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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SK그룹 지배구조, 계열사 현황

by 쉼 표 2021. 3. 7.

요새 SK가 놀라울 정도의 광폭횡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체감상으로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이슈를 발표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말 본격적인 SK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되는 것 같기에 (그동안 숙제처럼 밀려왔던)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SK 입장에서 살펴본 뒤, 이와 연관된 각종 이슈들을 함께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SK 주가에 분명 영향이 있을 것 같긴 한데, 고차방정식처럼 고민해야 될 지점이 많기 때문에 이해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태원 회장이 원하는 바가 도대체 뭔지,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이 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일단 SK그룹은 앞으로 B2C사업이 아닌 B2B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임은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에 매각에 함으로써 명명백백해졌습니다. 그리고 SK그룹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는 M&A를 통해 그룹내 주요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B2B업체를 추가로 확보할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화수분처럼 현금을 쏟아내던 SK텔레콤의 현금동원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입니다. (SK텔레콤에 딱히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그동안 정말 많은 기업들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현금 보유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SK그룹의 지배구조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SK그룹의 지배구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미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라 이해하기 쉽지만, 친척간에 나름의 독자경영에 관한 협약을 맺었는지, 사실상 계열분리가 됐다고 봐야될 회사들이 몇개가 있으므로, 이들을 구분해야 됩니다. 첫번째로 계열분리된 그룹은 최창원 부회장(사촌동생)이 이끌고 있는 SK디스커버리 그룹입니다. 아래의 회사들은 현재 진행 중인 SK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시다시피 SK디스커버리 그룹의 계열사들 역시 굉장히 좋은 회사들이 많습니다. 특히 올해 상장될 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생산)의 경우, 엄청난 청약돌풍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백신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하지만 않다면, SK바이오팜에 버금가는 흥행을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최신원 회장(사촌형)이 이끄는 SK네트웍스 그룹(SK네트웍스, SK렌터카, SK매직)입니다. 이곳은 아직 지배구조상 SK그룹에 속해 있지만, 언제든 계열분리해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SK

SK그룹은 아래와 같이 최상위 지주회사인 SK가 그룹전체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일단 주요 자회사라 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C를 통해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바이오 신약), SK머티리얼스(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시 필요한 특수가스), SK건설, SK실트론(반도체 부품), SK E&S(LNG, 수소), SK팜테코(의약품 위탁생산)를 직접 지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SK의 주가에는 여러 산업의 경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냥 SK그룹의 ETF주식이라고 보는 것이 낫습니다. 따라서 SK그룹 자체가 앞으로도 더 많은 성장을 할거라 믿는 분들은 SK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② SK이노베이션

SK그룹은 앞으로 반도체(부품, 소재), 에너지(2차전지, 수소), 바이오(신약, 위탁생산), 통신(5G, 콘텐츠, 모빌리티 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중에서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라는 한축을 담당하고 있기에, 그룹의 전반적인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됩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과 2차전지사업을 하고 있으며, SK에너지(유공),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고급 윤활유), SK아이이테크놀로지(2차전지 분리막)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은 바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입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2차전지 산업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새 배터리의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단순한 용량에 대한 이슈를 넘어,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배터리 발화를 막아 주는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분야 전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분리막을 사용한 배터리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적이 현재까지 단 한번도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에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현대차 코나 전기차 발화사건의 원인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에 있다는 국토부 결과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불안정한 중국산 분리막 대신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제품의 사용을 고민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단,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지난 미국 ITC에서 벌인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게 패배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진행될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을 통해 확보한 주식으로 소송에 대한 합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③ SKC

SKC하면 예전에 많이 사용하던 비디오테이프가 제일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왠지 모를 낡은(?)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존에 생산하던 필름은 이제 단순히 비디오테이프를 넘어 여러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부가 소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비상장 자회사 SKC솔믹스를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각종 소재들을 비중있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SKC를 반도체 업종에 포함시켜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또한 비상장 자회사인 SK넥실리스를 통해 2차전지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동박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역시 추후에는 SKC의 주요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 따라 SKC는 각종 반도체 ETF와 2차전지 ETF의 추종종목으로 포함되어 있기도 하며, 주가가 SK하이닉스(반도체), SK이노베이션(2차전지)와 어느 정도 연동된 측면도 있습니다.

 

④ SK텔레콤

예전에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유공)과 함께 그룹 내 최대 캐시카우로서, 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SK텔레콤이 지배하고 있는 자회사들을 살펴보면, 상장회사인 SK하이닉스(반도체), 인크로스(광고), 드림어스컴퍼니(음원유통, AI), 나노엔택(진단키트)과 함께 비상장회사인 SK브로드밴드(IPTV, 인터넷), ADT캡스(보안), 11번가(e커머스),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원스토어(앱 플랫폼), 콘텐츠웨이브(OTT), SK플래닛(데이터), SK텔링크(국제전화), SK커뮤니케이션즈(포털) 등이 있으며, 이중에는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렇게 기라성 같은 자회사를 거느린 SK텔레콤이지만, 의외로 주가는 몇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혀 있습니다. 물론 기존에 영위하던 통신업 자체가 전통산업에 속할 뿐만 아니라 야심차게 시작됐던 5G(IOT) 사업이 현재 5G장비망 설치가 더뎌지고 있는 관계로 뭔가 지지부진하다곤 하지만, 뭔가 너무 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는 역시 이유가 있는데,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되는 이슈입니다.

 

이슈 1 :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누가 뭐래도 SK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회사이며, 실제로 선구안이 매우 좋은 편이므로, 이 분야에 꽤나 독보적인 능력이 있다고 보입니다. (한화그룹도 비슷합니다.) 인수합병에 필요한 종잣돈을 이전까지는 SK텔레콤을 통해 해결했는데, 이제는 현금이 고갈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룹 내 현금 동원력이 좋은 회사를 찾아보니, (이제는 명실공히 그룹의 간판기업이 된) SK하이닉스인데, 하필이면 SK의 손자회사입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가 특정회사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매집해야 된다는 법규가 있습니다. 따라서 SK하이닉스를 통해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려면, 필요 이상의 돈을 지출해야만 됩니다. 거기다 상장된 회사의 경우에는 소액주주들 때문에 애초에 지분 100%를 매입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승격해야 됩니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2022년 이후부터 출범하는 신규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보유해야 되는 것으로 강화되었습니다. 기존에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비해 훨씬 더 강화된 셈이므로, 지주회사 전환을 고민하는 회사들이라면 올해가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주주 입장에서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물출자로 주식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 주식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를 해당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지급시기를 이연시켜주는 혜택 지난 상법개정으로 인해 역시 내년부터 사라집니다. 어차피 내야 되는 건데 이게 무슨 혜택일까 싶지만, 물가상승률만큼 덜 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의 분할방법에 관해 논쟁이 많은 것 같은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물적분할이 되든, 인적분할이 되든 결국 모두 2단계 시나리오를 거칠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2단계 시나리오는 일단 SK텔레콤이 SK텔레콤 투자회사와 SK텔레콤 사업회사(통신)로 분할(1단계)한 뒤, 궁극적으로는 SK가 SK텔레콤 투자회사를 흡수합병(2단계)하는 방법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한 인적분할을 실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적분할의 가장 큰 장점은 최태원 회장의 지분이 덜 희석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2003년에 있었던 헤지펀드 소버린의 SK 경영권 공격을 기억한다면,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지분이 희석되는 상황을 스스로 연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합병과 분할 시에는 늘 비율이 문제인데,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이와 같은 논쟁을 총 2번이나 치러야 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반면,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SK텔레콤 사업회사가 SK텔레콤 투자회사의 100% 비상장 자회사가 되는데, 이는 지난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시켰을 때와 마찬가지로 임시주주총회의 표결을 통해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물론 당시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물적분할은 이뤄졌습니다.) 다만, 이렇게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SK텔레콤 투자회사는 당장에 신규 (중간)지주회사가 되기 때문에, 자회사의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1% 확보하고 있는데, 물적분할을 하게되면 9.9%의 지분을 추가로 매집해야 됩니다. 지난 3월 5일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01조 9,203억원이므로, SK텔레콤 투자회사 입장에서는 최소 10조 901억원을 투자해야만 하며, 실제로는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될 것입니다. 물론 비상장된 SK텔레콤 사업회사와 나머지 비상장 자회사들을 모두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현금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손이 정말 너무 많이 갑니다.

 

암튼 어떤 식으로든 분할(1단계)을 마무리하게 되면, 결국 SK와 합병해야 됩니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는 SK의 자회사로 자동승격됩니다. 문제는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의 합병비율입니다. 참고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가 합병 후에도 현재와 같은 SK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SK : SK텔레콤 투자회사 = 2 : 1 수준이 되야 합니다. 지난 3월 5일 기준으로 SK 주가는 265,000원이고, SK텔레콤의 주가는 244,000원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최태원 회장은 SK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SK 직속 자회사의 수를 늘리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SK가 굉장히 많은 현금을 필요한데, 가장 쉽게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은 ① 지분매각과 ②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입니다.

 

인적분할 확정

4월 14일(수) 부로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이 확정됐습니다. 애초에 예상했던 인적분할인지라 그닥 놀랍지는 않지만, 회사가 이번 인적분할에 대한 명분을 쌓기 위해, 정말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점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일단, ① SK텔레콤 사업회사가 분할 이후에도 SK브로드밴드를 지배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아직 확정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자회사들은 SK텔레콤 투자회사가 지배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SK브로드밴드를 남겨둠으로써, SK텔레콤 사업회사가 단순히 통신업에만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AI(인공지능), 디지털 인프라 등과 같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들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 사업회사는 앞으로 성장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습니다. (마치 SK이노베이션이 정유업을 하지만,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성장주 취급을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으로 SK텔레콤 사업회사의 주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재평가받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또한 ② 공식적인 분할발표에 앞서, 앞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점 역시 주주들의 저항을 막는데, 한몫한 것 같습니다. (즉, 회사가 생각보다 욕심을 덜 부리고, 주주들과 win-win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방향설정을 잘했다고 봅니다.)

 

SK텔레콤 투자회사는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투자전문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사업형 투자회사인 지주회사 SK와 업무영역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추후 SK와의 합병은 거의 확실하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인적분할 이후의 SK텔레콤 투자회사 주가는 SK와의 합병이슈 때문에 계속 눌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SK텔레콤 주주들은 이미 SK텔레콤의 사업회사를 통해 많은 투자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불만없이 SK와의 합병을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SK텔레콤 투자회사가 런칭된 이후에 신규진입한 주주들은 SK와의 합병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슈 2 : 지분매각 그리고 상장

① 지분매각

실제로 SK는 지금 그룹의 주력사업에 속하지 않는 회사들을 매각하거나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랜드(뷰티)와 SKC코오롱PI(필름) 등은 이미 매각됐으며,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51%보다 충분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의 지분 10.98% 역시 블록딜 매각했습니다. (지분율: 75% → 64.02%) 더불어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과 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 역시 각각 49%의 지분을 올해 중으로 매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SK바이오랜드와 SKC코오롱PI의 사명은 현재 현대바이오랜드와 PI첨단소재로 각각 변경됐습니다. 이들 기업에 혹시나 문제가 있는가 싶어 살펴봤는데, 딱히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인수 주체자인 현대백화점과 사모펀드 그랜우드가 좀 더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SK가 그룹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매각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②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또한 지난해부터 그룹내 비상장 회사들을 몰아치듯 상장시키고 있습니다. 작년에 진행했던 SK바이오팜 상장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많은 비상장 자회사들이 상장될 것 같습니다. 아직 비상장된 SK 직속 자회사들을 살펴보면, SK건설, SK실트론, SK E&S, SK팜테코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 특히 SK팜테코는 상당히 가까운 시일에 공모청약이 실시될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바이오 기업은 보통 고PER를 책정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가가 기업의 실제가치보다 높은 편입니다. 당연히 지주사인 SK의 기업가치 향상에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법

위에서 언급된 2가지 방법 이외에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의 자사주를 활용해서 최태원 회장의 SK 지배력을 유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SK는 자기주식을 무려 25.66%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소각시키거나 다른 회사와 주식을 교환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소각시킨다면, 소각시점은 SK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SK텔레콤 투자회사와의 합병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전일 것입니다.

 

 

이슈 3 : 오너 리스크?

① SK실트론

다만, 이런저런 이슈들로 인해 SK가 적극적으로 인수, 합병에 뛰어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7년 반도체 부품회사 LG실트론(현재 SK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SK가 최태원 회장에게 사익을 편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최태원 회장이 고발되는 상황까지도 이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간단하게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SK는 LG실트론의 지분매입을 두차례에 나눠서 실시했습니다. (1차매입 지분 : 51%, 주당 18,000원, 2차매입 : 지분 19.6%, 주당 12,871원) 특이한 점은 SK가 2차매입을 할 때, 최태원 회장이 나머지 지분 29.4%를 주당 12,871원에 매입했다는 점입니다. 만약, 최태원 회장이 SK가 1차매입을 할 때 함께 참여해서 해당 지분을 주당 18,000원에 매입했다면,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었을 테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진 2차매입때 매입했다는 점은 분명 사익편취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이슈에 대한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지만, 재벌에 대한 사회적인 견제가 예전보다는 확실히 날카로워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만약 SK가 SK텔레콤 투자회사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너무 눈에 띄게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분명 잡음이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심지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마저도 여전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② SK네트웍스, SKC 거래정리

작년부터 횡령 및 배임혐의에 대한 의혹이 있었던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사촌형)이 결국 검찰에 구속기소 당했습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SK네트웍스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그룹과 사실상 이미 계열분리된 듯이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구속 자체에 대해서는 큰 우려가 없었습니다. (물론 SK네트웍스에는 큰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이 본격적으로 SK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반적인 SK그룹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이번 SK그룹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SK그룹 털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 SK가 SK네트웍스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원 회장이 예전에 SKC의 경영을 맡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SKC의 지주회사인 SK를 점검한 것 같습니다. (SK에도 뭔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됐다면, 이번에 함께 거래정지됐어야 맞습니다.)

 

SK네트웍스와 SKC는 앞으로 15일동안 거래정지가 되며, 이 기간동안 실질심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다만, SKC 측에서는 거래정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SK네트웍스 같은 경우에는 횡령규모가 작아서 의외로 금방 풀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검찰의 결과발표를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며, SK그룹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거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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