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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갤럭시S22 GOS 사태 총정리 (+GOS, 쓰로틀링, 긱벤치 뜻)

by 여의도 제갈량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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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이용해온 유저로서, 그리고 작지만 내게는 상당한 금액이 투자된 삼성전자의 주주로서, 이번 갤럭시 GOS 사태와 관련해 포스팅을 할지 말지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저력을 믿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좀 더 건전한 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포스팅을 결정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감추려 들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삼성전자에게 이번 사태가 쓰지만, 몸에 좋은 보약이 되길 바란다.

 

GOS, 쓰로틀링 뜻

혹시 GOS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나? 나는 꽤나 오랫동안 갤럭시를 사용했지만, GOS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찾아보니 GOS는 쓰로틀링(throttling)의 일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용어들이 어려워 보이지만, 뜻 자체는 간단하다. '목을 조르는 행위'라는 뜻을 가진 쓰로틀링은 전자기기의 CPU나 GPU가 과열돼 기기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① 강제로 클럭(clock)이나 전압을 낮추거나 ② 아예 전원을 꺼버리는 기능을 뜻한다.

 

참고로 클럭이 높으면 높을수록, 동일한 시간동안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동일한 시간 동안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은 결과적으로 같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했을 때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클럭이 높고 낮음이 성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게임의 경우에는 다른 소프트웨어나 어플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들을 순간적으로 처리해야 되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발열이 고민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CPU나 GPU의 성능발전과 함께 이들의 발전된 성능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열을 식혀줄 수 있는 쿨링(cooling) 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업그레이드된 쿨링기술로 발열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GOS를 적용시켜 문제를 해결했다. 성능이 높아져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서 발열이 심해졌으니, 성능을 떨어뜨려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을 줄여 발열을 해결한 것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카의 속도가 너무 빨라 발열이 돼 브레이크가 오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포츠카 위에 큰 돌덩이를 얹어놔 빠르게 달리게 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큰 돌덩이가 GOS다.

 

공식적으로 GOS(Game Optimizing Service)는 뭔가 게임에 최적화시켜주는 듯한 긍정적인 시스템 같지만, 실제로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그냥 큰 돌덩이에 불과하다. 물론 성능이 제한되는 만큼 당연히 발열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기기가 망가지거나 발화가 될 수 있는 확률 자체는 떨어지게 되니, 아예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갤럭시 GOS 사태가 문제인 이유

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다.

대충 여기까지만 보면, 그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엄밀하게는 그렇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갤럭시S7를 출시하면서부터 GOS를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시스템 앱으로 탑재시켰다. 따라서 내가 원한다고 해서 GOS의 작동을 정지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물론 일부 유저들은 이를 우회해서 GOS를 정지시키는 방법을 찾아내 작동을 멈춘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삼성전자가 아예 원천적으로 GOS를 정지시키는 것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안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제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다 보면, 당연히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GOS를 작동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② 발열량과는 상관없는 일괄적인 성능저하

게임을 작동시키는 순간부터 GOS가 작동되기 때문에 얼마나 발열됐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능이 무조건적으로 반토막 난다는 것이다. 아마도 발열량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혹은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쿨링기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게임이 시작된 순간부터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혹은 이를 적용하는데 있어 비용이나 양산 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적용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사실 단순히 검색을 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는 정도의 라이트 유저들은 GOS에 별다른 영향을 안받기에 애초에 갤럭시S22와 같은 하이엔드급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을 좀 더 많은 비용을 치르고 구매하는 사람들은 바로 게임유저들이다. 좀 더 넓은 화면에서, 좀 더 빠르고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번 갤럭시S22 울트라를 특히 많이 구매했다.

 

③ 벤치마크 지표 조작, 퇴출

삼성전자의 갤럭시S22가 전반적으로 히트칠 수 있었던 이유는 성능이 압도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들 중에서는 언제나 최고의 성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대한민국 IT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실제로 스마트폰 CPU의 성능확인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긱벤치(Geekbench)의 벤치마크에서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긱벤츠(Geekbench) 개발자 존 폴(John Poole)

 

하지만 갤럭시의 GOS 사태를 접한 긱벤치 측에서는 실제로 갤럭시 제품들의 성능을 재점검한 뒤, 자신들의 벤치마크 차트에서 갤럭시를 퇴출시키고 말았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였던지, 실제 긱벤치 벤치마크를 만든 개발자가 나서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했을 정도였다. 참고로 GOS가 적용된 상태로 성능을 확인해보면,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의 성능이 2년 전에 출시됐던 갤럭시S20 혹은 아이폰10S와 비슷해진다. 불과 며칠 전에 산 신상 스마트폰이 2년전에 나왔던 스마트폰의 성능과 비슷하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더 큰 문제는 갤럭시S22를 구매했던 모든 소비자들이 이를 알고 구매한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 당연하겠지만, 회사 측의 GOS와 관련된 사전고지는 전혀 없었다. 즉, 이번 사태는 소송으로 까지 번질 수 있는 불완전 판매와 같은 케이스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갤럭시라는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어 단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지게 된 데는 회사측의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GOS와 같은 쓰로틀링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점차 확산되는 과정에서 회사측에서 안전이 중요하니, 절대로 GOS를 정지시킬 생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이 화를 돋구웠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정말 생각했다면, 성능을 제한시킬게 아니라 쿨링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맞지 않나?

 

더불어 상황이 너무나도 악화되자, 예전처럼 우회해서 GOS 작동을 중지시킬 수 있도록 UI 업데이트를 고민해보겠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 ON/OFF 버튼을 만들어줘야 되는 게 맞지 않나? 현재 삼성전자는 굉장히 난감할 거라 생각한다. 그동안 지난 2016년부터 출시된 모든 갤럭시에는 GOS가 적용이 됐지만, 지금처럼 소비자들이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리콜을 하자니 범위가 문제고, 이걸 이대로 부인하자니 브랜드 신뢰도는 계속 떨어지게 될테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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