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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MSCI지수의 모든 것 (+리밸런싱 날짜, 편입종목)

by 낭만쉼표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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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지수 리밸런싱(rebalancing)의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앞으로는 옵션만기일과 함께 반드시 사전에 미리 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다시 한다. MSCI지수가 도대체 뭔데, 이렇게나 한국증시를 흔들고 있는 것일까? MSCI 지수(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는 미국의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가 발표하고 있는 주가지수다.

 

공인된 국제기구도 아닌, 일개 투자은행에서 발표하는 자료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클까 싶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며, 특히나 악재와 동반했을 경우에는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사실 기존에도 MSCI지수가 조정될 때마다, 수급적인 충격이 오긴 했지만, 지수에 직접적으로 편출입되는 종목 위주로 그 영향력이 제한됐기 때문에, 관련 종목을 찾아보는 정도에만 그쳤다.

 

외국인은 수급 3대장 중 하나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증시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다. 이후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 관심을 갖고 진입했다. 그리고 이제 외국인은 한국증시의 주요수급을 담당하는 3대장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MSCI지수다.

 

수급 3대장

 

여기서 외국인이라 함은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외국계 기관투자자들과 펀드를 운용하는 세력들을 총칭한다. (솔직히 미국의 개인투자자가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면 언어의 장벽 때문에, 한국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지고 투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 한국인(=검은머리 외국인)을 고용하거나 ⓑ 모건 스탠리와 같은 동종업계의 전문가들이 내놓는 공식적인 자료 혹은 ⓒ MSCI지수, FTSE지수와 같은 벤치마크 지수(benchmark index)를 투자에 참고한다.

 

MSCI ETF

 

미국계 펀드의 약 95% 정도가 투자시 MSCI지수를 활용한다는 보도자료가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의 MSCI지수에 대한 믿음은 상당히 높다. (반면 유럽계는 주로 FTSE지수를 추종한다.) 심지어 일부 펀드들은 그들의 자산을 아예 MSCI지수와 연동하는 경우도 많다. 시중에 출시된 ETF 상품들 중에는 MSCI지수를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 많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MSCI지수를 활용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ETF 브랜드 중 하나인 KODEX에도 MSCI지수와 연동된 상품이 상당히 많다.

 

MSCI지수는 어떻게 산정될까?

국가별로 시가총액의 60%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고른 뒤, 환율의 등락폭을 추가로 반영해 지수산정을 한다. 이렇게 한국지수(MSCI Korea Index)가 나오게 되면, 이를 같은 등급(선진국 지수, 신흥국 지수, 개발도상국 지수)에 있는 국가들의 지수들과 합친다. 단, 합칠 때 국가별 비중은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MSCI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이 지수를 추종하던 펀드의 자금이 빠져나가므로, 주가는 하락한다. 반대로 한국의 비중이 늘어나면, 펀드자금이 한국시장에 유입되므로 주가는 상승한다.

 

지난 201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MSCI지수는 총 9번의 리밸런싱이 있었지만, 한국의 비중은 단 한차례만 증가됐을 뿐, 나머지 8회는 비중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준: 2021년 2월 27일) 이는 한국증시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무섭게 성장하는 인도의 비중을 늘리고, 동시에 쿠웨이트가 신흥국 지수에 최근 편입됐기 때문이다.

 

편출입 기준, 리밸런싱 날짜

여기서 궁금한 점이 몇가지 생긴다. 일단 지수에 편입, 퇴출되는 종목들의 기준이다. MSCI 측에서는 유동 시가총액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유동 시가총액이란 실제로 매매할 수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을 의미하는데, 계열사 간에 상호 교환한 지분이나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유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외시킨다. 평가를 위한 기준일은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직전월의 마지막 10거래일 중에 무작위로 결정된다. 따라서 편입종목을 예상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2021년 MSCI 정기변경 일정 (한국시간 기준)

 

현재 한국지수(MSCI Korea Index)에는 107개 종목이 편입되어 있으며, 시가총액 상위권 대형주들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매년 2월, 5월, 8월, 11월 마지막 영업일에 국가별 비중조절과 함께 종목을 편입, 퇴출시키는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이와 관련된 분기리뷰 리포트가 리밸런싱이 실행되는 해당월의 중순쯤에 발표되므로, 실제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적용일(장마감후 적용) 전까지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의 향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옵션만기일과 달리 MSCI지수 리밸런싱은 오픈북 테스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2022년 MSCI 정기변경 일정 (한국시간 기준)

 

추가 업데이트

① 2021년 2월 분기 리밸런싱 결과

편출입된 종목이 아예 없다. 단지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 자체가 13.0%에서 12.9%로 축소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과 같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비중이 조금씩 줄었다. 반대로 SK바이오팜과 더존비즈온의 비중은 조금씩 증가했다.

 

② 2021년 5월 반기 리밸런싱 결과

편입된 종목(녹십자, 하이브, HMM, SKC)은 총 4개이며, 퇴출된 종목(롯데지주, 삼성카드, 오뚜기, 한국가스공사, 한화, 현대해상, GS리테일)은 총 7개다. 참고로 MSCI지수에서 퇴출됐다고 해서, 나쁜 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당분간 외국인의 수급이 안좋을 수 있다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③ 카카오뱅크 조기편입

아랫돌을 빼서 윗돌로 괴는 MSCI지수의 특성상 카카오뱅크의 조기편입 이슈는 대형주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따로 퇴출되는 종목없이 편입만 이뤄졌기 때문에, 기존에 이미 편입된 종목들의 비중을 줄여, 카카오뱅크를 매수했다.

 

④ 2021년 8월 분기 리밸런싱 결과

총 3개(에코프로비엠,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종목이 편입됐으며, 케이엠더블유는 퇴출됐다. 이외에 SK텔레콤의 비중을 무려 1/4로 줄였다. (즉, 3/4이나 제외시킨 것이다.) 이유는 국가기간산업에 포함되는 통신업은 외국인이 매수할 수 있는 지분율이 49%까지로 제한되어 있는데, 최근 SK텔레콤의 외국인 보유지분율이 이미 46~47%에 달했기 때문이다.

 

기존 MSCI Korea에서 SK텔레콤이 차지하는 비중은 0.99%였으며, 이번 비중조정을 통해 0.25%까지 떨어졌다. 사실 비중조절이긴 하지만 워낙에 비중이 컸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퇴출 이상으로 컸다. SK텔레콤의 수급은 발표일부터 적용일까지 대략 5,500억원 이상, 케이엠더블유의 수급은 대략 800억원 정도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⑤ 2021년 11월 분기 리밸런싱 결과

총 6개(에스디바이오센서, 엘앤에프, 일진머티리얼즈,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F&F) 종목이 편입됐으며, 총 3개(대우조선해양, 신세계, 휠라홀딩스) 종목이 퇴출됐다. 11월 리밸런싱 결과 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종목은 기존 106개에서 109개로 늘어났는데, 이는 신규상장된 종목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때문이다. 참고로 MSCI 국가별 지수는 대체로 종목수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신규상장 종목이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늘리기도 한다.

 

MSCI 선진국 지수 vs 신흥국 지수

MSCI지수는 크게 23개국의 선진국 시장(Developed Market)과 28개국의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개발도상국 시장(Frontier Market)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들이 대부분인지라 영향력이 크진 않다.

 

MSCI 선진국시장

 

선진국 시장에 포함되면, 글로벌 자금이 훨씬 많이 유입될 뿐만 아니라 명실공히 금융 선진국임을 뜻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선진국 시장 편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선진국 시장에 무려 23개국이나 구성되어 있으니, 한국도 당연히 포함됐을 것 같지만, 현재는 신흥국 시장에 속해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상태인지라, 섣불리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렵다.

 

MSCI 신흥국시장

 

사실 지난 2008년부터 한국은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랐지만, 이후 2014년에 탈락됐다. 이후 다시 선진국 지수 편입을 노렸지만, MSCI 측에서 원화의 역외거래를 허용하고, 공식적으로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폐지를 요구하면서, 정부에서 이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MSCI지수 구성국가

 

원화는 달러, 유로, 엔, 위안 등에 비해 글로벌 마켓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없다. 이 와중에 원화의 역외거래를 허용하게 되면, 기존의 환율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실 가능할까 싶다. 뿐만 아니라 MSCI가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것 역시 솔직히 그 저의가 굉장히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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