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예능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의 재미는 남다르다. 모든 출연자들이 게임에 올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박하게 임했다. 특히 방송에 어떻게 비춰질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모습으로 갈등을 표면화하고, 틈만 나면 작당모의하는 모습들이 되레 진정성 있게 느껴져 몰입감을 높였다. 출연자들의 나이와 학교, 직업, 인스타, 최종결과 등을 알아보자.
최근에 시청했던 서바이벌 예능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프로그램을 하나 꼽으라면, 주저 없이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를 선택할 것 같다. 애초에 정치질이 목적인 만큼 인간의 내밀한 부분들을 툭툭 건드린다. 뿐만 아니라 정말 절박하게 돈이 필요한 출연자들을 대거 캐스팅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감정의 파국이 몰아쳤다. 극초반은 조선기, 서출구의 갈등이 쫀득한 긴장감을 만들었다면, 중반부터는 낸시랭, 이루안의 연맹형성과 감정대립이 극한에 치닫았다.
실제로 낸시랭, 이루안의 갈등은 설마 연기겠지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 방송인데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그녀들의 실체적인 성격과 상황 등을 미루어봤을 때 실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내에서 음식을 매우 제한적으로 주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다. 따라서 실제 성격이 나오기 십상이었다.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는 총 12부작으로 기획됐다. 10명의 출연자들이 5층 규모의 집에 머물며, 총 9박 10일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비록 화제성이 높진 않았지만, 기획의도나 규칙 등이 상당히 참신했기에 끝까지 재밌게 시청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서사가 예상 밖으로 흘러가면서 상당한 몰입감을 느꼈다. 특히 2화를 기점으로 출연자들 간의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재밌어졌다. 다만, 질질 끄는 듯한 편집은 조금 아쉬웠다.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규칙 총정리
최종우승을 차지할 시 최대 4억원의 상금을 탈 수 있다. 총 10명의 출연자가 1,000만원의 생활비를 받았고, 9박 10일 동안 매일 3,000만원의 상금이 제공되니, 총상금은 최대 4억원이다. 여기에 각자 3,000만원 까지 대출을 쓸 수 있는데, 통칭 영끌을 체험할 수 있다. 대출은 묘한 특징이 있는데, 전체 상금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내가 차지하면 된다는 욕망을 자극시킬 뿐만 아니라 출연자들 간에 출혈경쟁을 유도시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
각자가 소지한 자산과 매일 펼쳐지는 게임을 통해 1층부터 5층까지 입주할 수 있다. 5층은 통칭 펜트하우스라 불리며,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 출연자들의 층을 배정할 수 있는 권한, ㉯ 일일상금 3천만원을 우선 배분할 수 있는 권한, ㉰ 음식을 우선 배분할 수 있는 권한, ㉱ 엘리베이터 사용요금(1회 100만원)을 차지하는 권한 등이 있다. 이외에 ㉲ 각종 편의시설이 제공되기 때문에 충분히 회복된 상태에서 게임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1층은 고시원 수준의 좁은 방인지라 편히 쉬기 어렵다. 장기간 촬영이 진행됐던 만큼 컨디션이 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했다. 영화 '더 플랫폼'과 같이 위층에서부터 순서대로 먹고 남은 음식을 먹는 시스템인지라, 아래층에 배정받으면 배고픈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개별적으로 음식주문이 가능하긴 하지만, 위와 같이 말도 안될 정도로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 이렇게 잠자리가 열악하고, 배고픈 상황에 닥치게 되자 많은 출연자들이 예민해져 감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출연자 인스타 총정리
서바이벌 예능의 특성상 리얼 연애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시청자 층이 굉장히 제한된 편이었다. 그렇다 보니, 출연자들 역시 생각보다 주목을 덜 받았던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정도의 서사라면, 막말로 '나는 솔로' 16기까지는 아니더라도 10기 정도의 주목은 받는 게 맞는데 존재감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 개개인의 매력은 괜찮았던 것 같다. 인스타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살펴볼 수 있다.
남성 출연자
· 김보성 : 비공개
· 장명진 : https://www.instagram.com/teng_go_youtube
· 임현서 : https://www.instagram.com/ddoominism
· 조선기 : https://www.instagram.com/jo_sunki
· 서출구 : https://www.instagram.com/xitsuh
· 지반 : https://www.instagram.com/g._van
여성 출연자
· 낸시랭 : https://www.instagram.com/nancylang_art
· 이루안 : https://www.instagram.com/leemeesso
· 최미나수 : https://www.instagram.com/minadori222
· 이시윤 : https://www.instagram.com/amoursyll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출연자 나이, 학교, 직업, 최종결과 총정리
① 조선기
조선기(1992년)는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주로 영화를 통해 얼굴을 비추고 있는 배우다.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견을 가진 김보성과 대립각을 세웠다. 서바이벌 예능에 대본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조선기가 앞장서서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맡았던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실제 성격일 수도 있겠지만, 까마득한 연예계 대선배인 김보성에게 대드는 모습을 쉽게 드러냈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는 전략을 수립해 플레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참가자였다. 그만큼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참가자들이 많아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꽤나 고역이었다. 특히 낸시랭은 본인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팀 승리조차도 절대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에 답답함 그 자체였다. 따라서 서출구가 조선기를 적이 아닌 같은 편으로 두려 했던 마음과 함께 가장 먼저 탈락시키려 했던 상황이 이해가 됐다. 꽤나 좋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은데, 실력발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② 김보성
김보성(1966년)은 방송인이다. 사실 많은 시청자들이 김보성의 출연을 우려했다. 뒤통수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서바이벌 예능에서 의리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최연장자 포지션의 김보성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의 플레이가 위축될 것이 염려됐다.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게 또 다른 김보성의 개인적인 능력처럼 묘사됐기에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따라서 김보성이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의 깊이를 폄하할 필요는 전혀 없다.
초반에 함께 나눠먹어야 될 식사를 혼자 너무 많이 먹었는데, 이게 이시윤의 깊은 분노를 만들어 결국 탈락으로 이어졌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출연자들이 정말 깊이 있게 몰입했던 이유는 의식주 중 식(食)과 주(住)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래층을 배정받으면 하루에 딱 한번 제공되는 식사와 물조차도 제대로 못먹었다. 당연히 예민해지면서 본인의 진짜 성격이 점차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③ 낸시랭
낸시랭(1976년)은 홍익대 서양학과 및 동대학 대학원 회화과 석사 출신의 팝아티스트다. 그동안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만든 인맥과 인싸 기질을 활용해 여러 출연자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사교력을 보였다. 더불어 포기를 모르는 승리를 향한 강한 진념이 굉장히 돋보였다. 이는 아무리 낸시랭의 안티팬이라 할지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을 바탕으로 극초반 가장 강력했던 낸시랭 연맹이 구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낸시랭은 꽤나 빨리 탈락했다. 그녀의 탈락은 서출구를 너무 신뢰한 탓이 컸다. 애초에 그녀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서출구 입장에서는 낸시랭이 계속 팀전에서 트롤링을 하니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런 탄탄한 명분이 있었기에 그의 배신은 오히려 좋은 플레이였다며 극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낸시랭 본인 스스로가 펜트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팀전에서의 전략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어찌 됐건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매한가지다. 연맹 차원에서 수립한 전략을 맹주가 지키는 않으면 그 어떤 연맹원이 따를까? 어쩌면 그녀의 사소한 욕심이 생존과 연맹원들의 신뢰라는 더 큰 덕목들을 놓치게 만든 것 같다.
④ 최미나수
최미나수(1999년)는 미국 일리노이대 커뮤니케이션과 출신으로 현직 모델이다. 2021년 미스코리아 선과 2022년 미스 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인대회 출신이기도 하다. 단, 그녀의 화려한 외모는 생존이 우선시 되는 펜트하우스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대체로 높고, 전술 수립능력이 꽤나 탁월한 편인지라 메기로서 초중반에 뒤늦게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시윤과 마찬가지로 예의 없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교포 같은 순진한 바이브 때문에 전반적인 평가 자체는 꽤나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낸시랭과 마찬가지로 팀을 위해 공헌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게임에 임한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출구가 계속 이를 갈고, 그녀를 탈락시키려 했던 이유 역시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탓이 컸다. 결국 이루안 연맹에게 당해 탈락하고 만다.
⑤ 서출구
서출구(1992년)는 미국 브리검영대를 조기입학한 수재로서, 래퍼로 활동 중이다. 실제로 학창 시절 월반을 거듭한 영재라고 한다. 그는 엄청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갖가지 전략을 세워 극의 서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으며, 서바이벌 예능에서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능력들을 갖췄다. 특히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결단력이 정말 탁월했다. 더불어 다른 참가자들과 신뢰를 주고받는 방식 역시 놀라울 정도로 영민하다고 느껴졌다.
아쉬웠던 점은 서출구가 리더형이라기보다는 참모형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의 본질을 하룻밤 사이에 꿰뚫어 보고 연맹의 구축을 최초로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중심이 되는 연맹을 만들지 못해 계속 옮겨 다녀야 했다. 결국 두 연맹 사이에서 끼어 예상치도 못하게 탈락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의 찐주인공인 서출구였다. 마치 '더 지니어스3'의 오현민이 연상되는 그의 재기 발랄함을 다른 서바이벌 예능에서도 보고 싶다.
⑥ 이루안
이루안(1988년)은 건국대 영화과 출신으로 배우다. 사실 그녀는 커리어보다는 김부선 배우의 딸로서 더 많이 알려졌다. 극 초반만 해도 다소 예민한 모습을 다수 보였지만, 본질적으로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직감이 좋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도덕심이라는 강력한 자산도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감정을 잘만 조절하면,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거라 생각했었다.
낸시랭과 라이벌 구도를 이룬 이루안은 자신을 살려준 서출구와 함께 판을 바꾸려 했다. 그리고 꽤나 강력했던 이루안 연맹(최미나수, 서출구, 이루안, 이시윤, 장명진)을 구축한다. 단, 최미나수는 통제가 안되고, 장명진은 서출구를 따른다는 점에서 찐연맹은 이시윤 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루안, 이시윤 모두가 게임능력이 상당했던 탓에 낸시랭을 탈락시키는 데는 성공한다. 중반 이후의 적절한 시기에 임현서를 탈락시키지 못함에 따라 연맹은 와해됐고, 본인 역시 탈락한다.
⑦ 이시윤
이시윤(2001년)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 화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뛰어난 두뇌 플레이가 가능하며, 실제로 꽤나 많은 게임에서 활약했다. 다만, 아직 사회경험과 방송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리더십과 정치력이 너무도 부족했다. 특히 호불호에 대한 반응을 너무 적나라하게 했다. 물론 거의 모든 출연자들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에게만큼은 주로 예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심리전이 난무하는 서바이벌 예능에서는 단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비록 김보성이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트롤링을 하긴 했지만, 경멸하는 얼굴을 하고 대놓고 무시할 정도로 이상하진 않았다. 심지어 김보성이 탈락할 당시 그놈의 의리라는 말을 다시 안들어도 되겠다며 안도해하는 모습은 정말 많은 반감을 일으켰다. 물론 이시윤의 입장에서는 김보성이 내로남불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의리를 외침에도 불구하고, 다른 참가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출구와 힌트를 놓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온갖 디스전을 펼쳤는데, 어이없게도 그녀가 틀렸던 장면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후 싸가지 없는 헛똑똑이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외면을 받았다. 어쨌든 지능캐인 만큼, 게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여론을 바꿀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특별한 한방은 딱히 없었다. 연맹의 수장인 이루안이 탈락한 이후 그녀 역시도 맥없이 탈락한다.
⑧ 임현서
임현서(1991년)는 대원외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다. 메기로서 가장 늦게 등장했기에 연맹을 구축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일대일 게임이라면 임현서를 이길 수 있는 참가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서출구가 탈락을 주장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물론 임현서 본인은 자신의 진면모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낭중지추라고 결국에는 그 예리함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파이널에서 3위를 차지한다.
⑨ 지반
지반(1994년)은 성소수자로서 드랙 아티스트(drag artist)다. 참고로 drag(dressed as girl)과 drab(dressed as boy)은 각각 여장남자와 남장여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정확한 어원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반은 굉장히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층별로 음식을 나눌 때 다른 출연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과감한 모습도 있었다. 첫째날 대출을 풀로 땡겨서 펜트하우스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상금을 독식하기도 했다. 초창기 낸시랭 연맹(조선기, 김보성, 낸시랭, 서출구, 지반, 장명진)을 주도적으로 구축했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낸시랭의 찐연맹은 지반 밖에 없었다. 조선기, 김보성은 너무 빨리 떨어졌고, 장명진은 낸시랭이 아닌 김보성과 가까웠으며, 서출구는 고민 끝에 결국 연맹 사이를 오가는 박쥐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반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졌다. 다만, 낸시랭이 탈락한 이후 리더십을 강력하게 발휘한 대목은 주의 깊게 살펴볼만한다. 메기로 등장한 최미나수, 임현서 모두를 포섭해 이루안 연맹과 대결각을 세운 것이다. 이후 임현서, 장명진과 함께 파이널 최종 3인으로 등극하는데, 간발의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한다.
⑩ 장명진
장명진(1987년)은 놀랍게도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유튜버로서 활동 중이다. 생존의지나 인내력만큼은 출연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났다. 방송에서 지켜야 될 이미지가 딱히 없어서 그런지, 매 순간 상금을 얻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장명진은 낸시랭이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모습에 강한 반감을 가진 반면, 자신의 진심을 공유하며 동일한 목표를 설정했던 김보성과는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에게 펜트하우스 내 연맹 구도를 정확하게 알려준 서출구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결국 뒤통수를 치는 대반전을 일으킨다. 워낙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모습인지라 많은 해석들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장명진이 서출구를 배신하게 됐던 결정적인 이유로 4가지 정도를 꼽고 싶다.
당시에는 이미 조선기, 김보성, 낸시랭, 최미나수가 차례로 탈락한 상태였으며, 나머지 출연자들이 2개의 연맹으로 나뉜 상태였다. 이루안 연맹(서출구, 이루안, 이시윤, 장명진)과 낸시랭의 유지를 이은 지반 연맹(지반, 임현서)이었다. 하지만 장명진이 임현서의 설득에 넘어감에 따라 극한 대립이 펼쳐졌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장명진의 배신 역시 여러 가지 작은 사고들이 겹치며 발생했다.
첫번째로 직전 탈락자 선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최미나수를 탈락시키기 전 이루안 연맹이 탈락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서출구는 탈락자로 임현서를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이루안은 최미나수를 선택하고 만다. 사실 임현서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출구와 비등하게 전략, 전술을 세울 수 있었던 사람은 조선기, 최미나수, 이시윤 밖에 없었다. 따라서 서출구 입장에서는 탈락자로 최미나수를 미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임현서가 자신을 뛰어넘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는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펜트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하는 바람에 강하게 주장할 수 없었다. 물론 이루안의 입장에서는 임현서가 어쨌든 자신들의 편에 서서 팀플레이했던 만큼 그를 탈락시키는 게 여러모로 걸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탈락의 위기에서 살려준 서출구를 믿고 강한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참고로 임현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전략과 당장 눈앞에 닥친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전술 모두가 강했던 반면, 최미나수는 전술만 강했다.
두번째로 층 배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 층 배정 시 확실한 아군인지 알쏭달쏭했던 임현서를 장명진과 같이 배정했던 게 결국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사실 같은 연맹이라 해도 이루안 입장에서는 사람마다 애정과 믿음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루안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시윤과 서출구는 가장 가까울 수밖에 없었으며, 그다음이 장명진이었다.
최미나수를 떨어뜨리기로 마음먹었다면, 임현서에게 조금 미안하더라도, 4층에는 이시윤과 최미나수를, 3층에 서출구와 장명진, 2층에 임현서를 홀로 남겨둔 뒤, 1층에 지반을 두는 게 훨씬 나았다. 하지만 이루안은 4층에 이시윤과 서출구, 3층에 장명진과 임현서, 2층에 지반과 최미나수를 배치시키고 말았다. 다른 참가자들을 배려했던 안일한 모습이 불러일으킨 스노우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장명진이 워낙 강한 신뢰를 준 탓에 그를 너무 믿었던 측면도 있다. 물론 딸깍발이 같이 강한 신념을 가진 것 같았던 장명진을 의심하는 게 쉽진 않았겠지만, 애초에 그가 굉장히 결단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됐다. 장명진은 그 어떤 게임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탓에 뭔가 어수룩해 보였지만, 철저하게 낸시랭을 탈락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런 그의 면모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연맹에게는 그러지 않을 거라 믿은 게 잘못이다.
세번째는 장면진을 대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루안 연맹 내에서 장명진은 동료가 아닌 부하처럼 여겨졌다. 그가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펜트하우스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자체도 안준 것은 패착이었다. 즉, 한번 정도는 장명진에게 펜트하우스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이외에도 다른 연맹원들에 비해 늘 아래층을 배정받은 것 역시 동료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네번째는 임현서가 맞춤형 설계를 잘했다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 약자의 포지션을 가져가며, 본인이 원하는 데로 뭐든 선택할 수 있는 장명진이 훨씬 더 갑이라고 가스라이팅했다. 임현서 본인이 모든 판을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장명진이 선택한듯한 느낌을 줘서,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의지를 존중한다는 듯한 인상을 남긴 게 주효했다. 배신한 장명진이 황당했다기보다는 이루안 연맹이 가지고 있던 보이지 않는 약점을 잘 공략한 임현서가 너무 대단했다.
당시 장명진이 서출구의 랩선생 활동과 관련해서 제대로 기억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엄청난 병크였다. 아마도 나중에 시청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서출구가 랩선생에 관해 어떤 식으로 얘기했는지 알게 될 테니, 정말 아차 싶을 것 같다. 하지만 서사의 재미적인 측면만 보면, 장명진의 착각 덕분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기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엎드려 절하고 싶지 않을까? 파이널에서 임현서, 지안과 겨뤘으며,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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