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게임'은 이제껏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몸무게 심리 서바이벌을 표방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음식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참는 과정을 다루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이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기존 서바이벌 예능들과는 확실한 차별을 이뤘던 것 같다. 출연자들의 나이와 학교, 직업, 인스타, 최종결과 등을 살펴보자.
의외로 '제로섬게임'의 몸무게와 관련된 룰은 굉장히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살을 빼거나 찌우는 게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몸무게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하루에 3번씩 몸무게를 측정하며, 첫째날 가장 처음 쟀던 몸무게와 100g이 차이 날 때마다 100만원씩 상금을 빼간다. 이게 전부다.
솔직히 몸무게를 가지고 무슨 서바이벌이 될까 싶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매일밤 한명씩 투표로 탈락시킨다는 룰이 예상 밖의 정치적인 움직임을 만들었다. 2개로 나눠진 그룹 간에 고도의 정치질을 펼쳐졌으며, 스파이마저 등장했다. 굉장히 순도 깊은 진한 정치질과 심리전이 등장했기에 '소사이어티 게임', '피의 게임' 시리즈보다 더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연맹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박서휘, 과로사, 김병선 순으로 그때그때마다 다르다는 점 역시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오차 없이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해 유지어터가 되면, 개인상금 300만원을 누적하거나 방출자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투표권 한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룰은 출연자들이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로 총인원이 10명밖에 안되기 때문에 단 1장의 추가 투표권이라 할지라도 굉장한 힘을 발휘했으며, 이는 탈락자가 발생하면 발생할수록 더욱 강력해졌다.
결론적으로 '제로섬게임'은 이렇게 재밌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재밌었다. 특히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박서휘가 첫번째로 탈락했던 4화를 기점으로 의외의 전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상당히 재밌는 상황이 펼쳐졌다. 참고로 '제로섬게임'은 총 1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6박 7일 동안 스타필드 안성점 아쿠아필드에서 촬영했다. 티빙에서 전 회자 감상이 가능하다.
제로섬게임 출연자 인스타, 유튜브 총정리
문제는 서바이벌 예능 자체가 시청률이 너무 심할 정도로 안나온다는 것이다. 역대급 설정이었던 '피의 게임1',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마저도 1~2%의 시청률을 유지했을 정도다. 애초에 이런 장르의 프로그램들은 나 같은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것 같다.
심지어 '제로섬게임'은 공중파, 종편이 아닌 티빙에서만 방송했던 터라 접근성이 떨어졌다. 보통은 OTT에서 동시방영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오리지널 작품 같은 느낌으로 제작한 듯싶다. (단, '제로섬게임'을 보기 위해 티빙을 가입할까 싶긴 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출연자들의 화제성마저 높지 않았다.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딱히 이슈가 됐다거나 매력적인 인물들이 전혀 없었다. 물론 마케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출연진을 구성했기에 이런 재미가 나왔는 지도 모르겠다.
남성 출연자
· 이규호 : https://www.instagram.com/Actor_Leekyuho
· 오관우 : 비공개
· 김병선 : https://www.instagram.com/comicoreano
· 김병선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omicoreano
· 김한슬 : https://www.instagram.com/hanseul_kim
· 딕헌터 : https://www.instagram.com/dick.ht
· 딕헌터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DickHunter
· 과로사 : https://www.instagram.com/goarosa4
여성 출연자
· 김명선 : https://www.instagram.com/dungdungsunny1
· 박서휘 : https://www.instagram.com/_seo.hui.93
· 리안 : https://www.instagram.com/_rianess
· 전율 : https://www.instagram.com/youlri_0320
제로섬게임 출연자 나이, 학교, 직업, 최종결과 총정리
① 박서휘
박서휘(1993년)는 고려대 국제학부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그녀는 대놓고 정치질이 메인테마였던 '소사이어티 게임1'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못지않았던 '피의 게임1'에서 집사로 등장했던 만큼 서바이벌 예능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이 많다. 확실히 경험자라 그런지, 게임의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고, 본인의 연맹을 구축하는데 가장 공격적으로 주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어진 권력을 남용해 협박 아닌 협박을 이어가면서, 연맹을 무너뜨릴 단초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그녀의 화법이 고압적이었다기보다는 애초에 그녀의 포용력 자체가 제한적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실제로 박서휘는 조그만 체구, 앙증맞은 외모와 다르게 생각보다 강단 있는 성격이다. 이 때문에 의외의 면모가 자주 드러났다. 비록 연맹원들의 반발을 사 1일차 투표에서 바로 탈락하지만, 좀 더 생존했다면 재밌는 서사를 분명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② 김한슬
김한슬(1990년)은 현역 MMA 종합격투기 선수다. 그는 '제로섬게임' 자체가 사실 대본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문제들을 일으켰다. 방송으로만 봤을 때는 먹을 것에 집착이 많고, 절제력이 정말 약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너무 말을 많이 해 연맹의 전략을 자꾸만 들켰던 것은 엄청난 민폐였다. 사실 초반만 해도 그의 트롤링을 동료들도 귀엽게 봐줬지만, 이후에는 짐으로 느꼈는지 2일차 투표에서 탈락시켰다. 솔직히 빠르게 제거되는 게 맞다.
③ 오관우
오관우(1987년)는 헬스 트레이너다. 훈훈한 외모와 몸매로 방송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비범한 생김새와 달리 의외로 별다른 활약을 못한 채 탈락했다. 오히려 이간계에 당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서바이벌에 약한 모습마저 보였다. 방송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제작진이 그의 속마음을 여과 없이 편집했기에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다.
④ 과로사
과로사(1994년)는 트위치에서 활동 중인 게임 스트리머다. 외모가 굉장히 이국적인데, 아빠가 파키스탄인이며, 엄마는 파키스탄계 한국인이다. 정작 그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모국어가 한국어다. 사실상 찐주인공이었다. 약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상당한 두뇌 플레이를 선보였다. 엄밀하게 말해서는 사람들을 포섭해 굳건한 연맹을 유지했던 카리스마 강한 리더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6인 연맹(김한슬, 과로사, 김명선, 이규호, 딕헌터, 김병선)을 구축해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마치 제갈량과 같은 인물로 그려지지만, 솔직히 비상한 편은 아니었다. 잘 봐줘야 눈치가 빠르다 정도랄까? 다만, 위화감이 들 정도로 약해 보이는 이미지에 비해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결단성 있는 모습은 확실히 눈에 띄었다. 말을 할 때 직선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곡하게 돌려 말하는 스타일도 아닌지라 주변에 오해 사기 십상이다. 전율, 김병선이 생환한 직후 처음 실시한 투표에서 탈락했다.
⑤ 김명선
김명선(1989년)은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데뷔한 개그맨이다. 정형돈을 닮은 외모라 얼굴을 보면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누나, 언니와 같은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유머를 겸비했다. 김명선 역시 오관우와 마찬가지로 딱히 기억에 남는 플레이가 없었다. 어느 연맹에도 완벽하게 두발을 담그지 않고, 회색지대에서 운신해 모두에게 동료 같은 인상을 남겼지만, 실제로는 가까웠던 동료가 없었다. 과로사와 함께 탈락한다.
⑥ 이규호
이규호(1985년)는 배우로 최근 '종이의집' 한국판에서 오슬로로 출연했다. 온화한 성격의 거구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았다. 과로사의 숨겨진 연맹원이었으며, 박서휘가 탈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박서휘는 6인 연맹(박서휘, 오관우, 김명선, 이규호, 리안, 전율)을 구성한 것으로 착각했었다. 이중 김명선은 처음부터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반면, 이규호는 결정적인 순간에 배반했다.
이규호는 본래 감정선이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이다. 엄청난 덩치 때문에 남성적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그가 방송에서 보여준 행동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여성스럽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어쨌든 본의 아니게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였던 박서휘와 과로사를 연이어 배신하는 통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파이널 직전에 펼쳐진 투표에서 자신은 반드시 생존할 거라 믿었는지 조금은 맥 빠지게 탈락한다. 조금만 긴장을 풀면, 탈락하는 곳이 바로 '제로섬게임'이다.
⑦ 리안
리안(1993년)은 스우파라 불리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1'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라치카 소속 댄서다. 상당히 순둥순둥한 데다, 본격적인 정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생존을 이어갔다. 이에 자연스레 방송에서도 그녀가 어떤 식으로 유지어터에 도전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실제로 리안은 참가자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스스로의 탈락을 결정한 사람이었다. 사실 고도의 정치질이나 강력한 미션 수행능력을 보여줬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약자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서 파이널 직전까지 매번 탈락자 투표선정에서 제외됐다. 이것도 분명 대단한 능력이다. 개인상금을 무려 1,800만원이나 쌓은 뒤, 자진탈락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상금이 누수된 탓에 아까울 수 있겠지만, 다양한 엔딩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⑧ 딕헌터
딕헌터(1990년)는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으며, 현재는 무려 122만명의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유튜버다. 의외로 진중한 타입으로 연맹과 상관없이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는 경우를 종종 보였다. 딱히 정치질을 하거나 미션 수행능력이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자신의 사람을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확실했다. 파이널에서 3위로 탈락한다. 애초에 파이널의 개인미션 자체가 몸무게 증감과 관련 있었던 만큼 딕헌터에게 불리했던 것 같다.
⑨ 전율
전율(1994년)은 걸그룹 스텔라의 멤버였으며, 현재는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생존에 대한 진념이 매우 강한데, 초반에 연맹을 잘못 맺는 바람에 상당히 꼬였던 케이스다. 의도적으로 상금을 0원으로 만들어 출연자 1명(당) 1억원의 몸값을 받고 탈락시킬 당시 오관우, 김병선과 함께 1차 탈락당했다. 이후 전율(상금 600만원)은 박서휘(투표권 2장), 김병선(투표권 2장, 상금 300만원)과 함께 모아뒀던 베네핏이 있었기 때문에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중 김병선과 더불어 생존에 성공한다.
전율하면 허허실실이라는 사자성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결정적인 순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승하겠다는 자신의 강렬한 욕망을 감춘 채 사람들과의 유대를 잘 맺어가며 파이널까지 살아남았다. 김병선과 마찬가지로 유지어터가 되는 요령을 어느 정도 파악했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도 제법 높았다. 실제로 그녀는 몇 g을 먹고 마셨는지 계산하면서 몸무게를 관리했기에 유지어터가 되는데 자주 성공했다. 간발의 차이로 패배해 우승에는 실패한다.
⑩ 김병선
김병선(1987년)은 서울대 체육교육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원래는 KBS 공채 개그맨이었지만, 개콘이 폐지되면서 오히려 많은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코이카에서 대체복무를 할 당시 익혔던 스페인어를 바탕으로 멕시코 현지에서 외국인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그는 현지인들마저 웃겨버릴 정도로 스페인어에 대한 이해가 깊고, 순발력과 임기응변 능력이 좋은 편이었다. 외국어로 외국인을 웃긴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연맹을 만들고, 사람을 다독이는 방법 역시 매우 합리적인지라 보고 배울만한 점이 많아 보인다. 서사의 초중반을 박서휘와 과로사가 이끌었다면, 후반부는 김병선이 주도했다. 비록 초반에는 과로사의 견제로 인해 전율과 함께 1차 탈락하는 수모를 겪지만, 불사조 같이 살아 돌아와 파이널에 진출했다. 워낙 미션 수행능력이 워낙 좋은 탓에 마지막 미션에서 딕헌터, 전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 의외성이 있는 인물인 만큼 다른 프로그램에도 캐스팅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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