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2'가 엄청난 화제를 일으킴에 따라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았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호감을 이끌어냈던 남희두는 국가대표 출신의 현직 아이스하키 선수다 보니 언론에서는 그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런 언론사들의 움직임 때문인지 아이스하키의 주목도 마저 올라갔다. 아이스하키에서 하키파이트를 허용하는 이유에 관해 알아보자.
하키파이트를 펼친 남희두
지난 2022년 9월 18일, 안양 한라와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의 경기 중에 하키파이트가 발생했다. 남희두와 다나카 간에 주먹다짐이 일어났는데, 당시 영상을 살펴보면 아기 허스키 남희두가 일방적으로 야무지게 두들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남희두의 체급이 훨씬 큰 탓도 있겠지만, 애초에 다나카가 시비를 먼저 걸었기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디펜스 포지션인 남희두가 퍽(puck)을 잡은 상태에서 상대 진영의 공간이 완전히 열리는 찬스를 잡았다. ㉮ 남희두는 번개같이 퍽을 몰고 갔고, 다나카 선수가 일대일 수비를 시작했다. ㉯ 격렬한 몸싸움을 하던 와중에 퍽이 일본 측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일어난다.
㉰ 퍽이 이미 다른 곳으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다나카가 두차례에 걸쳐 밀었다. 경기와 상관없이 시비를 거는 모양새였다. ㉱ 이에 화가 난 남희두가 상대방을 세차례 밀치다가, 결국 다나카의 상체를 잡은 상태에서 약 다섯번의 펀치를 날렸다. 이후 이를 관망하던 두명의 심판이 와서 싸움을 말렸다.
아이스하키가 경기 도중 싸움을 허용하는 이유
오해가 많은데, 하키파이트는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게 아니다. 실제로 남희두와 다나카 모두 하키파이트 이후 잔여시간 동안 퇴장당했다. 다만,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준하는 가장 큰 리그 NHL에서는 몇가지 규칙이 지켜진다면, 하키파이트를 가볍게 처벌하고 있다. NHL이 하키파이트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이유는 경기운영에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싸움이 어떻게 전략이 될 수 있겠나 싶겠지만, 의외로 가능한 측면이 있다.
일단 팀원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며 고무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 누구도 동료가 싸우는데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싸우던 동료가 얻어터진다면 이에 격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긴다면 동료에게 더 열심히 싸우자는 격려가 될 수 있다. 즉,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스위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팀의 에이스를 지키는 전략으로 하키파이트가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압도적으로 플레이를 잘하는 에이스에게는 상대팀에서 아예 전담 수비선수를 보내 끈덕지게 마크할 수도 있다. 팀의 에이스가 제대로 활약을 못하면, 팀의 손해이므로 그 마크맨에게 하키파이트를 걸어 아예 전의를 상실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이스의 경호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인포서(enforcer)라 부르는데, 에이스만큼이나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팀 내에서의 위상이 높다.
NHL 하키파이트 규칙
하키파이트는 반드시 일대일로 일어나야 되며, 스틱과 글로브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돼야 한다. 심판은 싸움의 승패가 확실하게 보이기 전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의 승리와 패배가 확실한 순간부터 개입을 시작해 싸움을 말리고, 이후 두선수 모두 5분간 퇴장시킨다. 이게 바로 페널티다. 만약 일대일로 싸움이 일어난 상태에서 다른 사람도 협공을 하거나 싸움 간에 스틱 등과 같은 도구가 사용된 경우에는 페널티의 강도가 차원이 다를 정도로 강력해진다.
하키파이트가 한차례 일어나는 것은 5분 퇴장으로 끝나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역시나 페널티의 수위가 상당히 올라간다. (6경기 출장정지) 만약 하키파이트를 걸었는데 상대방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 시도한 사람만 2분간 퇴장당한다. 스포츠 종목 중에 사실 이렇게나 싸움에 관대한 종목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2분 혹은 5분 동안 퇴장된 사이에 경기의 향방이 바뀔 정도로 워낙 스피디한 종목이 아이스하키인 만큼 마냥 가벼운 처벌이라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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