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으니, 이제 대충 7년 정도 시장을 겪어봤습니다. 새가슴(?)이라서 그런지 나름 평균 1억 정도의 시드머니를 운영하면서도, 남들에게 내세울 만큼의 수익을 창출하진 못했습니다. 다행히 손실을 본 적은 거의 없으며, 보통은 존버를 통해 오랜 시간이 걸려서라도 수익을 만들고 나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이나믹한 수익과 손해가 공존하는 소형주보다는 변동성이 적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당연히 남들과 비슷하게 같이투자(가치투자가 아닙니다.)를 하면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1년 넘게 물러본 종목도 제법 많은데, 하나하나 세보니 총 5개(YG엔터테인먼트, 삼성전자, 셀트리온, 하나투어, E1)나 됩니다. 이제는 나름 목표주가와 손절가격도 설정할 줄 알고, 계획에 없는 뇌동매매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예전보다는 좀 더 안정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대세상승장에서 많이 아쉬웠던 점은, 그동안 -40% 가까이 물렸던 종목을 먼저 탈출시키느라 역시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수익을 별로 창출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현금 역시 종목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어서 실전에 적용시키려 노력 중입니다.
주식투자를 처음 접해본 것은 학부 때 개설되었던 증권투자론 이라는 과목에 참석하면서부터 입니다. 그때 모든 학생들이 모의 주식투자에 참여해야 됐는데, 지금은 없어진 LG투자증권을 통해 거래를 처음 해봤습니다. 약 3개월에 걸쳐 투자를 하고, 투자 결과에 따라 교수님께서 가점을 주신다 하셔서 많은 학생들이 꽤나 열심히 참여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저 역시 정말 열심히 종목들을 분석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가치투자를 하겠다는 명분 하에 굉장히 낮은 퍼(per)를 가진 종목을 찾고는 엄청난 흥분에 들떳다가 2개월 가까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주가에 지쳐 그냥 나오기도 하고, 혹시라도 내가 스켈퍼로서 자질이 있는 건 아닐까 라는 망상에 거래량이 많으면서도 일정구간을 횡보하는 주식들에 기웃기웃 거리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3개월 동안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첫 모의투자를 했던 해당 과목이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2가지 큰 가르침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신용거래(margin transaction / 미수매매)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현금거래만을 고집하다 보면,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수익률이 낮겠지만, 최소한 반대매매를 당해 존버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해 모든 투자금을 잃지 않는다 것입니다. 그때 반대매매에 대해 실제 사례를 보여주셨는데, 보는 제가 다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자신의 친척분의 계좌라면서 보여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의 계좌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데드캣 바운스란?
두번째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를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뭔가 섬뜩하긴 한데, 논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중량을 지닌 물체가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면, 반동으로 살짝 튀어오르고 다시 떨어집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급락한 뒤, 반동으로 일시적인 상승을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문제는 상승했던 구간이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국면으로 들어가는 건지, 데드캣 바운스의 신호인지 시간이 흘러서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데드캣 바운스는 후행성 지표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매수할지 혹은 손절 할지 결정하는 순간에 아무짝에 활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번 상승이 데드캣 바운스일 수 있다고 의심하는 것만으로도 섣부른 주식 매수를 자제할 수 있기에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데드캣 바운스 이후의 하락은 일반적으로 이전의 하락보다 더욱 가파릅니다.
급락 후 다시 상승 중인 상황에서 향후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기란 정말 어렵지만, 추가매수해서 물타기를 하지 않거나 매도해서 손절하지 않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할 것이 걱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 타이밍에 맞춰 일부 주식만 분할매도하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중 일부만 사용해서 분할매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늘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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