 바로 중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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