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도 종목이라는 생각에 총투자금의 10~50%는 그냥 예수금인 상태로 놔둡니다. 운영자금은 1억원을 지키고 있으며, 만약 투자수익이 발생하면 출금해서 다른 곳에 투자하고, (매매를 쉬면 쉬었지) 손절은 거의 안합니다. 아직은 1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영할만한 그릇이 안되는 것 같아, 딱 이 정도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000만원 정도는 그냥 늘 현금으로 쥐고 있습니다. 이 예수금은 예측하지 못한 급락이 찾아왔을 때, 저가매수에 활용합니다. 당연히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던 주린이 시절에는 이런 습관이 없었고, 미련하게 크게 한번 데이고 나서부터는 정말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몇년전에 차트만 보고, YG엔터테인먼트에 가볍게 들어갔다가 상당히 오랜 기간 물려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차트가 골든크로스를 만들고 있어서, 그냥 2~3%만 먹고 나오자는 마음에 매수했던 것이 화근의 시작이었습니다. 미쳐 확인하지 못했던 빅뱅 군입대라는 이슈를 때문에 주가가 2~3개월 가까이 하방으로 횡보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것도 확인하지 않고 매수했을까 싶은데, 그때는 정말 그랬습니다.)
빨리 탈출하려는 마음에 매일 조금씩 물타기하고 있는데, 마침 블랙핑크 런칭관련 뉴스가 나와서, 이때다 싶어 거의 모든 투자금을 묻었고, 기도매매(?)를 시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블랙핑크의 활동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아서 인지, 주가가 지지부진하게 움직였고, 대신 예상치도 못했던 악재인 브렉시트(Brexit)와 싸드(THAAD) 배치가 찾아와 거의 나락으로 갔습니다. (이때 붐바야, 휘파람, 불장난 같은 블랙핑크 데뷔시절 노래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결국 2년 여간의 존버 끝에 겨우 탈출했고, 이후부터는 절대 예수금을 바닥낼 정도로 매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용 역시 이용하지 않습니다.) 이 습관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은 바로 올해 중국발 코OO 사태였습니다. 증시 급락이 나왔을 때, 남겨 놓은 예수금을 전부 투자해서 꽤나 괜찮은 수익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예수금으로 일부 남겨 놓으면, 정말 예상치 못한 급락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현금은 종목이다. 노는 예수금 활용방법
근데, 예수금을 그냥 놀려두기만 하면 왠지 모르게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매매가 끝나면 CMA 계좌로 예수금을 넘겨 놓는 작업을 매번 합니다. 아시다시피 CMA(Cash Management Account)는 은행의 예금과도 같지만, 단 하루만 넣어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초단기 금융상품입니다. 만기가 따로 없고,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에 그냥 예수금으로 놀려두는 것보다는 당연히 훨씬 합리적입니다.
특히 단타나 스윙매매를 하시는 분들은 매매할 종목을 찾지 못할 시 그냥 예수금을 놀려둘 수 밖에 없는 반면, 또 필요할 때 언제든 빠르게 매매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놀리고 있는 예수금을 정기적금과 같은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도 CMA는 역시나 꽤나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주말이나 공휴일을 앞둔 경우에는 어차피 며칠동안 장이 안열리니, 이 기간 동안에는 예수금을 CMA에 넣어두는 것이 역시나 현명한 방법입니다.
문제는 키움증권에는 CMA가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나 증권사에 어떻게 CMA가 없을 수 있을까 싶은데, 정말 없습니다. 사실 예전에 이 문제 때문에 다른 증권사 계좌개설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찾아내 것이 바로 RP(Repurchase Agreement)입니다. 환매조건부채권이라 불리는 RP 역시 CMA와 같은 초단기 금융상품입니다.
다만, RP는 CMA와 2가지가 다릅니다. ⓐ RP는 만기가 있으며, 키움증권에서는 기간에 따라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물론 중도해지를 할 수 있긴 하지만, 확정이율이 아니라는 점이 상대적으로 아쉽습니다. 아래는 종류별 약정만기이율과 관련된 정보이며, 세전이라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RP의 매매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장전 시간외단일가 매매 전에 자금을 입출금 해서 참여할 수 있지만, 장후 시간외단일가 매매에는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RP의 강점
ⓛ 만기가 아니라도 언제든 RP상품 매도는 가능합니다.
즉, 언제라도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면, 즉각적인 매도가 가능합니다. 단, 이는 중도해지에 해당되기 때문에 약정만기이율이 아닌 중도해지이율인 (연) 0.1%가 적용되서 환급됩니다. (물론 매매시간인 08:00~16:00에 거래해야 됩니다.)
② 매도시 원하는 만큼만 부분매도가 가능합니다.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의 경우에는, 급하게 필요한 돈 소액때문에 전체를 깨버려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만, RP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원하는 금액만큼만 매도가 가능합니다.
③ 매도한 직후 바로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주식을 매도한 뒤에는 예수금 출금이 가능하기까지 총 2 영업일이 걸립니다. 이는 예탁결재원에 자금이 결재되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RP는 여타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매도 직후에 바로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매도 직후에 매도한 금액만큼 예수금 계좌로 바로 꽂힙니다. 만기해지 혹은 중도해지 모두 해당됩니다.
④ 원금손실의 위험이 사실상 없습니다.
RP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운용자금을 국공채나 매우 우량한 채권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매우 안전한 투자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수익률이 매우 낮습니다.)
키움증권 RP 신청방법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키움증권 영웅문S의 메뉴 ESL/채권/RP에서 RP 카테고리 → 매수를 선택합니다. 기간별로 4가지 상품 중에 원하는 1가지를 선택합니다.
만약, 이전에 투자성향진단을 하지 않았다면, 이때 진단을 해야 됩니다. 연령대, 투자가능기간, 투자경험, 투자지식수준, 투자비중, 수입원, 감수손실수준 등을 따져서 아래 왼쪽과 같이 판단해줍니다. 저는 4등급 안정추구형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RP는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5등급 안정형도 매수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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